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성 2 고양이 시리즈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고양이 시리즈의 대단원 "

 

베르나르 베르베르 <행성 2 >를 읽고



"<고양이> 시리즈의 마지막 여정의 끝"

-이 지구의 주인은 누가 될 것인가!-

 

 

드디어 <고양이> 시리즈의 대단원의 막이 내린다. 『고양이 1,2』권부터 시작하여 『문명 1,2』권을 읽고 이번에 드디어  『행성 1,2』권을 거쳐 아쉽게도 <고양이> 시리즌 끝나게 된다. 인간보다 높은 지능을 가진 고양이가 인간을 지배하면서 인간 위에 군림하게 되고 먼훗날 미래를 이끌 것이라고 작가의 메시지가 점점 구체화되면서 결국  『행성 2』권에 와서 그 모습을 갖춰가는 것 같다. 

 

『행성 1』권에서는 쥐떼를 피해 프랑스를 탈출하여 미국 뉴욕에 도착한 고양이 바스테트와 그를 따르는 무리들과 미국  뉴욕을 점령한 쥐떼들의 대결이 시작된다. 하지만, 쥐떼의 힘은 너무나 강해서 번번히 싸움에서 지고 만다. 쥐떼와의 싸움에서 패배한 베스테트와 그의 무리들은 프리덤 타워로 쫓겨오게 된다.

하지만 그 타워마저도 안전하지 않다. 제 3의 눈을 가지게 된 스파이 폴의 정보에 따라 티무르가 이끄는 쥐군단이 타워를 공격할거라는 정보를 입수한다. 그래서 우리의 고양이 영웅 바스테트는  쥐의 우두머리 '티무르'와 최후의 협상을 벌인다. 

 

인간과 고양이 등 바스테트를 따르는 공동체 식구들을 위해 목숨을 내걸고 죽음의 협상을 벌인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 공동체의 대부분은 인간이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간들은 서로 잘났다고 싸우고 서로의 사소한 잘못에도 비난하기에 바쁘다. 그렇게 논쟁만 하고 실질적인 해결책을 구안해내지 못하는 인간과는 달리 고양이 바스테트는 협상을 통한 실질적인 방안을 제시한다. 그리고 저자는 바스테트를 통해 대화를 통한 '소통'을 강조한다. 그 소통은 적인 쥐의 우두머리 티무르에게도 예외가 아니다.

 

이야기 곳곳에는 소통의 부재로 인한 인간들의 모습과 그에 대한 비판이 숨겨져 있다. 101게 부족들으로 나누어진 인간들은 서로 화합하지 못하고 분열하기만 한다. 서로 합심해야 공동의 문제인 쥐떼의 공격을 해결할 수 있는데 말이다. 그런 인간의 모습과는 대조적으로 고양이 바스테트는 티무르가 제안하는 테스트를 죽을 위기를 넘겨서 겨우 통과하고 티무르의 공격으로부터 자신의 공동체의 안전과 생명을 보장받게 된다.

 

"소통은 세상 모든 문제에 대한 가장 완벽한 치료제입니다. 이에 반해 소통의 부재는 치명적인 독약이 될 수 있죠. 어제 당신들이 싸우는 모습을 보고 그걸 더 확실히 깨달을 수 있었어요. (중략) 해결책은 이미 있었는데 내 부족한 상상력 때문에 그걸 보지 못했다는 것을. 그래서 잠을 청했고, 꿈의 세계에서 깨달을 수 있었어요. 문제의 해결책은 바로 소통에 있다는 걸 말이에요.

-p.224-

 

이야기 속에서 바스테트는 위기가 닥칠 때마다 이 소통의 방법을 이용하여 최대의 위기를 모면하게 된다. 티무르의 쥐떼 군단에 쫓겨 보스턴의 다이내믹스 공장으로 도망가게 된다. 약속의 땅이며 안전한 보금자리라고 생각했던 곳은 낙원이 아니었고. 그들은 또다시 티무르의 군단에게 쫓기게 된다. 그런데 여기서 바스테트가 티무르의 군단을 무찌르는 방법으로 선택한 방법이 정말 놀랍고 획기적인 것 같다. 소통의 혼란이 오게 하는 바이러스를 사용하여 서로간에 소통의 어려움을 유발하는 것이다. 뇌의 브로카 영역에서 기능적인 문제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를 쥐에게 주입하여 서로 소통을 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이다. '크리스퍼' 라는 유전자 기술을 사용하여 코로나19 바이러스처럼 전염을 시킨 후에 뇌의 기능 이상을 유발한다.  

