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친구 노는날 그림책 33
마틸드 트루비용 지음, 세레나 마빌리아 그림, 김여진 옮김 / 노는날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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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롱리버 강가에서
뗏목을 띄우는 두 소녀가 있다.

할아버지의 죽음 이후
서서히 멀어졌던 두 소녀.

어느 날, 베아트릭스는 강가에서
할아버지의 뗏목을 발견하고
오랜 친구 클레어에게 작은 모험을 제안한다.

❝할아버지의 뗏목을 찾았어! 같이 타 볼래?❞
❝기다리던 참이었어.❞

⠀ ⠀

이 작품은 《안녕, 나의 선생님》으로
따뜻한 울림을 전해준
세레나 마빌리아의 두 번째 그림책이다.

두 친구가 나누는 우정의 순간들이
광활한 대자연과 롱리버 강가를 배경으로
다정한 시선으로 펼쳐진다.

⠀ ⠀

할아버지의 뗏목은
친구와의 추억을 소환하는 동시에
낯선 세계로 나아가게 하는
정서적 항해의 시작이 된다.

두 소녀는 강을 따라 내려가며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감정을 다시 마주하고,
우정은 어린 시절의 친밀함에서
조금 더 깊은 공감의 관계로 이동한다.

⠀ ⠀

여정 속에서 마주친 키오나는
물위의 집에 홀로 살아가는 어른이다.

외로움을 견디며 살아온 그의 시간은
두 소녀가 겪은 상실의 경험과 닿으며
조용한 정서적 연대감을 갖게 된다.

⠀ ⠀

세레나 마빌리아의 시각적 서사는
무엇보다 색채와 공간에서 빛난다.

이야기의 시작을 여는 겨울 풍경은
차가운 색조로 채워져
두 친구 사이의 거리처럼
넓고 고요하게 펼쳐진다.

그러나 감정의 파도를 건너
급류를 헤쳐 나가고
나란히 누워 같은 별을 바라보는 시간 속에서

풍경의 색체는 점차 빛과 노을을 품으며
조금씩 따스해진다.

⠀ ⠀

이 그림책이 전하는 감동은
대자연의 시간 속에서
서로의 마음을 나누며
천천히 회복하는 여정에 있다.

잔잔하게 흐르는 강줄기,
산위에 번지는 햇살과 노을,
하늘 가득 떠오르는 별들과 별똥별.

세레나 마빌리아의 섬세하고 아름다운 그림은
두 소녀의 항해를 따라가며
잔잔한 미소를 남긴다.

도서제공 @nonun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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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도둑 비룡소의 그림동화 25
junaida 지음, 송태욱 옮김 / 비룡소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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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고 먼 나라, 높은 산꼭대기에
홀로 살아가는 외로운 거인이 있다.

쓸쓸함을 견딜 수 없던 거인은
산 아래 마을로 내려가 집 한 채를 쓸쩍 가져온다.

다음 날에도, 그 다음에도..

산꼭대기는 점점 집들로 채워지고
어느새 그곳에는 하나의 ❛마을❜이 만들어 진다.

그렇다면 이제
거인의 마음도 채워졌을까.

⠀ ⠀

볼로냐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되고
일본 북 디자인 콩쿠르에 두 차례 이름을 올린 작가
주나이다의 《마을도둑》은
고독과 소외, 상실과 회복을 은유적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현대 도시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은
마을을 맴도는 거인과 다르지 않다.

혼자 있어도, 많은 사람들과 함께 있어도
마음의 공간은 비어 있다.

아무리 무언가를 채워도
마음은 여전히 허전하다.

⠀ ⠀

거인이 잃어 버린 건 무엇일까.
마을도둑이 진정으로 채우고 싶었은 것은
무엇이었을까.

⠀ ⠀

그림책 속의 쓸쓸한 거인의 일상은
색감을 능동적으로 감각할 수 없는
어둠이 짙은 차가운 색깔과
빛을 잃은 공간의 여백으로 가득하다.

마을이 채워져도
그 배경의 어둠과 공허는 사라지지 않는다.

그러나 외로운 한 소년을 만나는 순간,
그 배경은 전복되면서
따뜻하고 밝은 색감이
공간을 가득 채운다.

그 변화는 관계의 회복으로 이어진다.

⠀ ⠀

❛우리를 세상과 연결해 주는 것은
많은 사람이 아닌
단 한 사람의 진심일지도 모른다.❜

⠀ ⠀

덧) 독특한 표지가 무척이나 인상적입니다.
매끄럽고 차가운 커버 그림이
브드러운 천으로 이어지며
따스한 촉감으로 바뀝니다.

짙은 앞면지에서 하얀 뒷면지로 바뀌는 점도
세심하고 촘촘하게 책을 엮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런 책들은 정말 소중해 집니다.
누군가에게 건네기 좋은 작품이네요.

⠀ ⠀

도서제공 @birbirs

#마을도둑
#junaida
#비룡소
#볼로냐수상작
#그림동화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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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찾아올 때까지 라임 그림 동화 46
크리스티아나 페제타 지음, 실비에 벨로 그림, 이현경 옮김 / 라임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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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 사는 우리는
이 도시가 자연의 일부라는 점을 자주 망각한다.

