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라이너 마리아 릴케 지음, 이은미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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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 예술 그리고 삶의 본질을 파고드는

한 예술가의 내밀한 고백"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를 읽고



"고독과 예술, 삶의 본질을 파고드는

한 예술가의 내밀한 고백을 엿보다"

-아름다움과 고통, 삶과 죽음을 조화시킨

릴케의 서간집




1903년 오스트리아 군사학교 학생이었던 19살 한 청년이 군인이 될 운명과 작가가 되고 싶은 열망 사이에서 고민한다. 불안한 미래를 앞두고,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하던 중 그는 선배 졸업생이자 시인이었던 릴케에게 자신의 시를 보내며 조언을 구했다. 1903년부터 1908년까지 약 5년 동안 그는 릴케와 10통의 편지를 주고 받았다. 그 10통의 편지 속에서는 고독, 사랑, 예술가의 소명, 내면의 성찰, 삶의 본질 등 릴케의 철학을 포함한 한 예술가의 내면이 담겨 있다.

그렇기에 이 편지들은 후배와 선배가 단순히 주고받은 사적인 편지들이 아니다. 이 편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라는 질문에 대해 한 예술가의 삶의 철학을 들려준다. 카푸스라는 한 청년에게 보낸 편지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영혼을 위한 가이드북이 되었고,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전 세계 사람들에게 '인생의 성전'처럼 읽히고 있다.

이 10통의 편지들의 내용들에서 우리 삶의 태도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고독, 인내, 내면 이 세 가지 핵심 키워드에 대해 편지 속 릴케의 문장들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릴케가 말하는 '고독'이란 무엇일까? 릴케는 '고독'을 외로움이나 결핍으로 보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고독을 삶의 버팀목이자 안식처로 보았다. 고독을 통해 우리는 나아가야 할 길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고독은 한 인간이 자신의 영혼과 대면하여 거대한 세계로 확장할 수 있는 장소이자 수단인 것이다.

"하지만 당신의 고독은 아주 낯선 관계들 속에서도 당신의 버팀목이자 안식처가 되어 줄 것이며 그 고독에서부터 당신은 당신이 나아갈 길들을 모두 찾아낼 것입니다.

-p. 50

고독이 크고 무겁다고 불평하지 말고 오히려 기뻐해야 한다. 고독이 없는 삶은 없으며 고독 자체가 크고 견디기 힘든 것이다. 고독은 외톨이가 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과 마주하는 가장 풍요로운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고독은 피해야 할 것이 아나라 지켜내야 할 공간인 것이다.

"하지만 당신의 고독함이 엄청나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면 이에 기뻐하십시오. (자기 자신에게 이렇게 질문해 보십시오.) 고독이 엄청나지 않다면 그게 무슨 고독이겠습니까. 고독은 하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고독은 엄청나고 우리가 쉽게 감당할 수 있는게 아닙니다. 대개 모든 사람에게 지극히 평범하고 진부한 유대 관계들을 고독과 바꿔버리고 싶은 순간들이 찾아옵니다.

그런데 그때야말로 고독이 성장하는 시간이 아닐런지요. 그도 그럴 것이 고독의 성장은 아이의 성장처럼 고통스럽고 봄의 시작처럼 슬프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혼란스럽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한 건 오로지 고독, 엄청난 내적 외로움뿐입니다. "

-p. 59-60

오히려 고독은 사랑해야 하는 것이다. 고독이 건네는 고통을 견뎌내야 한다. 가까운 주변 사람들과 멀어졌다고 힘들어 하지 말라. 그것은 당신 주변이 넓어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며 당신 반경이 커져 있으며 더 나아가 당신이 성장했다는 것이다.

"당신의 고독을 사랑하십시오. 그리고 이 고독이 아름다운 푸념 소리와 함께 당신께 건네는 고통을 견뎌 내십시오. 당신은 당신과 가까운 이들이 멀리 있다고 말하지만, 이는 당신 주변이 점차 넓어지기 시작했음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당신 주변이 멀다면, 이는 당신 반경이 별들 사이사이로까지 퍼져 대단히 커져 있음을 뜻합니다. 그 누구도 데리고 들어갈 수 없는 당신의 성장에 기뻐하고, 뒤처지는 이들에게는 친절하길 바랍니다."

-p. 48

사람들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삶의 정답을 찾으려고 한다. 하지만 릴케는 이런 조급함을 경계하고 모호함을 견디는 힘을 강조한다. "지금 당장 답을 얻으려 하지 말고 질문 그 자체를 사랑하라" 라고 말하며 인내심을 가질 것을 당부하고 있다. 아직은 그 답을 삶 속에서 찾을 수 없지만 그 질문들을 삶 속에 녹여내고 시간이 지나면 그 해답들이 삶 속으로 들어오게 된다. 그렇기에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려고 애쓰기 보다는 그 질문을 품고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다 보면 어느 날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삶과 내면 속에서 그 답을 찾게 되는 것이다.

