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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ㅣ 소담 고전 명작 시리즈
헤르만 헤세 지음, 김희상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6년 3월
평점 :
"존재에 대한 사유와 통찰"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을 읽고

"당신은 진정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가?"
-헤르만 헤세의 대표적인 자전적인 성장 소설-
"새는 힘들게 싸워 알을 깨고 나온다. 그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한 세계를 부숴야만 한다.
새가 알에서 부화하는 과정과, 아기가 어미의 자궁에서 나오는 과정을 생각해보면 비슷해보인다. 새가 알이라는 세계를 깨고 나오듯, 아기 또한 자궁이라는 세계를 깨고 나와 탄생한다. 이처험 존재가 세상을 만나는 과정은 이처럼 힘든 과정이 수반된다.
그렇게 우리는 하나의 세계를 부수고 태어나는 것이다. 그리고 또 다른 세계와 싸우며 살아간다. 인생이라는 삶의 과정 속에서 우리는 둘러싼 세계에 맞서서 투쟁하고 싸우며 살아간다. 모든 인간의 인생은 자신을 둘러싼 세계와 맞서 싸우며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그 여정 속에서 우리는 자신이 정한 길을 가기도 하지만 삶의 방향성을 잃고 헤매이기도 한다.
"인간은 누구나 이 어려운 시기를 거친다. 보통 사람에게 이 시기는 자신의 끓어오르는 생명력이 주변 환경과 격렬하게 충돌하는 지점, 앞으로 나아갈 길을 열어가기 위해 가장 쓰라리게 투쟁해야 하는 시점이다. 운명일 수밖에 없는 죽음과 새로운 탄생을 인간은 인생에서 단 한 번 겪지만, 어린 시절이 뿌리부터 흔들리며 무너져 내릴 때, 그동안 정든 개 슬금슬금 차취를 감추며 불현듯 고독과 우주 공간의 냉혹함을 실감할 때 우리는 죽음이 이런 것이 아닐까 괴로워 한다."
-p. 80
그렇게 삶의 방향을 잃고 방황하고 헤매일 때,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내가 누구인지에 대한 자아정체감에 혼란이 올 때, 이 책은 그때마다 나를 붙잡고 내가 누구인지 생각하고 성찰하게 해주었다.
우리는 삶을 살아가면서 두 가지 세계를 만나게 된다. '밝음'과 '어둠'의 세계, 선과 악의 세계, 즉 크루머의 세계와 데미안이 존재하는 세계인 것이다. 이렇게 상반되는 세계의 대립 속에서 싱클레어는 자아가 미성숙한 '어린 나'에서 데미안을 통해 자아를 성숙하고 깨어있는 존재인 '성숙한 나'로 성장하게 된다. 그런 자아성장의 과정을 헤르만 헤세는 주인공 싱클레어를 통해 보여준다. 그 모습은 정말 새가 알에서 부화하는 과정처럼 힘들고 자아성찰이 요구된다.
그리고 병아리가 알에서 깨어나기 위해서는 어미 닭이 밖에서 쪼고 병아리가 안에서 쪼며 서로 도와야 알이 순조홉게 완성되는 것을 의미하는 '줄탁동시'라는 말처럼 라는 새가 알을 깨고 나오는 과정 속에 밖에서 알을 깨는 것을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 조력자가 바로 데미안인 것이다. 그렇게 싱클레어는 데미안으로 자아를 인식하고 자아가 깨어있게 된다.
그 깨어있는 자는 데미안이 말한 '카인과 아벨'이야기에서의 카인과 같은 자, '탁월함'과 같은 특별한 표시를 가진 카인의 후예들이다. 데미안에 따르면 그 표시를 가진 자들은 서로 알아보고 만나게 된다. 싱클레어와 데미안이 만난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카인의 표시를 가진 용기있는 사람들과 아벨과 같이 두려움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세계는 서로 떨어져 있지 않다. 그 세계는 서로 공존하며 맞닿아 있다.
하지만, 삶의 여정이 결국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듯이, 자신이 누구인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는 이미 자기 안에 있다. 마지막 부분에서 데미안의 말처럼, 내 안으로 깊이 내려가 내 본래의 형상을 찾고 만나야 하는 것이다.
"이후 나에게 일어난 모든 일은 아팠다. 하지만 원할 때마다 열쇠를 찾아 내 안으로 깊이 내려가, 그곳의 어두운 거울, 운명의 형상들이 잠들어 있는 어두운 거울 앞에 서서 고개를 숙이고 들여다보면, 나는 내 본래의 형상, 완전히 그를 닮은 형상을 만난다. 그, 나의 친구이자 인도자와. "
-p. 270
이 책을 삼독을 하면서도, 여전히 이 책은 나에게 새롭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며 다시 한번 나에게 질문을 던진다. '나는 누구인가', 어린 시절, 나에게 처음 던진 질문 '나는 누구인가?" 그때는 그 질문이 한없이 어렵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가 너무나 어려웠는데, 중년의 나이에 접어든 지금에서야 조금 알 것 같다. 나는 누구인지...
하지만, 여전히 나에게 질문을 던진다. "나는 누구인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매번 이 책을 읽으며 찾으려고 노력했듯이, 앞으로도 난 이 책을 읽으며 수십 번 던진 질문을 할 것 같다.
"나는 누구인가?" 라고 말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