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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번아웃 - 이유 없이 울컥하는 부모를 위한 심리학
모이라 미콜라이자크.이자벨 로스캄 지음, 김미정 옮김 / 심심 / 2022년 3월
평점 :
"이유없이 울컥하는 부모인 당신을 위한 심리 처방전"
모이라 미콜라이자크의 <부모 번아웃>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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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잘하려다 지쳐버린 이 세상 모든 부모에게 권한다."
전 세계 45개국 부모 3만여 명의 사례를 총망라한 최초의 부모 번아웃 심리서
'이 세상에 완벽한 부모는 없다'는 말에 공감하는가. 그러면서도 우리는 지금 '완벽한 부모'가 되려고 하지 않는가. 아마 부모라면 자신의 아이에게 좋은 부모, 훌륭한 부모, 아이를 사랑으로 양육하는 그런 완벽하고 좋은 부모가 되고 싶을 것이다. 나 또한 좋은 부모가 되려고 인터넷을 검색하고, 좋다는 육아서도 읽고 주변 지인들에게도 도움을 청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여전히 '좋은 부모' 가 되는 것은 어려운 것 같다. 요즘은 딸아이와 말다툼에 진이 빠질 지경이다. 벌써 사춘기가 온 것인지 사사건건 우리는 서로 대립한다. 그러다보면 이유없이 욱해서 소리지르고 짜증내며 그렇게 한바탕 전쟁을 치룬다. 그러면서 '내가 왜 그랬을까' 좀더 이해하고 좀만 참았으면 되는데' 라고 하며 잠든 딸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자책을 하고 또 하게 된다. 그렇게 또 하루가 지나간다.
그러던 중 내 마음을 이해해주고 이런 나의 상태를 진단해주는 책을 만났다. 나만 이렇게 짜증부리고 화를 내는 줄 알았는데, 그래서 나쁜 부모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통해 나만 그런게 아니라는 것을 알았고, 지금 내 상태가 '부모 번아웃' 상태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이 책 『부모 번아웃』은 벨기에 루벵 가톨릭 대학교의 심리학부 교수인 모이라 미콜라이자크와 이자벨 로스캄이 쓴 부모 심리서이다. 그들은 과도한 피로감에 소진된 부모들을 위해 이 책을 썼고, 전 세계 45개국 부모 3만여 명을 인터뷰해서 부모 번아웃의 원인과 증상, 해결책을 이 책 속에 담았다. 그들은 이런 연구성과를 반영해서 완벽한 부모가 되려다 실패한 자괴감과 죄책감에 빠진 부모들을 마음을 위로하고 그들의 마음을 치유해줄 수 있는 처방전을 제시한다. 저자는 그 솔루션을 통해 부모가 마음을 회복하고 아이들의 사랑하고 든든하게 보호할 수 있는 양육자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고자 목적을 두었다.
아마 부모 번아웃은 부모라면 누구나 겪어보았을 것이다. 과거와 달리 아이들 양육과 교육에 관심이 더해가는 지금, 출산율이 줄어들어 하나 낳은 자식이라도 잘 키워보고자 하는 상황 속에서 부모 번아웃은 더 증가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많은 부모가 '나는 늘 부족하다' 고 자책하거나 '아이 말에 대답할 힘도 없다' 며 육아로 인한 피로감과 자괴감을 호소한다.
아무리 부모라고 해도 언제나 한결같이 성숙한 사람일 수는 없다. 부모란 잠시도 쉴 틈 없는 풀타임 근무에, 노력은 많이 드는데 보상은 불확실한 일과 같다. 한마디로 말도 안 되는 직업인 것이다!
- p. 23
정말 생각해보면, 우리는 부모가 된 것도 처음이고 아이를 양육해보는 것도 처음이다. 그런데 우리는 마치 우리가 그 모든 준비와 교육을 다 받은 전문가처럼 우리 아이를 키우려고 한다. 완벽한 부모에 대한 이상은 너무나 높고 큰데 현실은 그렇지 못한 부모인 내 모습에서 오는 괴리감을 모두 다 내 탓이요, 내 잘못이라고 돌리는 데 무엇보다 그 심각성이 있다. 왜 그것이 부모의 탓인가. 저자의 말처럼 아무리 부모라고 해도 한결같이 성숙하고 완벽할 수는 없다. 왜 부모는 아이들의 모든 것을 이해해주고, 아이의 모든 말에 경청해줘야 하는 것일까. 왜 부모만 좋은 부모, 완벽한 부모이기만을 강요당하는 것일까.
이에 대해 저자는 부모 번아웃에 빠져 고통당하고 괴로워하는 부모들을 위한 처방전을 제시한다. 번아웃 증후군에 이미 빠진 상황이든 번아웃 직전이든 우선 자신의 현재 상황을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 상황을 명확히 인식하면서 자신의 위험 요인과 보호 요인을 명확히 파악하는 것이 번아웃에서 빠져나오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저자가 제시하는 40가지 문항으로 된 '현재 나의 상태 진단 테스트'를 통해 먼저 나의 번아웃 상태를 진단해보는 것도 필요하다. 정확히 어느 측면에서 번아웃을 느끼는지, 그 원인은 무엇인지에 대해 파악해보는 것이 먼저일 것이다.
이렇게 번아웃 상태를 진단하고 나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한 우선 순위를 정하고 자기 자신을 돌보기 5단계를 실행하는 것이 좋다. 먼저, 피로와 육아에 지친 나를 위해 휴식을 취하고 아이를 위해 노력한 일을 일기나 사진으로 기록해보면서 아이와의 추억을 되살려 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내가 '부모로서 잘하고 있다'라는 자신감을 얻기 위해 주변으로부터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을 필요가 있다. 부모인 자기 자신은 항상 부모로서 자신의 역할과 노력에 대해 과소평가하기 마련이지만, 제 3자는 보다 객관적으로 보고 평가할 수 있고 긍정적인 피드백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단순히 힘들다, 지친다 라고 하면서 그 부정적인 감정에 매몰되고 힘들어하기 보다는 지금 나를 힘들고 지치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목록을 작성하면서 하나하나 체크해보는 것도 번아웃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육아를 혼자서 하려고 하지 마라. 부모로서 모든 것을 혼자서 하려고 하기보다는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거나 배우자와의 역할 분담을 통해 육아 부담을 낮추는 것도 필요하다.
어쩌면 '부모 번아웃'은 절대 빠져나올 수 없는 블랙홀과 같을지 모른다. 그리고 언제든지 우리는 번아웃 상태를 경험할 것이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힘들어하고 자괴감에 빠질 것인가.
이제는 번아웃을 끝낼 때이다. 이제는 아이에게만 향한 시선과 관심을 부모인 나에게로 돌리는 것은 어떨까.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는 말처럼, 나의 욕구와 나의 마음에 귀를 기울여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완벽한 부모가 되고 싶었지만, 현실적으로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지 못해서 자괴감에 빠지고 힘들어 하는 이 땅의 모든 부모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는 바이다.
'번아웃에는 끝이 있다. 자신의 욕구를 최악의 상태로 방치하지 않는다면, 번아웃은 끝이 난다. 일단 번아웃에서 빠져나오고 나면, 내면의 힘을 회복하고 다시금 부모로서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다.
-p. 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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