정원의 기쁨과 슬픔 - 인간이 꿈꾼 가장 완벽한 낙원에 대하여
올리비아 랭 지음, 허진 옮김 / 어크로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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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챙겨보는 #올리비아랭 의 책... 비평을 통해 개인과 사회를 통찰력 있게 전달해주는 작가이다.

 

먼저 읽은, #외로운도시 와 #이상한날씨 는 조금 긴장된 상태로 읽었기 때문에, 뜻밖의 정원이 언급된 제목에 시작이 달랐던 #정원의기쁨과슬픔 , 올리비아 랭이 2020년 영국 서퍽으로 이사와서 낡은 벽으로 둘러싸인 정원을 복원하는 과정을 중심으로 시작된다.

 

방치되어 있던 정원을 손보는 과정을 섬세한 묘사와 그곳의 식물들 등 자연물에 대한 자세한 설명으로 마치 함께 만들어가는 듯해서 그림 같이 정원을 상상해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역시 올리비아 랭은 달랐다. 이렇게 정원을 가꾸는 과정 속에서도, 팬데믹으로 더 심해진 빈부격차로 인한 자연-공원 등-에 대한 접근성의 차이를 비롯해서 문화, 예술, 역사, 정치, 그리고 인간의 욕망이 어떻게 얽힌 장소인지도 함께 보여주고 있었다.

 

밀턴의 실낙원, 식민주의와 노예제도의 어두운 역사, 현대의 기후위기까지 다양한 주제를 자연스럽게 넘나들며 깊이 있는 생각을 할 수 있도록 이끌고 있었다. 그렇다고 글이 무겁지도 않다. 정원 속 꽃을 돌보고 길을 따라 걸으며 부드러우면서도 생명을 느끼게 하고 있어서 다른 책들보다 훨씬 편안하게 술술 페이지가 넘어간다.

 

특히 펜데믹 시기가 배경이라서 개개인의 불안과 고립의 분위기가 떠올려졌고, 정원이 주는 위로가 더 크게 와닿았다. 흙을 만지고 정원을 손질하며 추억을 되새기는 그녀의 모습에 깊이 공감되었는데, 이 공감이 확장되어 인상 깊게 남는 것은 바로 그 누구도 억압과 차별을 받지 않는 그런 정원에 대한 소망이다.

 

이런 정원, 생각만 해도 가슴이 벅차다..

 

_14세기 작가 리처드 롤은 <영국 시편>에 내가 무척 좋아하는 구절이 있다. “이 책은 닫힌 정원이라고 불리며, 잘 봉인되어 있고 모든 사과가 가득한 낙원이다.”

하지만 <정원의 기쁨과 슬픔>은 활짝 열려 넘쳐흐르는 정원이다. 모두의 정원이라는 그 이단적인 꿈. 그것을 가지고 나가서 씨앗을 털자._p344

 

책 속에 등장하는 많은 작가들, 예술가들, 역사적 사건, 다양한 정원방식 등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어서 알아가는 즐거움이 있었고, 정원이라는 인간의 문화를 통해 짚어내는 랭의 비판적인 문제의식에 정신이 깨어나는 듯한 의미 있는 시간이였다. 무엇보다도, 언급되는 식물이름은 모르는 것들이 더 많았지만 정원을 저자의 바램대로 가꾸는 과정에서 오는 편안함이 참 좋아서 자연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였다.

 

 

_우리는 모두 각자의 짐을 진 채 어른이 된다. 그 짐의 일부는 개인적이고 개별적이고 독특할 수밖에 없지만 일부는 정치적으로 분류하는 것이 더 적절하고, 같은 환경을 공유하는 사람들에게 주어진 역사와 관련이 있다. 어른이 때로 방사능 물질처럼 위험한 자신의 과거를 처리하고 관리하는 방법은 무척 다양하다. 정원을 가꾸는 행위에서 위안을 찾는 사람이 나 혼자만은 아닐 것이다._p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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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굶어라 - 먹으면 안 되는, 먹어도 되는 음식 첨가물의 충격 비밀
와타나베 유지 지음, 장하나 옮김 / 문예춘추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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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굶어라!” 이 책을 보다보면 차라리 그럴 걸... 하고픈 식품들이 나온다.

 

하루 세 끼 챙겨먹는 주식부터 가공식품, 음료수, 과자, 조미료 등 114개 음식에 들어간 식품첨가물 211가지에 대하여 알려주고 있다. 일본에서 누계 90만 부 판매되었다는 베스트셀러 최신판이다.