릴케에게 있어서 '인내'는 단순히 참고 견디는 힘이 아니다. 그 이상의 의미로 삶의 신비가 스스로를 드러낼 때까지 기다릴 줄 아는 성숙한 사랑의 태도인 것이다. 이 인내심은 특히 지금과 같이 모든 것이 빠르게 변화하고 불확실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덕목인 것 같다. 모호함을 견디고 자신의 삶과 내면 속에서 그 답을 찾아나가려고 노력하는 과정 자체가 중요한 것이다. 인내는 기다림이 아니라 신뢰인 것이다. 내 삶 속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나의 내면을 가꾸고 내 삶을 풍성하게 하는 과정이라는 신뢰를 바탕으로 현재의 불확실함과 불완전함을 기꺼이 껴안는 능동적인 용기인 것이다.

"당신의 마음 속 해결되지 않은 모든 것에 인내심을 가지십시오. 의문 역시 아주 낯선 언어로 쓰인 책들이나 굳게 닫힌 방처럼 사랑하십시오. 지금은 해답을 찾지 마십시오. 아직은 이들을 당신 삶 속에 녹여 낼 수 없기에 아마도 당신에게 주어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중요한 건 모든 것을 살아 내는 것입니다. 지금은 질문들을 당신 삶 속에 녹여 내십시오. 그러면 먼 훗날, 당신도 모르는 사이에 서서히 그 해답들 속으로 들어가 살게 될 것입니다. 굉장히 복 되며 순수한 삶을 가꾸고 형성해 나갈 가능성이 당신 내면에 들어 있을 겁니다. 그곳으로 당신 자신을 끌고 나아가십시오. 그리고 당신이 맞닥뜨리는 모든 일이 오로지 당신 뜻에 의한 것이라면, 당신 내면에 닥친 어떤 위기에 의해 발생했다면, 이를 감수해야 할뿐더러 그 어느 것도 미워해서는 안 됩니다.

-p. 42

많은 사람들이 자신 주변에 일어나는 문제에 대해 외부에게 원인을 찾으려고 한다. 그 문제의 원인은 자신의 내면에 있으며 모든 일은 자신의 내면으로부터 비롯된다는 사실을 잊고서 말이다. 이에 대해 릴케는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라고 말하며 내면의 성찰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내면 성찰은 단순히 자신을 돌아보는 반성이 아니라 자기 존재의 뿌리로 내려가는 치열한 탐구이자다. 외부의 시선과 타인의 평가에서 벗어나 자신의 내면 깊은 곳으로 침잠하여 성찰을 통해 자신의 삶의 근거를 찾으라는 것이다. 당신의 마음이 가장 고요해지는 시간 속에서 당신을 움직이게 하는 근원적인 힘이 어디에 닿아 있는지 살피는 것이다.

특히 자신의 하는 일, 예술, 사랑 등에 대한 의문과 고민이 생길 때, 자신에게 "내가 이것을 못하게 된다면 죽음을 택하겠는가?" 라는 질문을 던져보라. 만약 그 질문에 대해 "그렇다"라고 대답한다면 그때는 그 뜻과 의지 그대로 그 삶을, 그 일을 해나가면 되는 것이다.

"당신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일에 온 마음을 다하십시오. 당신의 내면은 당신이 사랑하는 그 어떤 것보다도 소중합니다." 라고 말하며 내면의 성찰을 통해 비로소 인간은 자유로워질 수 있고 자신을 가장 깊이 사랑할 수 있는 것이다.

"당신의 내면을 들여다보십시오. 당신으로 하여금 글을 쓰게끔 하는 게 무엇인지를, 그 이유를 면밀하게 살펴보십시오. 기것이 당신 내면 가장 깊은 곳에 뿌리내려 있는지 확인해 보십시오. 글쓰기를 포기할 바엔 차라리 죽음을 택하겠습니까. 스스로에게 솔직해져 보십시오. 그리고 밤 가운데 가장 고요한 시간대에 이 질문을 당신 자신에게 던져 보십시오. 나는 글을 써야만 하는가? 솔직한 대답을 당신 내면 깊은 곳에서 찾아보십시오. 만약 그 대답이 긍정적이라면 이 중대한 질문에 "나는 그래야만 한다"라고 당신이 간절하고도 확고하게 대답할 수 있다면, 그때엔 이 필요에 간결하고도 확고하게 대답할 수 있다면, 그 때엔 이 필요에 맞게 당신의 삶을 살아가십시오. 가장 하찮고 가장 무의미한 시간에도 당신의 삶은 글쓰기를 향한 갈망의 표시이자 증거가 되어야 합니다.

-p. 16

"젊은 시인이여, 당신 내면에 자리한 세상을 생각하고, 그 생각을 당신이 원하는 대로 명명하십시오. 유년 시절의 추억일 수도 있고 미래에 대한 동경일 수도 있습니다. 당신 내면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에 주의를 기울이고 당신 주변의 그 어떤 일보다 이를 우선시하십시오. 당신의 가장 깊은 내면에서 일어나는 일은 당신의 모든 사랑을 받을 만큼 아주 가치 있는 일입니다. 그러므로 이를 어떤 식으로든 다뤄 내십시오. 그리고 사람들에 대한 당신 입장을 설명하고자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허비하지도 말고, 너무 많은 용기를 상실하지도 마십시오."

-p. 61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다. 릴케가 전하는 삶의 철학은 불확실하고 불안한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삶의 방향을 제시해주는 좋은 나침반이 될 것이다. 그렇기에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릴케가 남긴 위대한 인생의 격언이 아직도 이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용기와 힘 그리고 희망을 주는 이유일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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