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
알베르 카뮈 지음, 최정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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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조리한 사회를 향한 네 발의 총성"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을 읽고



20세기 실존주의 문학 최고의 고전

노벨문학상 수상자 알베르 카뮈의 대표작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면  어제인지도 모르겠다. 

양로원에서 전보가 왔다.'모친 사망. 명일 장례. 삼가 조의.' 

이건 아무런 뜻도 없다. 

아마 어제였을 것이다.

-p. 9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에서 너무나 유명한 문장이다. 하지만 문장에 담긴 의미를 살펴보면, 그 죽음에 대한 슬픔, 애도, 비통함은 전혀 느껴지지 않고 양로원에서 온 전보처럼 다소 딱딱하고 아무런 의미도 없어 보인다. 


일반적인 사람들은 어머니의 죽음에 대해 슬퍼하고 혼란을 느끼지만 소설 속 주인공인 뫼르소는 아무런 감정을 느끼지 못하고 어머니의 죽음은 그에게 아무런 뜻도, 중요성도 없다. 이 문장 속에서 주인공 뫼르소가 일반적인 사회 규범에 전혀 얽매이지 않는 인물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는 세상의 사회적이고 도덕적인 관념과 규범에서 벗어난 고독한 존재이자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이방인'임을 단적으로 말하고 있다.


이런 그의 태도와 생각은 엄마의 장례식에 가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그는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양로원으로 가게 된다. 그리고 거기서 자신의 엄마의 관을 마주하게 된다. 관을 열어 어머니 얼굴을 보겠냐는 질문에 그는 '아니' 라고 말한다. 몇 번을 물어도 그의 대답은 'No'이다. 왜 그는 어머니의 얼굴을 보지 않으려는 것일까. 양로원에서 친하게 지냈던 노인들의 밤샘 조문의 모습과 그의 조문은 상당히 비교된다. 자신의 어머니와 친하게 지냈다던 한 여자분의 끊임없는 울음과도 너무나 대조된다. 

그는 눈물조차 흘리지 않고 결코 울지 않는다. 너무나 무심한 태도를 보이고 그래서 죽은 사람이 자신의 어머니가 아닌 다른 제 3자가 죽은 것은 아닐까 생각이 된다. 이런 무관심하고 냉혹한 모습은 읽는 동안 계속 충격이었다. 왜 그는 이렇게 무관심하고 냉담하게 행동하는 것일까.


이런 그의 냉담한 태도와 행동은 양로원장, 수위 등 주변 사람들에게 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주게 되고, 나중에 재판 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하게 된다.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애도와 슬픔을 보이지 않는 모습은 일반적인 상식으로 이해하고 힘들고 이해가 된다고 하더라도, 사회 규범과 맞지 않는 이방인으로 평가 받게 된다. 



그는 장례식 이후 전혀 애도의 모습을 보이지 않고 변함없는 일상을 해나간다.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를 만나 함께 수영도 하고 영화도 보면서 말이다.그렇게 언제나 변함없는 하루가 지나가고 있는 것이다.


"나는 여느 때와 똑같은 일요일이라고, 이제 엄마의 장례를 치렀고 다시 직장에 나갈 거라고, 그리고 요컨대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했다."

-p. 42



그는 장례식 이후 전혀 애도의 모습을 보이지 않고 변함없는 일상을 해나간다.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를 만나 함께 수영도 하고 영화도 보면서 말이다.아침에 일어나서 출근하게 회사에 가서 일하고 집으로 귀가하는 그런 일상이 반복된다. 


그리고 그의 주변 이웃들의 이야기가 등장하는 데 뫼르소는 자신의 아파트 이웃인 살라마노 영감과 이야기를 나눈다. 그는 자신의 개에게 욕설을 퍼붓고 매질을 하는 개주인인데 나중에 개를 잃어버리고 나서는 절망과 실의에 빠진다.


또한 뫼르소는 같은 층에 사는 다른 이웃인 레몽과 친하게 되는데, 동네에서 그는 여자들로 먹고 산다고 한다. 뫼르소는 그와 친하게 지내며 , 이야기도 나눈다. 퇴근 후에는 집에서 함께 저녁도 먹는다. 거의 친구같이 친하게 지내지만, 이것이 뫼르소의 불행의 시작이었을까.


왜냐하면 레몽은 아랍인들에게 위협을 받고 쫒기고 있는데, 그 일에 뫼르소에 연루가 되게 된다. 왜 뫼르소가 아랍인에게 그런 행동을 했을까. 그 아랍인이 뫼르소 본인 자신에게 잘못한 것도 없는 것 같은데, 왜 그는 끝내 무엇에 홀린 듯 방아쇠를 당긴 것일까.  이로 인해 뫼르소는 어떻게 될까. 이렇게 그의 불행의 서막은 천천히 시작되고 있었다.



뫼르소는 아랍인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되어 감옥에 수감된다. 그리고 그의 살인에 대한 재판이 열린다. 하지만, 재판에서 주로 다루어지는 내용은 그가 아랍인을 살해했다는 것보다는 왜 그가 그의 엄마 장례식에 가서 눈물을 흘리지 않았느냐, 엄마를 왜 양로원으로 보냈느냐 등과 같은 엄마와 그의 원만하지 못한 관계에 대한 것이었다. 그가 그의 엄마 장레식때도 애도하지 않고 울지도 않는 냉혈안이기 때문에, 그는 아무 이유도 없이 그의 분노로 인해 사람을 죽인 것이다 라는 논리가 만들어졌다. 그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는 그와 친하게 지내고 관계를 맺은 사람들은 그의 적이 되어서 그에게 불리한 증언을 한다. 