 

내용 구성은, 1: 먹으면 안 되는 첨가물이 든 식품, 2: 먹으면 안되거나 먹어도 되는 첨가물의 중간 첨가물이 든 식품, 3: 먹어도 되는 첨가물 및 무첨가 식품, 4: 알기 쉬운 식품첨가물 목록, 5: 식품첨가물의 기초 지식, 이렇게 되어 있다.

 

위험도 마크를 모양과 색이 다른 것으로 표시해놓아서 직관적으로 기억할 수 있게 도와주고 있었다. 비록 일본 식품들 위주였지만, 많이 본 첨가물 이름들이 많아서 많이 다르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보다보면 이렇게나 많은 가공식품을 먹고 있었구나, 이것 완전히 화학조합물이였네 싶기도 하고... 식습관 문제의 결과를 최근에 혹독하게 치른 다음이라서 하나하나 의미 있게 다가온 시간이였다.

 

식품첨가물에 관한 내용이라서 자연재료 등에 관한 것은 없지만, 건강한 식단을 위해 식품을 고를 때의 기준을 얻어갈 수 있는 도서였다. 한국식품첨가물을 자세히 다룬 내용도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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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컨드 브레인 - 우리 몸과 마음을 컨트롤하는 제2의 뇌, ‘장(腸)’
에머런 마이어 지음, 서영조 외 옮김 / 레몬한스푼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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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장과 뇌는 신경, 호르몬, 염증성 분자 등 양방향 신호전달경로를 통해 밀접하게 연결된다. 장에서 만들어지는 풍부한 감각정보가 뇌에 전달되고(장감각), 뇌는 장에 신호를 돌려보내 장의 기능을 조절한다(장반응). 이 경로에서 이루어지는 긴밀한 상호작용은 감정의 생성과 최적의 장기능 수행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_p25

 

_.. 몸상태가 좋거나, 구역질이 나거나, 목마르거나, 배고프거나, 배부르거나, 편안하거나, 몸이 불편하거나 하다고 느끼게 된다. 신경생물학적 관점에서 보면 이것이 진짜 장의 느낌, 직감이다._p213

 

지구 전체가 팬데믹으로 충격적인 상황을 겪으면서 면역력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졌다. 그러면서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건강관련 내용들에 대하여 자세히 알 수 있는 기회들이 많아졌다. 특히 개인 면역력이 장건강, 장내미생물과 관련이 많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유익균에게 좋은 장내 환경을 만드는 것이 건강의 필수과정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이런 내용들을 어느 정도 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읽은 #세컨드브레인 을 통해서 그 범주가 더 넓어졌다.

 

왜냐하면 이 책에서는 장과 뇌가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제시하면서, 그 기전들과 과거기록들, 구체적인 증거들, 먹는 음식들이 미치는 영향들 및 다양한 식단과 도움이 안되는 현대 음식, 항생제, 스트레스, 감염 등이 장내 미생물 생태계를 어떻게 변화 시키는지와 대처방안 등을 폭넓고 깊게 다뤄주고 있었다.

 

특히 파트2, ‘장과 감정, 그 불가분의 관계가 인상 깊었다. 내용에 따르면, 우리의 뇌 기반 정서회로는 대부분 유전적으로 결정되지만 감정과 장반응이 완전히 발달하려면 뇌--장내 미생물 체계를 훈련하고 미세하게 조정을 하는 과정은 평생에 거쳐서 이루어진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장내 미생물군이 중요한 역할을 하여 매우 개인적인 감정 패턴을 만들어내게 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장내 미생물군은 주로 대사산물을 통해 인간의 감정에 작용한다.’

 

여기에 더 놀라운 것은 인간들은 90% 이상의 유전자를 공유하기 때문에 유전적으로 거의 차이가 없지만, 인간 장내 미생물 유전자의 종류는 크게 다르고, 두 개인이 공유하는 장내 미생물 유전자 비율은 5%에 불과 하다고 한다. 그야말로 내가 먹는 것이 내 자신이다라는 말이 생물학적으로도 증명된 셈이다.

 

직감으로도 연결되는 이 내용은 직관적 의사결정에도 영향을 준다는 것을 의미한다. 알면 알수록 중요한 장건강.. 면역력을 넘어 뇌와 연결되어 있고 감정과 생활전반적인 것까지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 알려지고 있는 요즘, 아이러니하게도 현대 음식들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방향으로 흘러왔다. 유혹 많은 환경에서 건강한 먹거리를 챙겨먹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잘 안다. 하지만 단순히 소화기계 문제만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진 만큼, 신경 써야 할 때이다.

 

전반적으로 알아가는 즐거움도 있는 유익한 내용이여서 누구에게나 추천하고 싶은 도서이다.