 

과연 그들은 소통에 문제를 일으키는 바이러스 공격과 모든 종들의 협력 작전으로 티무르의 쥐떼 군단을 물리칠 수 있을까. 시시각각 다가오는 쥐떼의 위협 속에서 이번에도 바스테트는 상상력을 동원하여 이 위기를 극복하고 공동체를 구할 수 있을까.

정말 이 지구 행성의 주인은 쥐일까? 고양이일까? 사람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고양이 바스테트가 총회 의장 후보로 나섰을 때 말한 공약 속에 있는 것 같다. 바스테트의 말을 통해 지금 코로나19 팬데믹 위기, 지구 생태계 파괴, 이상기후 현상 같은 범세계적인 문제에 대한 해결책도 찾아보고자 한다.

 

"누가 누구를 지배하지 않은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고, 조화 속에서 우주적 접속을 경험하게 만들 것입니다. 다른 생명체에 고통을 가하면 반드시 부메랑으로 돌아온다는 점을 모두가 깨닫게 할 것입니다. 백과사전을 통해 저는 생명체 간의 상호작용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습니다.(중략)

우리가 하는 행동에는 반드시 결과가 따라오게 되어 있어요. 우리가 지금의 삶의 방식을 바꾸지 못하는 한, 쥐가 아니더라도 다른 동물이 분명히 우리를 공격해 올 것입니다.

-p. 287-288


그리고 바스테트가 위기에 대한 해결책을 강구할 때마다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에서 도움을 받았듯이 우리 또한 지식을 통해 당면한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보려는 노력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된다.

 

 

드디어 <고양이> 시리즈가 끝났다. 그런데 왠지 고양이 바스테트의 이야기가 계속될 것 같은 이유는 무엇일까. 대단원의 막이 내렸는데도 아직도 뭔가 더 남아있다고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 <고양이> 시리즈를 읽는 동안 고양이 바스테트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주변 길고야이를 보면 우리의 고양이 영웅 바스테트가 생각날 것 같다.  아쉬움을 남기며 우리의 영웅 '바스테트'와 작별을 고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녹색 갈증 트리플 13
최미래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닿을 수 없는 세계에 대한 갈증"

 

최미래 <녹색 갈증>을  읽고



-오직 ‘나’에 의해서만 만들어질 수 있는 세계,

그러나 닿을 수 없는 세계에 대한 선명한 갈증-

 

오직 나에 의해서 만들어진 세계와 그 속에서 존재하는 나와 닮은 듯 하지만 나와 반대되는 존재에 대한 이야기인 최미래 작가의  『녹색 갈증』을 만났다. 작가는 글쓰기를 통해 자신이 창조한 세계 속에서 주인공을 만나듯, 이 책의 화자인 '나'도 소설 속 세계를 통해 '윤조' 라는 소설의 주인공을 만난다. 분명 작가는 자신의 작품 속 주인공과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있기 마련인데, 이 책  『녹색 갈증』속에서 윤조는 화자인 '나'와 함께 존재한다. 마치 소설 속 주인공이 작가가 사는 현실 세계로 튀어나온 느낌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내내 지금 화자인 '나'와 '윤조'가 있는 공간이 소설 속 세계인지, 현실 세계인지 혼동이 되었다. 어떻게 소설 속에만 존재하는 존재가 현실 세계의 나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곁에 함께 있을 수 있는 것일까. 이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윤조'로 표상되는 존재의 의미에 대해 알 필요가 있다.

 

'나'란 존재는 오직 소설 속에 존재하는 '윤조'를 통해서만 살아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윤조가 없는 세상에서 나는 심한 갈증을 느낀다. 그런 갈증이 <빈뇨 감각>에서 잘 드러난다. 갈증을 느껴서 물을 마시지만 그 갈증은 쉽게 해소되지 않는다. 물을 많이 마시니 요의를 느끼고 그래서 요의를 해결하고 나면 끝나지 않는 잔뇨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될 뿐이다.  그리고 그 심한 갈증은 나와 엄마, 언니와의 관계 속에서 온다. 명과 헤어지고 찾은 집에서 '나'는 안정감과 편안함을 느끼고 못하고 불안하고 짜증을 느낀다. 그런 답답함과 짜증이 밀려올 때마다 '나'는 물을 마신다. 마치 물을 마시면 목에 걸린 그럼 답답함이 내려가고 해소되기라도 하듯이 말이다. 