《네가 찾아올 때까지》는
그 점을 깨닫게 해주는
어느 소녀와 곰에 대한 신비로운 이야기다.
⠀ ⠀


BIB 황금사과상과 볼로냐 라가치상 등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작가 실비에 벨로 작가의 신작.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소녀와 곰이 살고 있었어요.
소녀는 숲이 시작되는 곳에 있는 작은 집에 살았지요.
돌로 지은 집은 매우 아늑하고 따뜻했답니다.
곰은 나무가 우거진 숲속 빈터에 살았어요.❞
⠀ ⠀


싱그러운 푸른 나무들 사이를 거닐며
꽃향기와 달콤한 열매, 그리고
온갖 동식물이 숨 쉬는 세계를 탐험하는 소녀.
세상은 그에게 끝없이 궁금한 대상이다.

오솔길을 걷던 어느 날,
소녀는 웅크리고 있던 곰에 걸려 넘어진다.

예상치 못한 충돌.
그 순간 낯선 존재의 온기가 서로에게 전해지고,
두 생명은 서로를 감각한다.

그렇게 소녀와 곰은 친구가 되어 간다.

서로 다른 두 세계의 만남.
이들은 조화롭게 나아갈 수 있을까.
⠀ ⠀


이 작품은 기원전 5세기 고대 그리스의 아르테미스 신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이야기다.

특히 브라우론에 아르테미스 신전과 소녀들을 모티프로 삼아,
야생 동물과 인간이 공존하던 신화적 기억을
‘소녀’와 ‘곰’의 형상으로 되살리며
신화적 상상력과 생태적 메시지를 섬세하게 직조해낸다.
⠀ ⠀


크리스티아나 페제타의 글과 실비에 벨로의 그림은
하나의 서사 장치가 되어
인간과 자연의 기류를 아름답고도 은유적으로 담는다.

화면을 가득 채우는 싱그러운 색채가 지나가면,
곧 서정적인 장면들이 깊은 여운을 주게 된다.

글의 여백은 독자의 내적 상상을 불러들이고,
점과 선, 색의 리듬은 감정을 시각적으로 번역하여
글과 색채의 호흡이 환상적이다.
⠀ ⠀


작가의 말에서 크리스티아나 페제타는
이 이야기가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비유적으로 담아낸 것이라고 밝힌다.

자연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는 인간은
야생의 자연을 우리의 규칙으로 강제하고 있다.

공존이 아닌 지배와 파괴의 방향으로
기울어온 우리의 선택에 대해
그는 이 작품으로 경종을 울리는 게 아닐까.

자연을 통제하는 대신,
자연과 함께 성장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 ⠀


《네가 찾아올 때까지》는 결국
인간 세계와 자연이 어떻게 서로의 경계를 존중하며
살아갈 수 있는지를 묻는다.

소녀와 곰의 만남은
서로 다른 존재가 공존의 방식을 배워가는
은유적 여정이다.
⠀ ⠀


인간 세계와 자연이 공존 하는 삶.

그 경계를 존중하고
조화롭게 살아가는 방향을 고민해 본다.
⠀ ⠀


도서제공 @lime_pub

#네가찾아올때까지
#크리스티아나페제타
#실비에벨로
#라임
#그림동화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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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건우, 베토벤의 침묵을 듣다
김재철 지음 / 열아홉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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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북역 플랫폼의 늦은 여름.
한 남자가 느긋한 걸음으로 걸어온다.

예술가의 여유가 묻어나는
소년 같은 호기심을 품고..

그는 피아니스트 백건우였다.
⠀ ⠀


❝이 책은 베토벤 사후 200주년을 앞둔
2025년의 8월의 어느날,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저자 김재철이
프랑스와 영국을 걸으며
베토벤의 고독에 귀를 기울인 기록이다.❞
⠀ ⠀


《백건우, 베토벤의 침묵을 듣다》는
음악가 백건우가 오랜 시간 천착해온
베토벤의 여정을 따라간다.

음악을 이야기하며
한 인간의 내면을 더듬는
순례이기도 하다.
⠀ ⠀


삐걱거리는 열차를 타고
바쓰의 오래된 돌담길을 돌며
카디프의 성벽을 걷고
고요한 성당의 종소리를 지나
좁은 골목길아래에서 나눈 대화들.

그 모든 순간에 베토벤이 있었다.
⠀ ⠀


음악이 삶인 건반위의 철학자 백건우에게
베토벤은 어떤 존재일까.

그에게 베토벤은 거대한 상징적 인물이라기 보단
평생을 두고 건너야 할 정신적 지형처럼 느껴진다.

그의 연주가 감정을 경계하고
악보의 구조를 조용히 응시하는 것처럼
시대의 고통과 아픔을 목도한 이 예술가의 내면에는
베토벤이 살아 숨쉬는 존재로 자리하고 있는 듯하다.
⠀ ⠀


❝베토벤은 들리지 않았던 것이 아니라...
너무 많은 소리가 그의 안에서
들리고 있었을 거에요.❞

청력을 잃어가던 시기,
베토벤의 음악은 오히려
가장 급진적인 형식으로 확장되며
폭발적인 생명력을 갖게 된다.

