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책상이 뒤집혀 있었다
세이야 지음, 이지수 옮김 / 리프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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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여섯.
어떤 형태로든 바뀔 수 있는 미완의 시기.
고등학교 1학년이 된 이시카와에게
신학기는 인간관계의 기회이자 동시에 위기였다.

❛저 그룹에 들어가야만 해……❜

학교 사흘째.
실수하지 않으려 애쓴 첫 걸음은
예상보다 크게 어긋난다.
용기 내어 선보인 개그에
모두의 시선이 차갑게 변해버린 것.

그리고 그날 이후,
이시카와의 책상은 뒤집혀 있었다.
다음 날에도,
그 다음 날에도.

⠀ ⠀

《어느 날 책상이 뒤집혀 있었다》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인기 코미디언의 자전적 소설이다.

평범한 학생이었던 이시카와가
집단 따돌림을 겪으며 마주한 시간은
읽는 내내 마음의 동요를 강하게 불러 일으키며
깊은 좌절감으로 침잠하게 만들었다.

학교에서의 따돌림은
때론 아주 사소한 일로부터 시작된다.

그중에서도 가장 잔인한 것은
아이들의 악의없는 비웃음과
모두가 하나같이 목도하는 침묵이었다.

⠀ ⠀

❛아냐. 난 이렇게 어둡지 않아.
난 너네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재미없는 애도,
어울리기 힘든 애도 아니라고!❜

이시카와는 도망치지 않는다.
학교를 그만두지도
괴롭히는 일당들을 피하지도 않는다.

❛절대 어두워지고 싶지 않아.
이런 놈들이 내 인생을 바꾸게 들 수 없어!❜

❛좀 더 나답게 지내자.❜
가족을 생각하며 애써 밝게 생활하는 이시카와.

그러나 탈모약을 바르는 엄마의 눈물을 보는 순간
그의 감정은 끝내 무너진다.
❝왜 네가 이런 일을 겪어야 해?❞

왈칵 눈물이 쏟아진
가장 먹먹했던 장면.

타인의 폭력보다 더 아픈 것은
사랑하는 사람의 고통이다.

그 눈물은 이시카와를 더욱 강하게 만든다.

⠀ ⠀

❝이 세 상에서 일어나는 집단 괴롭힘은
가해자 쪽에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교묘하게
주위 어른과 선생님의 틈을 파고들기 때문에,
피해자의 근성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결국 집단 괴롭힘 피해자는
얽히고설킨 인간관계와의 두뇌 싸움에 내몰린다.
바로 이것이 현대사회 속 괴롭힘의 복잡한 면모다.❞

⠀ ⠀

이시카와의 강인함은 어디서 비롯되었을까.

깊이 자리한 가족의 사랑은
바닥까지 추락한 자존감을
다시 끌어올리는 지지대가 된다.

그리고 단 한명의 친구.
이는 고립을 막는 연결선이 되어
이시카와의 내면을 세상과 이어주는 힘이 된다.

⠀ ⠀

친밀함을 가장하여 가장 약한 부분을 파고드는 폭력의 형태들.
일상의 균열을 통한 이러한 폭력은 특정 연령에 머물지 않는다.
폭력은 어른의 세계에서도 반복되며
이 균열들은 회색 지대를 은밀하게 축적한다.

필요에 따라
더 교묘하고 더 잔인하게.

❛뒤집힌 책상❜처럼
모두의 침묵은 가장 큰 폭력으로 전도된다.
우리는 이 침묵 앞에서 누구도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

이점이 가장 쓰라린 현실이다.

⠀ ⠀

도서제공 및 제작비지원
@forest.kr_
@ekida_libr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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