 

화장실로 들어가 변기에 앉았다. 마려웠던 느낌에 비해 소변 양은 터무니없이 적었다. 나는 다 눈 후에도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고 분명히 남아 있을 잔뇨를 기다렸다. 그동안 엄마와 언니 그리고 내게 비어 있는 무언가를 생각했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결핍된 부분을 욕망하기 마련인데, 우리 세 사람이 욕망하는 건 다르게 보면 다르지만 또 비슷하게 보면 비슷한 것도 같았다.
-p.97 「빈뇨 감각」 중에서

 

이 책의 제목인 '녹색 갈증'은 사회생물학자인 에드워드 윌슨이 말한 '녹색 갈증'과 연결되어 있다. 그는 인간에게는 자연과 생명체에 이끌리는 경향이 내재되어 있기 때문에 자연으로의 회귀 본능은 자연스러운 증상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면 이 책 『녹색 갈증』에서 말하는 장소는 어디일까. 에드워드 윌슨의 주장대로라면 자연과 관련된 공간이며 이 책 속 주인공이 주로 찾는 공간인 산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책 속에서 '산'은 실제 존재하는 공간이 아닌 '연필을 굴리지 않아야 그려지는 공간인 상상의 공간인 것이다. 그런데 '나'뿐만 아니라, 나와 관련된 인물들인 엄마, 명, 윤조 등도 가고 싶어하고 좋아하는 공간이다. 

 

오직 나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세계 속에서 존재하는 인물인 윤조, 윤조와 나는 어떤 관련이 있을까. '윤조'는 내가 쓴 소설 속에 존재하는 인물이며 <프롤로그>에서 나는 소설 속에 '윤조' 남겨두고 도망친다. 소설 속에서 어떤 결말도 짓지 않은 채로 말이다.

 

그런데 내가 소설 속에 남겨두고 도망친 윤조가 다시 등장한다. 이제는 어린 모습의 윤조가 아닌 어른이 되어버린 윤조가 다시 등장한다. <뒷장으로부터>에는 어른이 되어 다시 나타난 윤조와 나의 엄마, 언니와의 만남이 잘 드러나 있다. 그들은 한 번도 '윤조'를 본 적이 없지만 나보다 더 좋은 관계를 맺으며 윤조와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마치 윤조의 모습이 내가 닮고 싶은, 내가 바라는 나의 또 다른 모습이기도 하다.  

 

“윤조가 나오는 나의 소설은 분명히 끝을 맺었지만 윤조의 삶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을 것이고, 지독하게 살아남아서 어른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 작품에 등장하는 '보석함'은 무슨 의미일까. <프롤로그>에서는 소설 속 세계 속에 윤조 할머니가 애지중지하는 보석함으로 등장하고, <뒷장으로부터>에서는 어른이 된 윤조가 내가 사는 세상으로 다시 올 수 있는 중간 매개체로 존재한다. 그 보석함으로부터 윤조가 다시 등장했으니깐 말이다. 아무 것도 들어있지 않은 텅빈 보석함, 오히려 비었기에 더 많은 것을 채울 수 있는 것일까. 왠지 보석함이 화자인 내가 바라는 꿈, 희망, 녹색 갈증같은 세계를 의미하는 것 같다. 

 

어쩌면 재미없는 꿈을 꾸거나 아무런 꿈도 꾸지 못해도 나는 습관처럼 보석함을 여닫게 될지도 몰랐다. 이해되지 않는 것들은 왜 자꾸 나를 살고 싶게 하는지. 나비 모양으로 새겨진 자개는 볼 때마다 색과 빛이 달라졌고 보석함은 벽돌처럼 묵직해서 존재의 무게감이 확실했다. 온 힘을 실어 사람의 머리통을 가격한다면 강력한 무기로도 손색없을 것 같았다. 기분에 따라 열리지 않을 때도 있으니 소중한 걸 보관하거나 끔찍한 것을 숨기기에도 안성맞춤일 것이며 어느 날은 손을 대지 않아도 저절로 입을 벌린 채 새로운 욕이나 이상한 이야기를 지껄일 수도 있겠다.