 

_평소 식단에서 식물성, 혹은 동물성 식단으로의 단기간의 변화는 장내 미생물군 구성에도 변화를 일으켰다...... 빠르게 구성과 기능을 바꿀 수 있는 장내 미생물군의 능력은 기후나 계절의 변화에 따라 채집할 수 있는 식품이 달라지는 현상에 적응하게 해주어 인류가 생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이다._p261

 

_장내 미생물군의 대사산물 패턴은 섭취하는 식단에 따라 달라진다._p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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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작은 무법자
크리스 휘타커 지음, 김해온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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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아직 바로잡을 수 있어.“

빈센트가 말했다.

그건 너도 마찬가지지.”

빈센트가 일어섰다.

30년이나 늦어버렸는걸.”_p65

 

빈센트는 30년 전, 그가 15살이였을때 시시 래들리를 죽인 살인죄로 교도소에 수감되었다. 당시 또래친구였던 워크는 지금은 케이프 헤이븐의 경찰 서장이 되었고, 시시의 언니 스타 래들리는 딸 더치스와 아들 로빈과 함께 살고 있다.

 

30년이나 지났지만, 이 사건은 지금까지도 관련자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워크의 시간은 30년 전에 멈춰있는 듯 하고, 스타 래들리는 엄마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술에 의존하고 있는 상태여서 13살의 딸 더치스가 엄마를 대신해 동생을 돌보며 이른 성장을 하고 있다.

 

그러던 중에 들려온, 살인자 빈센트의 출소 소식... 바로 이 마을로 되돌아온다고 한다. 하지만 돌아오기가 무섭게 그는 또다른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경찰서장 워크에 의해 체포 당한다. 워크는 빈센트의 무죄를 믿으며 범인을 찾아 나서게 되는데, 피해자는 바로 더치스의 엄마 스타 래들리 였고, 동생이 뭔가를 봤을 거라 생각된다.

 

복수심으로 분노가 가득한 더치스는 스스로를 '무법자라 칭하며, 독하게 스스로를 밀어붙인다. 꿈 따위는 없다고 말한다.

 

누가 이 소녀를 이렇게까지 몰아갔는가... 하는 지점이 참 가슴 아픈 소설이였다. 그리고 과거의 진실이 드러나면서 안타까웠던 빈센트와 그 여파로 모든 것이 엉망이 된 관련인물들의 삶들도 잘못된 길을 접어든 것처럼 같이 힘들게 느껴졌다. 여기에 진범은 누구이며 동기는 무엇인가를 화두로 이끌어가는 스토리는 과거의 비밀과 더불어 미스터리물로서의 재미도 더해주고 있었다.

 

한편, 한 소녀의 성장소설이기도 했었던 #나의작은무법자 는 어떻게 삶 속에서 희망을 찾아가는가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했다. 무법자 더치스의 가슴 속에 치유와 강함, 희망이, 꿈이 함께 하기를... "We Begin at the End", 우리는 그렇게 끝이라 믿어지는 지점에 이르러도, 거기에서 또 시작되는 것이다...

 

 

_소녀는 울지 않을 것이었다.

핼이 소녀를 주의 깊게 바라보았다.

그놈이 오면 내가 막을 거다.”

왜요?”

너랑 로빈을 지키기 위해서.”

내가 지킬 수 있어요.”

너는 아직 아이야.”

난 아이가 아니에요. 무법자예요.”

핼은 소녀에게 팔을 둘렀고 소녀는 그 따스함 속으로 녹아 들어가며, 그러는 자신을 미워했다._p281

 

_“구원받고 싶어 하지 않는 사람을 구원할 수는 없는 거야.”_p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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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얼굴 시리즈 세트 - 전10권
이창민 지음 / 위에스앤에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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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행을 한다고 생각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장소, 도시들이 있으신가요?

 

특별한 개인적인 기억이나 인연이 있지 않는 한은, 아무래도 일반적으로 많이 알려진 곳들이지 않을까 싶어요. 보통은 랜드마크 위주로 여행 SNS나 대중매체로 소개가 될 겁니다.

 

하지만 좀 더 도시들의 특성에 집중해서 소개를 해주는 시리즈를 만났습니다. 대표적인 도시 개발 및 도시 재생 연구자인 #이창민 교수의 #도시의얼굴 시리즈로, 13개 도시를 10권에 담아놓았습니다.

 

저자의 전공인 도시 개발, 도시 재생 과정과 장단점, 유명 건물들의 지정학적, 도시에서 가지는 역할 등이 자세히 들어있어서 도시를 새롭게 볼 수 있었던 시간이였습니다.

 

당연히 대중에게도 익숙한 명소들에 대한 안내와 사진들, 특징 정리도 풍부해서 간접 여행도 충분히 즐길 수 있었습니다. 여기 도시들에 머물게 된다면 꼭 가지고 가고 싶은 이 책, 적극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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