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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인의 사랑 ㅣ 소담 클래식 5
프리드리히 막스 뮐러 지음, 안영란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5년 8월
평점 :
"순수하고 아름다운 두 영혼의 사랑 이야기"
막스 밀러의<독일인의 사랑> 을 읽고

"우리를 사랑으로 이끄는 힘은 무엇인가
사랑은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가"
-언어학의 대가 막스 밀러가 집필한
단 한편의 순수 문학-
"세기를 거슬러 순수하고 감성적인 언어로 전달되는 사랑과 관한 깊은 울림이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한번 독자들의 마음을 두드린다"
사람들은 흔히, 쉽게 사랑을 이야기한다.
사람들은 "사랑해" 라는 말을 너무 쉽게 하고 너무 빨리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사람들은 너무나 쉽게 그 사랑을 포기하고 쉽게 이별한다.
그리고 사람들은 또다시 사랑에 빠지며 "사랑한다" 라고 말한다.
이렇게 사랑하고 이별하고 또다시 사랑한다.
우리는 그것을 '사랑'이라고 부른다.
그것은 어린아이와 같이 순수하고 완전하고 즐거운 사랑이 아니다.
이런 사랑에 대해 이 책 『독일인의 사랑』에서 막스 밀러는 그런 사랑은 "공포와 빈곤을 지닌 사랑, 용솟음치는 격정과 불타는 정열을 지닌 사랑'이라고 말한다. 그것은 바로 이기적인 사랑, 절망적인 사랑인 것이다. 시인이 노래하고 젊은 남녀가 믿는 사랑이란 바로 이런 부류의 사랑이다. 그것은 활활 타다가 꺼지고 마는 불꽃으로, 따뜻하게 해주지도 못하고 연기와 재만 남을 뿐이다. -p. 24이 책 『독일인의 사랑』을 읽으며 '사랑'이라는 것이 과연 무엇일까 생각해본다. 순수하고 아름다운 두 영혼의 사랑 이야기를 읽으면서 우리는 너무나 쉽게 사랑이라는 말을 한다는 사실을, 사랑이란 단순히 감정적이고 육체적인 것, 정신적인 것뿐만 아니라 '나는 너의 것이고, 너는 나의 것이다. "되는 영혼의 합일 단계까지 이르는 고귀하고 숭고한 것이다.그 사랑은 '왜' 라는 질문이 필요없는 너무나 본질적이고 근원적이다. 마치 어린아이에게 왜 태어났냐고 물어볼 필요가 없듯이, 들판에 핀 꽃들에게 왜 피어났느냐는 질문이 필요 없듯이 말이다.어린아이에게 왜 태어났냐고 물어보십시오.
그리고 들판에 핀 꽃들에게 왜 피었느냐고 물어보십시오.
태양에게 왜 비추느냐고 물어보십시오.
나는 당신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우리들은 서고 걷는 것, 말하고 읽는 것 등을 배운다.
하지만 누구도 우리에게 사랑을 가르쳐 주지는 않는다.
사랑이란 우리들의 생명과도 같은 것이어서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온 우리 존재의 밑바탕이기 때문이다.
마치 한 편의 시를 읽는 것 같다. 뚜렷한 기교나 독창적인 서술 방식이 쓰이지 않았지만, 언어학자 답게 쓰여있는 문장 하나 하나가 아름답게 느껴진다. 어린 시절부터 시작해서 과거를 천천히 회상하면서 이루어지는 여덟 개의 회상으로 구성이 되어 있는데 시와 같이 순수하고 아름다운 단어들로 이루어진 문장들이 그 두 남녀의 사랑들을 더욱더 아름답고 고결하게 만드는 것 같다. 이 책에 쓰인 사랑에 대해 규정한 말보다 더 어떻게 사랑을 더 잘 표현할 수 있을까? 한 문장 한 문장 천천히 읽으면서 조금씩 그 문장을 음미한다. 마치 음식의 맛과 풍미를 맛보기 위해 입 안에서 천천히 그 맛을 음미하면서 먹듯이 말이다.한 떨기의 꽃도 햇빛이 없으면 피지 못하듯, 사람도 사랑 없이는 살아갈 수 없다. 낯선 세상의 냉혹한 진눈깨비가 어린아이의 마음에 처음으로 불어닥칠 때, 하느님의 빛과 사랑과 같은 부모의 시선이 사랑의 따뜻한 햇살을 아이에게 비추지 않는다면 어린아이의 가슴은 그 두려움을 어떻게 견뎌 낼 수 있을까?