-p. 148-

 

저자는 작가답게 글쓰기를 통해 윤조를 만나고 자신의 갈증 또한 해소하려고 한다. 정말 작가의 말처럼 글쓰기를 통해 그 갈증을 해소할 수 있을까. 끊임없는 불안을 해소하는 방안으로 제시된 글쓰기에는 나도 공감한다. 나 또한 글쓰기를 통해  책읽기에 대한 목마름과 끊임없는 불안을 해소할 수 있으니깐 말이다. 

분명 쉽지 않은 소설이었지만, 다시 한번 천천히 읽으면서 작가의 전하고자하는 메시지의 의미를 깊이 새겨보아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도시, 청년, 호러 안전가옥 FIC-PICK 3
이시우 외 지음 / 안전가옥 / 202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가깝고 익숙한 공간 속에서 느끼는 공포  "

 

이시우, 김동식, 허정, 전건우, 조예은, 남유하 

<도시청년, 호러  >를 읽고



가깝고 익숙한 공간 속에서 느끼는 공포"

-도시라는 공간 속에서 청년들이 느끼게 되는 공포 이야기-

 

예전에 우리는 끔찍한 모습의 괴물이나 귀신의 모습을 보고 공포를 느끼곤 했다. 그런데 요즘에 우리는 괴물이나 귀신이 아닌 일상 생활 속에서 만나는 사람이나 익숙한 공간 속에서 오히려 섬뜩하고 오싹한 공포를 느낀다. 뉴스를 통해 살인사건 소식을 들을 때마다 가장 무서운 것은 '사람'인 것 같다. 인간의 고독, 외로움, 분노, 증오, 복수심 등이 공포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취업이나 학업을 위해 고향을 떠나 상경한 젊은이에게,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취준생에게 도시라는 공간은 낯설고 새로운 곳이다. 각자 바쁜 일상에 쫓기고, 서로 먹고 살기 힘들어서 그런지 인간적인 따뜻함은 찾아보기 힘들다. 의지할 이 하나 없고 10평 남짓한 고시원 속 좁은 공간 속에서 혼자 남겨진 청년들은 고독함과 외로움, 불안감에 공포를 느낀다. 도시에서 여자 혼자 사는 것이 알려지면 안 좋은 일이 생길까봐 불안에 떨며 잠을 못 이루기도 한다. 일자리를 구하기가 어려워 남들이 안하고 알아주지 않는 일을 하는 청년은 오늘도 그 일을 힘겹게 하며 하루를 보낸다. 수많은 사람들과 얽혀 살면서도 마음 터놓고 이야기할 사람이 없어서 오늘도 인터넷 커뮤니티를 전전하며 상대를 찾아 헤맨다. 

 

이 책 『도시, 청년, 호러』는 학교나 직장과 가까운 도시라는 공간 속에서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젊은이들의 고충과 아픔을 반영하였다. 도시민이기에, 청년이기에 느끼게 되는 고독과 외로움을 여섯 명의 작가들이 자신의 개성과 창의성을 발휘하여 오싹한 공포를 느끼게 하는 공포 이야기로 만들어냈다. 오히려 가깝기에 그 공포는 증폭이 되어 우리는 한층 더 깊어진 공포를 체험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이 책 『도시, 청년, 호러』의 여섯 명의 작가들은 한결같이 공포 문학계에서 굳건한 존재감을 과시해왔다. 호러 콘텐츠 부흥과 발전을 꾀하는 창작 그룹인 <괴이학회>의 창작 멤버인 이시우 작가와 남유하 작가, 대형 커뮤니티에서 공포 게시판 활용을 바탕으로 10권의 단편소설집을 출간한 김동식 작가, 국내 스릴러 영화인 <숨바꼭질>을 통해 공포를 선물한 허정 감독, 15년 동안 꾸준히 공포 소설을 써온 전건우 작가, 현실적인 괴로움과 상상에 기반한 섬뜩한 공포를 선물하는 조예은 작가까지 이 여섯 명의 작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그들은 '도시', '청년' '호러'라는 세 가지 종류의 키워드가 포함된 공포 이야기들을 썼고, 그 이야기들을 한 권의 책으로 묶어서 『도시, 청년, 호러』라는 공포 엔솔러지가 탄생한 것이다. 

 

이 여섯 편의 공포 이야기들 중에서 이시우 작가의 『아래쪽』 작품은 서서히 스며드는 공포로 인해 가장 무섭고 공포스러웠다. 마치 물이 종이에 스며들 듯 아래쪽에 있는 존재들과 그 존재의 실체가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남에 따라 느껴지는 공포는 정말 압권이었다.

