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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월 - 모든 종을 뛰어넘어 정점에 선 존재, 인간
가이아 빈스 지음, 우진하 옮김 / 쌤앤파커스 / 2021년 1월
평점 :
“인간은 어떻게 모든 종을 초월한 존재가 되었는가?” 질문에서 시작한 이 책은, 닐 하비슨의 놀라운 이야기로 시작한다.
닐 하비슨은 머리에 안테나를 외과 수술로 이식한 사람이다. 세계 최초로 공식저으로 인정받은 ‘사이보그’가 되었고, 자신을 최초의 ‘초월종’이라고 소개한다고 한다.
이 안테나는 두뇌와 연결된 시각관련 개선기기이고 성공적이다. 2018년에는 일종의 나침반 장치를 무릎에 이식해서 지표면의 자기장을 감지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앞으로 시간과 관련된 인공 기관을 이식할 계획인데, 이 기기가 흥미로운 이유는 이 인공 기관을 이식하게 되면 시간을 감지할 수 있게 되어 시간 속도를 느리게 조정할 수 있다. 그러면 노화에 대한 감각이 완전히 바꿔 170세까지 살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이 예시는 인류의 진화가 현재 어느 정도까지 와 있는지 짐작할 수 있게 하는 한 가지일 것이다.
보통 인류의 진화라고 하면, 생물학적 변화, 환경에 대한 적응, 시간의 연대기 위주로 다루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 책은 진화 과정의 핵심으로 불, 언어, 미, 시간의 주제로 다루고 있어서 색다른 관점에서 읽어볼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미와 시간의 관점이 특히 더 새롭고 재밌었다.
문화와 긴밀하게 연결되는 ‘미’ 개념은 미학에 대한 사유와 더불어, 공동체 안에서 작용하는 장신구들의 역할, 신호, 사회적 규범까지 깊이 있게 다루고 있고 약탈의 역사까지 그 연관성들이 정말 흥미롭다.
_수집품의 가치는 소유하고 싶은 물건을 만드는 데 필요한 기술의 발전은 물론이고 자원의 탐사와 교류가 이루어지는 데도 많은 도움을 준다. 아름다움은 시장성이 높은 중요한 자원이 되었고 문화적 ‘허기’를 채워주며 동시에 교역에 들어가는 거래 비용을 줄이는 데 일정 부분 역할을 하면서 먹을거리나 영토 같은 생물학적 허기도 채워주었다. 가치가 있는 물건은 교환의 지연을 발생할 때의 보상에 대한 보장, 주로 노동력이 되는 여성을 데려오는 보상으로 결혼 상대의 가족에게 주는 선물, 적대적인 부족을 달래기 위한 기념품 등으로 사용될 수 있었다. 또한 일부 수집품은 사회적 지위에 어울리는 권위를 제공하기도 했다._ p316
또한, 정말 좋아하는 개념인 ‘시간’ 챕터.
인류가 소위 ‘초월’종까지 다다를 수 있었던 힘은 바로 이 시간을 정의하고 기록한다는 점일 것이다. 처음 시간을 기록하게 된 순간부터, 상대성 이론과 양자역학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시간을 지배할 수 있는가에 대한 연구는 여전히 꾸준히 진행 중이다.
이 글 시작에서 언급했던 닐 하비슨 내용에 내가 깜짝 놀랐던 것이 바로 ‘시간’에 대한 부분이다. 그의 행보를 보니 시간을 다루는 법이 현실화 되는 것 또한 얼마 남지 않은 듯하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읽은 시간챕터는 인류가 그동안 해 온 시간에 대한 다양한 실험들을 담고 있었다. 잘 몰랐었던 내용들이거나 SF물에서 본 듯한 것들이여서 정말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다.
_시간에 대한 인간의 경험은 정신, 기억, 감정 그리고 그 시간이 이곳이 아닌 어딘가 다른 공간과 이어져 있다는 생각 등에 의해 활발하게 이루어진다. 시간에 대한 인간의 내부 감각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정신적 시간’은 실재에 대한 인간 경험의 중심에 위치해 있다. 대부분의 인간에게 시간은 강물처럼 흘러가는 것이다._ p406
이렇게 인간이 다양한 관점에서 진화를 거듭해 온 결과, 지금, 초유기체에 이르렀는데, 이것을 ‘호모 옴니스: Homo omnis'라고 일컫고 있다.
많은 성과를 이뤄서 생존에 성공한 ‘호모 옴니스’에 이르렀지만, 결국 인류는 지구에서 태어난 존재이다. 과거 편리와 발전이라는 이름으로 이뤄낸 부산물들, 환경재앙으로 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다. 저자는 현생 인류는 이에 대한 책임이 있고 문제를 해결해야하는 의무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바로 이 부분이 저자가 꼭 당부하고 싶은 말 아닌가 싶다. 지금 우리 모두가 실천을 통해 책임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