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미소 프랑수아즈 사강 리커버 개정판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최정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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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성숙에 대하여"

 

프랑수아즈 사강의 <어떤 미소>를 읽고



2022년 리커버 개정판으로 새롭게 선보이는 

프랑수아즈 사강의 '어떤 미소'

 

“나는 거울 속의 내 얼굴을 보고 미소지었다. 고독했다.”

-사랑이 끝난 후에 짓는 미소-

 

흔히 유부남과의 사랑은 불륜으로 취급되어, 그 사랑의 가치는 인정받지 못하고 비난과 질타의 대상이 되어왔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예전에는 불륜을 간통죄로 처벌할 수 있었다. 우리 사회가 남녀간의 사랑에 대해 과거에 비해서는 많이 열려있으나. 아직도 불륜의 사랑을 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그리고 그 사랑의 결말은 언제나 비극적이고 치유할 수 없는 상처가 되기도 한다. 

 

이 불륜의 사랑을 프랑수아즈 사강은 섬세한 필체로 감정묘사를 한 작품 『어떤 미소』를 만났다. 이 책 『어떤 미소』는 는 1956년에 발표된 사강의 두 번째 소설이다. 사강은 전 세계 독자들의 주목과 사랑을 받으며 첫 소설인 『슬픔이여 안녕』으로 화려하게 데뷔하였다. 그 이후 2년 간의 공을 들여 나온 작품이 바로 이 책  『어떤 미소』이다. 매력적인 유부남과 사랑에 빠졌지만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하는 젊은 여성에 대한 이야기이다. 프랑수아즈 사강은 이 책에서 사랑에 빠진 여성의 섬세하고 복잡한 내면을 그녀 특유의 섬세한 필체로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더군다나 20대인 대학생과 중년 남자와의 사랑은 그 당시 시대 상황으로 보건데 상당히 충격적이고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는 점에서 이 작품이 가진 의의가 크다.

 

이 책 속에서 서술자이자 감정묘사의 대상은 20대 젊은 여대생인 '도미니크'이다. 그녀는  이지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으며 법학을 전공한다. 그리고 '베르트랑'이라는 남자친구가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도미니크는 자신의 남자친구인 베르트랑의 삼촌인 '뤽'을 만나게 된다. 그는 이름 '프랑수아즈'라는 아름다운 아내가 있고 그녀와 20세 이상의 나이차가 나는 유부남이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인 걸 알지만, 금지된 사랑인 걸 알지만, 도미니크는 지적이고 자상한 뤽을 사랑하게 된다. 그는 자유로운 기질의 소유자이고 많은 경험을 통해 여성을 대하고 사랑하는 방법에 대해 안다. 아마도 그 점이 사랑에 미숙하고 서투른 자신의 남자친구 '베르트랑'과 구별되는 점이고 그것이 아마 그녀의 마음을 빼앗은 이유였다.

 

또한 뤽도 자신을 사랑하는 아름다운 아내인 프랑수아즈가 있지만, 그녀에 비해 도미니크가 젊고 육체적인 관능미가 뛰어나기에 그는 도미니크에 대한 열정과 사랑을 자신있게 표현한다. 뤽과 도미니크는 서로에 대한 사랑의 마음을 확인한 후 그들의 위험한 사랑을 시작한다. 도미니크는 남자친구인 베르트랑의 눈을 피해서, 뤽은 자신의 아내인 프랑수아즈 몰래 서로 비밀 밀회를 시작한다. 도미니크는 그를 만나면 만날수록 그를 사랑한다는 사실을 점점 깨닫게 된다. 하지만 뤽이 자신을 사랑하는지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 없다. 그런데 분명 그가 보이는 행동과 그의 마음은 도미니크를 사랑하는 것이 분명한데, 왜 도미니크는 뤽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일까.

 

하지만 뤽은 단순히 도미니크와의 밀애를 즐길 뿐, 그 사랑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릴 생각은 없다. 단순히 비밀 연애만 즐길 뿐이다. 그는 도미니크에게 어떤 미래도 약속하지 않는다. 그는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서 도미니크가 보고 싶으면 보고 함께 있고 있으면 일주일간의 비밀 여행을 떠날 뿐이다.  이에 대해 도미니크는 어떠한 거절도 하지 않고 그가 만나자고 하면 만나고 함께 여행을 떠나자고 하면 떠난다. 이에 대해 그녀는 사랑하기에, 그를 보고 싶어한다는 이유로 그 모든 것을 합리화시킨다. 

하지만, 이런 사랑은 영원히 지속될 수 없고, 이런 사랑의 감정은 식기 마련이다. 여름방학을  맞아 그들은 일주일 간 함께 칸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지만 그 이후 뤽은 도미니크에 대해 적당히 거리를 두며 냉소적인 태도를 취한다. 연락도 뜸해지고 점점 거리를 두는 그의 태도를 보며 도미니크는 이 사랑의 끝날 것임을 예감하지만, 그녀는 그에게 먼저 헤어지자고 말하지 못한 채, 그가 연락오길 기다린다. 하지만 뤽은 이미 그녀에게 마음이 떠난건지, 아니면 그녀와의 관계를 정리하기로 한 건지, 한 달간 미국 여행을 가게 되었다면서 자신을 잊으라고 말한다. 이별을 통보받은 도미니크는 이별의 슬픔에 괴로워하면서 고통스런 나날을 보낸다.

그러다 뤽이 미국에 간 동안, 그녀는 프랑수아즈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그녀와 인야기를 나누면서 프랑수아즈의 마음을 비로소 이해하게 된다. 자신의 사랑만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던 도미니크는 자신의 사랑으로 인해 프랑수아즈가 어떤 고통과 슬픔을 겪었는지에 대해 비로소 알게 된다. 프랑수아즈는 자신의 남편과 불륜을 저지른 도미니크가 미울 법도 한데 오히려 담담하게 그녀의 마음을 표현한다.

 

"나는, 나는 질투하고 있었어요. 난 육체적으로 질투했어요."

-p. 195

 

이 사랑의 승자는 과연 누구일까. 내 생각엔 최후의 승자는 뤽이 아닐까 한다. 뤽은 자신이 우원하는대로 자신의 아내도, 도미니크도 이용하지 않았던가. 그녀들의 자신에 대한 사랑의 감정을 가지고 말이다. 아마도 뤽은 그 어느 누구도 사랑하지 않은 것 같다. 사랑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사랑에는 믿음과 신뢰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것을 모르니 말이다.

하지만, 도미니크는 이 사랑을 통해 사랑의 본질을 분명히 알게 되었고, 이별 후에 더욱더 성숙해가는 모습을 보인다. 그래서 사랑을 하고 이별을 해야 하는 것일까. 그래서 마지막에 도미니크가 보이는 미소는 의미심장하다. 사랑을 하고 이별의 슬픔을 극복하고 난 후 보이는 카타르시스같은 미소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나는 거울을 들여다보고는 놀랐다. 미소 짓는 내가 보였던 것이다. 미소 짓는 나를 막을 수 없었다. 그럴 수가 없었다. 나는 알고 있었다. 내가 혼자라는 것. 나는 나 자신에게 그 말을 해주고 싶었다. 혼자, 혼자라고. 그러나 결국 그게 어떻단 말인가? 나는 한 남자를 사랑했던 여자이다. 그것은 단순한 이야기였다. 얼굴을 찌푸릴 이유가 없는 것이다.

-p.200-


 


#이 글은 소담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료로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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