1년 전 겪었던 경험에 대해 화자인 '나'는 이야기한다. 그 당시 나는 매일 밤 세 시간씩 서울시 지하 관로 정비일을 했다. 잠금장치가 있는 맨홀 뚜껑을 열고 팀장과 함께 아래로 내려가서 작업을 진행하였는데, 그 당시 팀장은 나에게 관로 내부가 캄캄해도 불을 비춰서는 안 되고 이동할 때는 반드시 팀장 오른쪽으로 두세 걸음 뒤떨어져서 따라오고, 무슨 소리가 들려도 절대 뒤돌아보지 말라는 이런 이상한 주의 사항을 전달했다. 그래서 그런 주의 사항을 숙지하면서 애써 무시했지만, 결국엔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는 진실에 도달하게 된다. 계속해서 보이는 사람닮은 형상과 나를 향해 기어오는 저 미지의 존재들의 정체는 무엇일까. 서서히 밝혀지는 그 존재들의 진실에 오싹한 공포를 체험하게 된다. 

 

“왜 상수도 하수도를 도시의 혈관이라고 하잖아? 배수관은 또 어떻고? 아무도 자기 몸속에, 도시의 아래쪽에 뭐가 지나가는지 신경 안 쓰지만, 아무튼 그거 누군가는 관리해야 하는 거잖아? 아무도 신경 안 쓰고 관리 제대로 해 주지 않으면 사람들이 봐선 안 될 걸 보게 되고, 들어서는 안 될 걸 듣게 되는 거고.”
- p.32 「아래쪽」 중에서

 

그리고 이 이야기들을 통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묵묵히 일하는 우리 청년들의 아픔과 고독에 대해 생각해보는 기회를 가졌다. 

 

예전 낯선 공간에서 자취 생활을 해본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김동식 작가의 『복층 집』에서 전하는 공포를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사회 초년생인 혜화는 복층 집을 월세로 구하면서 서울에서 독립생활을 하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깔끔하게 리모델링된 집에 만족하면서 편안한 생활을 했지만 집들이 이후 차츰 불안을 느끼기 시작한다. 집주인이 변태 같다는 말에 복층 집에 만족했던 그녀는 점점 불안감과 의심을 지우지 못한다. 생각해보니 누군가 맞은 편 건물에서 그녀의 집을 엿보는 것도 같다. 더이상 그녀의 집은 만족감을 주고 안정을 주는 공간이 아닌 불안하고 공포스러운 장소가 된다. 그녀가 느끼는 불안의 실체는 무엇일까. 

 

“… 찜찜하지 않아? 그 집주인 내 몸 훑어볼 때부터 변태 같았어. 조심해라 너.”
“아, 진짜 뭐야아….”
울상이 된 홍혜화는 한탄했다.
“내가 왜 뭘 조심해야 하는데? 여자 혼자 살기가 원래 이렇게 힘들어?”
- p.67 「복층 집」 중에서

 

이 책 속에 제시된 다른 4편의 이야기들인 허정 작가의 『분실』, 전건우 작가의 『Not Alone』, 조예은 작가의 『보증금 돌려받기』, 남유하 작가의 『화면 공포증』 도 가깝고 익숙한 공간 속에서 느끼는 공포를 잘 드러내준다. 이 이야기들을 통해서 공포라는 것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일상 생활 속 가까이에 존재함을 새삼 깨닫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모던 테일 안전가옥 FIC-PICK 2
서미애 외 지음 / 안전가옥 / 202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옛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현대판 미스터리 "

 

서미애, 민지형, 전혜진, 박서련, 심너울 <모던 테일 >을 읽고




고전 동화와 미스터리를 멋진 결합!"

-옛 이야기를 바탕으로 새롭게 구성된 5인 작가의 미스터리물-

 

어린 시절에 읽은 옛날 이야기는 우리에게 아련한 어린 시절 추억으로 남아 있다. 그리고 그 이야기들은 지금까지 우리 곁에 남아서 우리 아이들에게 옛날 옛적에~하면서 옛날 이야기를 전해준다. 많은 책들이 새롭게 출간되고 사라져버리는 요즘, 오랜 세월 지금까지 끈질긴 생명력을 가지고 살아남은 것은 단연 고전 동화일 것이다. 이렇게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이야기들이기에 많은 작가 고전동화를 바탕으로 자신들의 창의력과 개성을 가미하여 새로운 버전의 옛 이야기들을 구성하였다.
 

