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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챙김의 시
류시화 엮음 / 수오서재 / 2020년 9월
평점 :
내가 어떠했는지, 어떻게 살았는지 아는가.
절망이 무엇인지 안다면 당신은
분명 겨울의 의미를 이해할 것이다.
p14 눈풀꽃 중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 2020년이세달 남았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여전히 우리와 함께 공존하고 있다. 우리는 조금은 무뎌졌고 적응한 듯 보이나 여전히 아프고 불편하다.
아픈 사람에게 겨울은 잔인한 계절이다. 부디 겨울의 의미를 알지 않길 바란다.
흉터가 되라.
어떤 것을 살아낸 것을 부끄러워하지 말라.
_네이이라 와히드 p42
"마음챙김의 시"는 힘든 우리들에게 위안과 희망을 주기 위해 류시화 시인이 엮은 시로 이루어져 있다. 부쩍 시집에 손이 닿는다. 얇고 가벼워 가방에 넣고 다니다 불쑥 꺼내 시 한편 읽어 낼 수 있는 자유로움. 시 한편에 어린 장편소설 못지않은 응축된 감성이 이끌리게 한다.

류시화 시인은 잠언 시집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과 치유 시집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에 이어 <마음 챙김의 시>로 이야기를 건넨다.
73편의 시를 통해 어떠한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던 것일까.
누군가에게 글을 쓰거나 선물을 할 때 의식적으로 전하고 싶은 마음이 담긴다. 위로나 응원이기도 하고 나를 봐 달라는 신호의 메시지기도 하다.
류시화 시인은 단단한 글을 새겨두었다. 어느 시 하나 허투루 읽지 않도록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격려와 도전을 응원한다. 침잠하지 않고 일어서도록 손을 내민다.
날개를 주웠다. 내 날개였다.
우리에겐 모두 날개가 있다. 떨어진지도 모르고 날려고 뛰어내리려 하진 않았는지..
애초에 날개 따위는 없다고 믿고 살진 않았는지..
시가 찾아 준 날개.
날개를 찾아 날 수 있도록 돕는다.
날개 사용설명서인지도 모른다. 꼼꼼히 곱씹어 읽게 된다.
[ 위험들 ]
.......
삶에서 가장 큰 위험은
아무 위험도 감수하지 않는 것이기에.
아무 위험도 감수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무것도 갖지 못하고
아무것도 되지 못하므로,
고통과 슬픔은 피할 수 있을 것이나
배움을 얻을 수도, 느낄 수도, 변화할 수도,
성장하거나 사랑할 수도 없으므로,
확실한 것에만 묶여 있는 사람은
자유를 박탈당한 노예와 같다.
위험을 감수하는 사람만이 오직
진정으로 자유롭다.
_자넷 랜드 p32
[ 끝까지 가라 ]
무엇인가를 시작할 계획이라면 끝까지 가라.
그렇지 않으면 시작도 하지 마라.
...............(중략)
고립은 선물이다.
다른 모든 것들은 네가 얼마나 진정으로
그것을 하길 원하는가에 대한
인내력 시험일 뿐.
너는 그것을 할 것이다,
거절과 최악의 상황에서도,
그리고 그것은 네가 상상할 수 있는
어떤 것보다 좋을 것이다.
................
끝까지 하라.
너는 마침내 너의 인생에 올라타
완벽한 웃음을 웃게 될 것이니,
그것이 세상에 존재하는
가장 멋진 싸움이다
_찰스 부코스키 p57
[ 왜 신경 쓰는가 ]
왜냐하면 지금 저곳에
너의 위로의 말이
정확히 들어맞는
상처를 지닌
누군가가 있기 때문
_션 토머스 도허티 p85
[봄이 벚나무에게 하는 것을
너에게 하고 싶어]_ -류시화
"우리 자신이 실재임에도 우리는 계속 밖에서 실재를 찾는다."p158
"누구나 저마다의 시가 있다. 생의 뒤편 어딘가에 적어 놓고 온, 현실을 살아가느라 잊어버린 순수의 시가."
"시를 읽는 것은 자기 자신으로 돌아오는 것이고, 세상을 경이롭게 여기는 것이며, 여러 색의 감정을 경험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시는 마음챙김의 소중한 도구이다."p156
이 책을 엮기 위해 시를 고르고 시 사용을 허락받기 위해 시인과 저작권자, 출판사에 연락을 했다고 한다. 마음챙김을 위한 시를 소개하겠다는 취지에 다들 공감하고 사용을 허락해 주었기에 우리는 '마음챙김의 시'를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시인의 글 속에 펼쳐진 이야기.
시의 작가들에 대한 설명을 책의 뒷부분에 따로 다뤄 읽을 수 있게 했다.
시인들에 대한 배려와 이 책을 읽을 독자들 호흡에 맞추어 펼친 시집을 붙잡고
국어시간의 '시' 공부가 아닌 삶을 공부한다.
"이 시들로 당신을 온전히 당신의 삶에 꽃 피어나게 하고 싶다."-류시화
내가 어떠했는지, 어떻게 살았는지 아는가. 절망이 무엇인지 안다면 당신은 분명 겨울의 의미를 이해할 것이다. - P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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