 


그런데 그가 엄마 장례식에 가서 제대로 애도를 표하지 않고 울지 않은 것과 그가 아립인을 살해한 것은 무슨 관련이 있을까. 검사의 주장이나 증인들의 증언 내용, 배심원들 판단을 보면서 왜 그들은 그의 엄마의 장례식과 살인 사건을 연결지으려 하는 것일까. 



피고는 어머니의 장례를 치른 것 때문에 기소된 겁니까, 아니면 사람을 죽인 것 때문에 기소된 겁니까?" 방청객들이 웃었다. 

-p. 151


그의 말대로 그 재판 속에 뫼르소 자신은 없었다. 그의 동기, 그의 생각, 판단, 감정 등은 하나도 고려되지 않고 그들 멋대로 판단하고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어떻게 보면, 그들이 나를 빼놓고 내 사건을 다루는 것과 같았다. 모든 것이 나의 개입 없이 진행되고 있었다. 내 운명이 나의 의견을 들어 보지도 않은 채 결판나고 있었다. 때때로 나는 사람들의 말을 중단시키고 '아니, 그런데 누가 피고입니까? 피고 자리에 선다는 건 중요한 일입니 다. 저도 할 말이 있어요!'라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나는 할 말이 아무것도 없었다. 게다가 내가 인정하는 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서 얻는 이득은 오래가지 않는 법이다.

p. 154




그리고 뫼르소는 사람들의 오해와 편견으로 인해 완전히 폭력적이고 피도 눈물도 없는 냉정한 괴물로 바뀌게 된다. 그는 결코 시니컬한 성격의 소유자도 냉혈안도 아닌데 말이다. 그저 거짓말을 못하고,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못하고 신념을 믿고 사는 평범한 소시민에 불과할지도 모르는 데 말이다.

알베르 카뮈도 그런 타자성에 대해 지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든다. 물론 뫼르소가 그렇게 사람들하고 원만히 어울려 지내고 감정과 생각을 잘 표현하는 사람은 아닐지라도 그에게 사형이란 처벌은 너무 가혹한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든다.



일반적인 사회적 통념을 따르지 않고 자신의 소신을 지키는 것은 과연 범죄인 것일까? 그 소신이 그런 시민 윤리와 통념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우리는 그 소신을 버리라고 말할 수 있을까. 세상과 타협하지 않고 자신의 의지와 신념대로 살고자 하는 사람은 어느 새 부조리한 인물로 낙인 찍히고 마는 것인가.

 작가는 뫼르소를 통해 사회적 위선과 거짓 그리고 사회적 규범을 거부하는 세상의 부조리한 진실을 그대로 마주하는 인물을 보여준다. 사회적 규범을 거부하고 개인의 소신과 신념에 따라 행동한다는 이유로 그 사람을 우리는 '이방인'이라고 규정하는 부조리한 현실을 폭로한다.  


또한 왜 살인을 저질렀냐는 질문에 뫼르소는 '태양 때문이다" 라고 말한다. 너무나 황당한 이 대답은 중요한 철학적 의미가 담겨 있다. 그 당시 뫼르소의 살인에는 거창한 동기가 없었다. 그 당시 햇빛이 너무 강렬했고, 땀이 눈에 들어갔고, 칼날에 반사된 빛이 눈을 찔렀을 뿐인 사소하고 우연한 상황이 벌어졌다.


존재 전체가 팽팽히 긴장했고, 나는 권총을 쥔 손에 힘을 주었다. 방아쇠가 당겨졌고, 나는 손잡이의 볼록하고 매끈한 부분을 만졌다. 그때, 둔탁하고 귀를 먹먹하게 하는 소음과 함께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 나는 땀과 태양을 제거했다. 내가 낮의 균형을, 행복해하던 해변의 예외적인 침묵을 깨뜨렸다는 걸 깨달았다. 그리하여 나는 움직임이 없는 시체 위에 네 발을 더 쏘았고, 총알들은 그럴 것 같지 않았는데 깊이 박혔다. 그것은 내가 불행의 문을 두드리는 네 번의 짧은 노크 소리와도 같았다.

-p. 97


이처럼 작가는 살인과 같은 삶의 비극 또한 거창한 계획이나 의도가 아닌 시소한 상황과 우연에 의한 이유로 일어날 수 있음을, 세상의 많은 일들이 우연과 출동에 의해 일어남을, 세상은 인간이 생각하는 것처럼 이성적이고 논리적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님을 말한다.


"우리 사회에서는, 자기 어머니의 장례식에서 울지 않은 사람은 누구나 사형선고를 받을 위험이 있다.'

-알베르 카뮈- 



 알베르 카뮈는 뫼르소를 통해 법정, 종교, 도덕관몀이 얼마나 허략하고 인위적인 관습인지, 얼마나 부조리한지 폭로한다. 죽음 앞에서는 그 모든 것이 무의미하며 우리 현실은 부조리하다는 철학적 메시지를 준다. 
또한 뫼르소가 사형을 앞두고 사제의 종교적인 구원이나 상고를 거부한 것처럼, 세상의 기만과 타협하지 않고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으며 내 뜻대로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실존적 모습임을 보여준다. 

그렇기에 이 책이 실존주의 철학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지금까지 사랑과 인기를 받은 이유일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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