이 책 『모던 테일』은 '고전의 재해석'이라는 테마를 주제로 한 서미애, 민지형, 전혜진, 박서련, 심너울 작가들이 모여서 고전동화 새롭게 창작하여 현대판 미스터리물을 만들었다. 이 다섯 작품들은 스릴러, 미스터리, SF, 로맨스 장르들이 고전작품들과 결합하여 원작과 다른 흥미롭고 창조적인 이야기들로 재탄생되었다. 다섯 명의 작가진이 「해와 달이 된 오누이」, 「신데렐라」, 「숙영낭자전」, 「당나귀 가죽」,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를 어떻게 재탄생시켰는지를 이 책 『모던 테일』에서 확인하는 재미를 만끽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첫 번째 이야기인 서미애 작가의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는 전래동화 『해와 달이 된 오누이』를 바탕으로 지어진 현대판 미스터리물이다. 원작에서는 엄마를 잡아먹고 오누이를 잡아먹으려고 찾아온 호랑이가 등장한다. 그런데 이 이야기에서는 가정폭력을 일으키는 한 가족의 가장이 호랑이 역할을 담당하여 아내를 구타하고 급기야는 아이들에게 폭력을 행사한다. 한 가정에서 행해지는 가정폭력과 아동학대 문제를 전래동화 「해와 달이 된 오누이」와 결부시킨 점이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원작에 사회문제를 접목해서 사회고발 이야기로 재탄생시킨 킨 것이다. 특히 아이들에게 폭력을 가하는 장면들이 긴장감 넘치게 전개되면서 아이들이 무사히 살아남았음에 안도의 숨을 쉬게 된다. 

 

두 번째 이야기인 민지형 작가의 『신데렐라 프로젝트』는 동화 『신레델라』를 바탕으로 지어진 현대판 미스터리물이다. 그런데 이 이야기에서는 원작과는 다른 상황이 벌어진다. 원작인 왕자의 선택을 받아 왕비가 된 신데렐라 이야기와는 정반대로 인턴으로 입사한 전무 딸의 간택을 받아 승진이나 신분상승을 하려고 경쟁하는 남자 팀장들이 등장한다. 이른바 '역신데렐라'스토리라고 볼 수 있다. 대기업의 인사 본부 팀장인 성훈은 공채 최종 심사를 받고자 인턴으로 들어온 6명을 관리하게 된다. 그런데 그 인턴들 중 한 명이 전무의 딸이라는 소문이 퍼지고 성훈과 그의 동기들은 승진이나 신분상승을 위해 전무의 딸이 누구인지 알아내려고 한다. 인턴들이 정규직 채용을 위해 오히려 팀장들의 간택을 받으려고 노력해야 하지만, 이 작품 속에서는 반대로 팀장들이 그 전무의 딸인 인턴의 선택을 받으려고 서로 앞다투어 경쟁을 한다.  누가 전무의 딸일까 궁금해하면서 성훈을 비롯한 그의 동기들은 후보자로 지목받은 두 명의 인턴에게 잘 보이려 노력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 다소 무뚝뚝하고 올곧은 성격과 애교 없이 사무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인턴인 신리라는 일찍감치 전무의 딸 후보에서 제외된다.

그런데 이 작품 속에는 놀라운 반전이 숨겨져 있고, 이 반전을 통해 직장내 성희롱이나 남녀차별,  인사에서 성차별 등 직장에서 커다란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권욱: 원래 힘들 때 잘해 주면 그게 그렇게 고맙고 기억에 남는다매. 근데 금수저들 인생에 언제 힘든 시기가 있겠냐…. 이번이 유일한 찬스다…! 졸라 꼬셔 보자!
현성: 아 뭐야. 이권욱 너 여친 있잖아.
권욱: 지금 여친이 문제냐??? 와이프가 있어도 사내라면 도전해야지!!
준태: ㅋㅋㅋㅋ 인정. 아, 나 진짜 꼭 간택받고 싶다.
권욱: 그치 간택 맞지. 하 이거 완전 
역신데렐라네.
현성: 왜 역이야? 이제 남녀평등 시대인 거 몰라? 남자도 신데렐라 될 수 있어!
-p.51 「신데렐라 프로젝트」 중에서

 

 

이 밖에도  「「숙영낭자전」, 「당나귀 가죽」,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를 접목하여 구성한 전혜진 작가의 『수경-나선 미궁 속의 여자들』, 박서련 작가의 『천사는 라이더 쟈켓을 입는다』, 심너울 작가의 『나의 퍼리 대통령님』 도 너무나 흥미로운 작품이다.