침묵을 지나서야 비로서
❛가장 뜨겁고, 가장 인간적이며, 가장 진실한 음악가❜의
내면을 드러내게 된 것이다.
⠀ ⠀


바람 소리가 숨어 있는 선율,
물의 질감을 머금은 음의 흐름,
음과 음 사이의 여백,
그 모든 순간에 베토벤의 침묵이 존재한다.

이 책은 바로 그 ❛침묵❜을 읽어나간다.
⠀ ⠀


세상을 음악으로 번역한 베토벤.
이를 삶의 한 페이지에 새긴 피아니스트 백건우.

그는 아픔으로 침묵하는 장소들을 찾아
고통을 응시한 채
음악이 닿기를 바라며 오늘도 연주한다.

가장 음악이 필요한 곳,
고립된 곳,
조용한 곳,
그리고 누군가 기다리는 곳에서.

그리고 우린 그를 통해
베토벤의 침묵을 듣는다.
⠀ ⠀


그 침묵 후에야,
비로소 가장 깊은 음악을 만날 수 있다.
⠀ ⠀


도서제공 @19_publishing_official

#백건우베토벤의침묵을듣다
#김재철
#열아홉
#에세이추천
#베토벤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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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책상이 뒤집혀 있었다
세이야 지음, 이지수 옮김 / 리프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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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여섯.
어떤 형태로든 바뀔 수 있는 미완의 시기.
고등학교 1학년이 된 이시카와에게
신학기는 인간관계의 기회이자 동시에 위기였다.

❛저 그룹에 들어가야만 해……❜

학교 사흘째.
실수하지 않으려 애쓴 첫 걸음은
예상보다 크게 어긋난다.
용기 내어 선보인 개그에
모두의 시선이 차갑게 변해버린 것.

그리고 그날 이후,
이시카와의 책상은 뒤집혀 있었다.
다음 날에도,
그 다음 날에도.

⠀ ⠀

《어느 날 책상이 뒤집혀 있었다》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인기 코미디언의 자전적 소설이다.

평범한 학생이었던 이시카와가
집단 따돌림을 겪으며 마주한 시간은
읽는 내내 마음의 동요를 강하게 불러 일으키며
깊은 좌절감으로 침잠하게 만들었다.

학교에서의 따돌림은
때론 아주 사소한 일로부터 시작된다.

그중에서도 가장 잔인한 것은
아이들의 악의없는 비웃음과
모두가 하나같이 목도하는 침묵이었다.

⠀ ⠀

❛아냐. 난 이렇게 어둡지 않아.
난 너네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재미없는 애도,
어울리기 힘든 애도 아니라고!❜

이시카와는 도망치지 않는다.
학교를 그만두지도
괴롭히는 일당들을 피하지도 않는다.

❛절대 어두워지고 싶지 않아.
이런 놈들이 내 인생을 바꾸게 들 수 없어!❜

❛좀 더 나답게 지내자.❜
가족을 생각하며 애써 밝게 생활하는 이시카와.

그러나 탈모약을 바르는 엄마의 눈물을 보는 순간
그의 감정은 끝내 무너진다.
❝왜 네가 이런 일을 겪어야 해?❞

왈칵 눈물이 쏟아진
가장 먹먹했던 장면.

타인의 폭력보다 더 아픈 것은
사랑하는 사람의 고통이다.

그 눈물은 이시카와를 더욱 강하게 만든다.

⠀ ⠀

❝이 세 상에서 일어나는 집단 괴롭힘은
가해자 쪽에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교묘하게
주위 어른과 선생님의 틈을 파고들기 때문에,
피해자의 근성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결국 집단 괴롭힘 피해자는
얽히고설킨 인간관계와의 두뇌 싸움에 내몰린다.
바로 이것이 현대사회 속 괴롭힘의 복잡한 면모다.❞

⠀ ⠀

이시카와의 강인함은 어디서 비롯되었을까.

깊이 자리한 가족의 사랑은
바닥까지 추락한 자존감을
다시 끌어올리는 지지대가 된다.

그리고 단 한명의 친구.
이는 고립을 막는 연결선이 되어
이시카와의 내면을 세상과 이어주는 힘이 된다.

⠀ ⠀

친밀함을 가장하여 가장 약한 부분을 파고드는 폭력의 형태들.
일상의 균열을 통한 이러한 폭력은 특정 연령에 머물지 않는다.
폭력은 어른의 세계에서도 반복되며
이 균열들은 회색 지대를 은밀하게 축적한다.

필요에 따라
더 교묘하고 더 잔인하게.

❛뒤집힌 책상❜처럼
모두의 침묵은 가장 큰 폭력으로 전도된다.
우리는 이 침묵 앞에서 누구도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

이점이 가장 쓰라린 현실이다.

⠀ ⠀

도서제공 및 제작비지원
@forest.kr_
@ekida_library

#어느날책상이뒤집혀있었다
#성장소설 #포레스트북스
#이키다서평단 #리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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