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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나에게 말하지 않은 것
로라 데이브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22년 6월
평점 :
"그가 그녀에게 말하지 않은 것은 과연 무엇일까 "
로라 데이브의 <그가 나에게 말하지 않은 것>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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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갑자기 남편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미처 전하지 못한 메시지 한 장만 남긴 채"
-충격적인 반전, 스릴, 서스펜스와 함께 감동이 공존하는 이야기-
만약 당신의 배우자가 갑자기 사라진다면 어떨까. 어떤 설명도 없이 쪽지 한 장만 달랑 남겨 놓은 채 당신의 배우자가 사라져버린 것이다. 이 얼마나 황당한 일이란 말인가. 그리고 조사를 해보면 해볼수록 당신이 알던 배우자가 예전의 그 남자가 아닌 전혀 다른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어떨까. 이런 황당한 일이 이 책 『그가 나에게 말하지 않은 것』에 일어난 일이다. 이 책은 출간 즉시 아마존 베스트셀러 종합 1위,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 등 대단한 인기를 얻었고, 곧 애플 TV 드라마로 제작될 예정이다.
얼마나 이 이야기가 대단하길래 이렇게 출간과 동시에 베스트셀러 1위에 등극했을까. 이 책은 추리 스릴러 형식을 띄고 있는데, 살인사건이나 소름끼치는 시신들이 등장하는데, 이 책에는 그런 것은 등장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스릴있고 등장인물의 추리를 통해 내용이 빠르게 전개되어 정신 차릴 겨를도 없이 사건이 몰아친다.
이 책에서는 결혼한 지 14개월 밖에 안 된, 아직도 신혼의 단꿈에 젖어있던 '해나'라는 여성이 등장한다. 바로 이 여성이 남편의 갑작스러운 실종과 그 실종에 숨겨진 진실을 파헤친다. 해나는 어느 날, 출근한줄로만 알았던 남편 오언이 남겼다는 쪽지를 열두살 아이로부터 받는다. 스토리는 이때부터 시작하는데 그 쪽지에는 "당신이 보호해줘" 라는 말만 적혀있다. 누구를 보호해달라는 걸까. 해나에게는 열 여섯살 중학생 딸 베일리가 있다. 오언의 딸이긴 하지만, 그 아이는 해나와 살고 있고 아직은 서로 서먹서먹한 관계이다. 아무런 연락도 안 되고 연락조차 안 되는 상황, 도무지 일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해나는 베일리는 보호해야 할 상황에 놓인다. 왜 남편인 오언은 자신의 딸 베일리를 보호해달라고 하는 것일까. 베일리가 나중에 위험한 상황에 빠지게 되는 것일까. 해나는 이 모든 것에 의문이 들지만, 하나도 명확하게 아는 것이 없다.
오언이 사라진 이후, 오언 회사 더 숍의 부도와 경영진들의 회계장부 조작, 비정상적인 주식 거래, CEO 체포 등 소식이 들리면서 해나에게도 FBI 를 찾아온다. 그들은 해나에게 지금 남편이 어디에 있는지, 남편에 대해 아는 것이 있으면 숨기지 말고 모두 말하라고 한다. 그런데 정작 해나조차 아는 게 하나 없다. 아무 것도 모르는 해나와 달리 남편인 오언은 이 모든 일이 일어나게 되리라는 것을 예견했을까. 딸 베일리에게 현금 60만 달러가 든 가방을 남긴다.
이 돈은 과연 어떤 돈일까. 오언이 회사 돈을 횡령한 것일까. 지금까지의 상황만 보았을 때 분명 오언은 숨기는 게 있고 잘못이 있는 것 같다. 해나가 베일리와 함께 오언이 자신에게 말하지 않은 무언가를 찾기 위해 베일리와 함께 오언의 과거 속으로 여행을 간다. 소살리토로 오기 전, 오언이 살았던 그의 고향 오스틴으로 떠난다.
오스틴으로 간 그들은 베일리의 기억을 토대로 오언의 과거를 추적하기 시작한다. 그들은 이 곳에서 어떤 진실을 발견할 수 있을까. 해나는 과연 사라진 오언을 찾을 수 있을까. 해나에게 전하고 싶었지만 말하지 못한 수많은 말들은 무엇이었을까.
만약 자신이 알고 있었던 사람이 전혀 다른 사람이라면, 그 사람의 모습이 진짜가 아니라는 것을 알면 어떤 기분일까. 정말 충격 그자체일 것이고 배신감을 느낄 것 같다. 작품 속 해나는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헤쳐나가고 나갈까. 그녀에게 남은 선택은 무엇일까.
오언은 누구일까? 자기가 잘 안다고 생각하고 가장 좋아하는 사람이 사라져버린다면, 두 사람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여전히 진실이라고 믿지 않는 한, 자신이 신기루처럼 느껴지지 않을까? 내가 믿었던 사랑이 거짓이라면 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모든 것이 거짓이라는 것인데, 그 같은 거짓들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그 거짓들을 어떻게 끼워 맞춰야만 그 남자가 완전히 사라지는 걸 막을 수 있을까? 어떻게 해주어야 그 남자의 딸도 자기가 완전히 사라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지 않을 수 있을까?
-p.210
이야기는 오언의 실종에서 시작했다가 급기야는 오언의 존재까지 진행이 된다. 그런 과정 속에서 주인공인 해나가 해야할 선택과 갈등, 심리 상태가 작가의 섬세한 필체로 잘 드러나있다. 그래서 이 작품은 단순한 추리 스릴러가 아닌 심리적인 측면에 초점을 둔 심리 스릴러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스릴러 소설 특성 상 결말은 앞으로 이 책을 읽을 독자들을 위한 몫으로 남겨두려고 한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생각해보고자 한다. 이 책은 사건 발생보다는 사건이 발생한 이유, 즉 오언의 실종보다는 오언의 숨겨진 비밀에 대한 추적에 초점을 둔다. 그런데 단순히 오언이라는 인물이 실제 알고 있는 사실보다는 감춰진 비밀이 많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즉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기에 전적으로 믿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준다. 또한 한순간에 완전히 뒤바뀐 삶의 여정 속에서도 결코 놓을 수 없는 가족이라는 끈가가족에 대한 사랑, 모성애, 용서, 헌신, 신뢰 등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남편의 갑작스러운 실종이라는 사건 아래에서 이런 중요한 메시지를 숨겨놓았다니 정말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스릴러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이 책을 읽으면서 주인공과 함께 사라진 오언을 찾고 그의 비밀을 함께 추적하는 여정에 간접적으로나마 참여할 수 있어서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앞으로 애플 TV로 만나게 될 이 드라마도 너무나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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