특히 각 이야기 속에 숨겨진 미스터리를 푸는 재미가 쏠쏠하다.  『수경-나선 미궁 속의 여자들』에서는 수경을 견제하는 희원과 수경을 돕는 예희의 진짜 속내는 무엇인지에 대해 작품을 읽으면서 생각해보면 좋을 듯 하다. 또한  『천사는 라이더 쟈켓을 입는다』에서 장년 남성 사망 사건이 정말로 연쇄 살인 사건인지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 작품에서 박서련 작가는 신분을 감춰야 했던 공주를 그린 동화인 「당나귀 가죽」을 바탕으로 하여 꿈을 마음껏 펼치지 못하는 여성들과 연결하였다. 

『나의 퍼리 대통령님』에서는 대통령의 추문을 퍼뜨린 자는 누구이고 추문의 내용은 진실인가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 작품을 끝까지 읽다보면 비로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5명의 작가들은 고전동화를 모티브로 하여 그 속에 아동폭력, 젠더 갈등, 직장내 갑질 횡포 등 각종 사회문제들을 반영하였다. 전래동화를 바탕으로 한 사회고발 이야기라 그런지 나름 신선한 자극과 재미를 주었다. 앞으로도 전래동화를 바탕으로 한 참신하고 창조적인 이야기들이 재탄생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으며 책장을 덮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할마시 탐정 트리오 한국추리문학선 13
김재희 지음 / 책과나무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할마시 탐정 삼총사의 탄생 "

 

김재희 <할마시 탐정 트리오> 읽고

 



"풍요실버타운의 할마시 탐정 트리오가 탄생했다"

-풍요실버타운을 지키는 할마시 탐정 트리오의 유쾌한 활약-

 

"인생은 60부터라고들 한다." 100세 시대를 맞이하여 60세는 은퇴를 하고 제 2의 인생을 살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 예전 tvN 채널에서 방영한 <꽃보다 할배> 예능 프로그램을 즐겨 시청했다. 평균 나이 76세의 노년 배우들이 모여서 유럽 일대를 여행하는 프로그램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할배나 할매들이 단순히 여행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닐 지 모른다. 어쩌면 그들은 탐정도 될 수 있을지 모른다.

 

이 책 『할마시 탐정 트리오』에서 꽃보다 할매가 아닌 할매들이 뭉쳐서 탐정 사무소를 개설하고 탐정단을 만든다. 풍요실버타운의 고인물 삼총사인 가영 언니, 나숙 씨, 다정 할머니는 실버타운에 들어와 무료한 일상을 보내던 중 우연한 계기로 인해 '할마시 탐정 트리오'를 결성하게 된다. 세대를 아우르는 워너비 할머니가 재탄생되는 순간이다. '할마시'라는 명칭이 참으로 정겹게 느껴진다. '할마시'는 할머니의 강원도, 경상도 방언이라고 하는데 '할매'가 고울 때 호칭하는 말이라면 '할마시'는 미울 때 호칭하는 말이라고 한다. 할머니들이 안전을 위협하는 악당들을 상대하고 세게 보일려면 아무래도 '센' 이미지가 필요할 것 같아서 '할마시' 라고 정한 것이다. 그러면 '할마시 탐정 트리오'를 이루는 꽃할매들은 누구인가. 전직 미스터리 드라마작가이며 히트 메이커였지만 지금은 풍요실버타운에 들어와 있는 가영 언니, 전직 교사였지만 명예퇴직 후 연금으로 풍요실버타운에 들어온 나숙 씨, 중간 키에 땅땅한 체구를 하졌고 오랜 장사 경험으로 인해 근육도 제법 있고 힘 센 다정 할머니  이 세 명의 꽃할매들이다. 어떻게 보면 그들은 평범한 할매들처럼 보이지만, 그들은 각자의 특기에 맞게 역할 분담을 하고 전직 미스터리 작가였던 가영 언니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서 놀라운 팀워크를 보인다. 

그들은 탐정단을 결성하자마자 사건의뢰를 받고 여러 사건들을 해결하며 탐정으로서 활약한다. 첫 사건인 903호의 9 0세 장 여사의 로또 복권 2장과 빈티지 엔티크 접시 도난 사건을 멋지게 해결한 할마시 탐정 트리오는 본격적으로 사건들을 하나하나씩 해결해나간다.

 

할마시 탐정 트리오들이 사건 해결을 해나가는 과정들이 유쾌하고 재미있기도 했지만, 그 사건들 속에 숨겨진 노인들의 민낯과 그들의 진심이 보여서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

 

"제대로 낚인 거지. 우리는 딱 세 마디야. 곧 죽을 식물. 아무도 안 쳐다봐. 가씀 신경은 쓰여. 한번은 자식들이 들여다보지. 그게 다야. 재미없고 곧 죽을 식물 같은 존재니. 그냥 무시하고 생각 안 하는거지. 그런 상태에서 떡하니 누군가 관심 주고, 선물 주고, 말 걸어 주고, 그리고 이성이기까지 해. 그럼 완전히 그루밍 범죄에 딱 넘어가는 거야."

-p. 222-

 

처음이 할머니의 죽음, 고 여사 부부의 청년들의 월세 미납 사건, 박 교장의 누드 사진으로 인한 몸캠 피싱 사건 등을 멋지게 해결해 나간다. 어떻게 보면 별거 아닌 사소한 사건이지만, 할마시 탐정 트리오는 이런 사소하지만 일상적이고 중요한 문제를 해결해나가면서 풍요실버타운의 평화와 안전을 지킨다. 마치 무슨 일이 일어나면 달려가서 해결하는 우리의 '홍반장 처럼 말이다.

 

그리고 풍요실버타운을 의 최대의 위기로 내몰뻔한 사건인 메타버스 실버타운 프로젝트 사건은 정말 지금까지 사건과는 급을 달리하는 무시무시한 음모가 결합된 대형 사건이었다. 만약 풍요실버타운이 메타버스 실버타운으로 시설이 전환이 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풍요실버타운 거주 노인들은 오갈 데 없는 신세가 되는 것은 물론, 거주 노인들은 다들 하나같이 메타버스 안경을 쓰고 '바쿰 팬츠'를 입고 하루 종일 누워있게 된다. 그들은 '간병 제로'라는 명목하에 그렇게 한다고 하는데 그것이 과연 옳은 방법일까. 노인들에게 움직일 자유조차 빼앗는 것은 아닐까. 안 그래도 실버타운 속에 갇혀서 힘들고 갑갑한 생활을 하고 있는 데 말이다. 

 

"갇혀 산다는 것, 이곳에서 반경 100미터 안이 걸을 수 있는 공간이 된다는 것, 건물과 정원 말고는 갈 곳이 없다는 것. 

얼마나 감옥 같은 생활인가. 거기다 보는 사람도 매양 같고, 먹는 음식의 식단표도 한 달로 동일하게 돌아간다. 같은 맛, 같은 옷, 같은 사람, 같은 집, 그리고 매번 달라지는 질병의 종류.

-p. 271

 

그런 감옥같은 공간 속에서도 그들은 자신들의 인생을 즐기려 한다. 나이가 들고 몸만 늙어갈 뿐 그들의 정신은 어쩌면 소년, 소녀와 같을 지 모른다. 할마시 탐정 트리오도 실버타운 거주 노인들과 비슷한 생활을 하고 그들과 비슷한 문제들을 겪지만, 그들은 그래도 자신들의 삶에 최선을 다하려 한다. 그리고 그들 나름대로 그 실버타운에서 사람들과 수다도 떨며 즐겁게 생활하려 한다. 비록 그들이 나이가 70을 바라보고 관절염으로 고생해서 무릎이 아프고, 인지장애로 자꾸 깜빡깜박 잊어버림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앞으로 할마시 탐정 트리오는 어떤 활약을 보여줄까. 분명한 건 풍요실버타운은 할마시 탐정 트리오가 있는 한 안전하고 평화로울 것이라는 것이다.

 

이 책 『할마시 탐정 트리오』를 통해 앞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찬란한 노년을 위한 시대를 생각해보게 된다. 더이상 노인들은 '곧 죽을 식물'이 아니다. 이제 그들은 서로 도우면서 알찬 인생을 사는 청년같은 모습이다. '할마시 탐정 트리오의 세 주인공 가영 언니, 나숙 씨, 다정 할머니처럼 자신감 있고 그들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꽃할매들이 인생에서 용기있는 도전과 제 2의 멋진 인생을 살도록 용기를 드리고 힘내시라고 응원해드리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