-p. 22화자인 '나'의 어린 시절로부터 첫 번째 회상은 시작한다. 그 어린 시절은 경이롭고 순수하고 아름다운 즐거움으로 가득 차 있는 시간이었다. 순수하고 천진난만하고 어린 시절에 대해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어린 시절은 그 나름의 비밀과 경이로움을 가지고 있다고, 그것은 적절히 표현할 수도 없고 해석할 수도 없을 정도로 지극한 행복감을 느끼는 영원한 삶인 것이다. 그렇게 작가는 첫 번째 회상에서 어린 시절의 순수하고 천진난만함을 노래한다. 자연의 아름다움과 어린 아이의 순수하고 자유로운 영혼을 노래하는 문장들이 이어진다.어린 시절은 그 나름의 비밀과 경이로움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누가 그걸 적절히 표현할 수 있으며 그 뜻을 풀어서 해석할 수 있겠는가? 우리는 모두 이 고요한 경이의 숲을 지나왔다. 한때 그 지극한 행복감 속에서 눈을 떴으며, 인생의 아름다운 현실은 밀물처럼 밀려와 우리의 영혼에 흘러넘쳤다. 그때는 온 세계가 우리의 것이었으며, 우리는 온 세계의 것이었다. 그것은 일종의 영원한 삶이었다. 시작도 끝도 없고. 정지도 고통도 없는 영원한 삶이었다. 우리의 마음 속은 가을 하늘처럼 맑았고, 제비꽃 향기처럼 신선했다. 그리고 주일날 아침처럼 고요하고 거룩했다.-p. 9두 번째 회상에서 화자인 '나'는 성에 가게 되고 그곳에서 운명적인 사랑인 '마리아'를 만나게 된다. 그때부터 그의 사랑은 시작되고 두 번째, 세 번째, 마지막 회상에 이르게 될 때까지그들의 사랑은 점점 더 깊어지게 된다. 그리고 그 사랑은 마리아가 세상을 떠나게 될 때까지 그리고 그녀가 떠난 후까지도 그 지고지순한 순수하고 아름다운 사랑은 계속된다. 그렇기에 그의 사랑은 단순한 육체적인 사랑이 아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앞에서도 결국 바래지지 않는 사랑이며, 비록 활활 타오르는 불꽃은 아니지만, 은은하게 타오르는 모닥불과 같은 은은하지만 꺼지지 않는 사랑이다. 그와 그녀의 사랑이란 '내 것이 너의 것이 되고, 너의 것이 내 것이 되는 영혼과 육체의 일치, 합일에서만 가능한 완전한 사랑인 것이다. 그리하여 그들은 신에 대한 믿음과 겸손으로 완전한 사랑을 구하게 된다. 이제 그 사랑은 한 개인의 사랑이 아니라, 인류애의 사랑인 것이며 신에 대한 사랑과 믿음인 것이다. 그러다가 인생의 폭포하는 것이 다가오게 된다. 그것들을 언제까지나 기억에 남아 있어 우리가 그곳을 멀리 지나 영원이라는 고요한 대양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을 때에도 먼 곳에서 그 폭포수가 쏟아지는 웅장한 소리가 들리는 것 같이 느껴진다. 그뿐만 아니라 그 소리는 우리에게 남아 우리를 앞으로 전진시키는 인생의 추진력까지도, 그 근원과 영향력을 폭포수로부터 얻고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p. 39한 방울의 눈물이 대양에 떨어지듯 그녀에 대한 사랑은 인류라는 대해에 떨어져 수많은 사람들 속으로 스며들어 그들을 에워싸게 되었다. 어린 시절 내가 그렇게도 좋아하던 수백만의 '타인'들을.-p. 166그리고 인류애적 사랑은 자기 자신에서 나아가 다른 사람들을 사랑하는 힘이 되고 마침내 신에 대한 감사로까지 이어지게 된다. 이 책 속 사랑보다 어떻게 더 사랑을 철학적으로 말할 수 있을까? 우리를 사랑으로 이끄는 힘이 무엇인지, 사랑이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 이 책보다 다른 어떤 책이 더 잘 보여줄 수 있을까!마리아는 나의 마음을 이 세상에 묶어 놓는 유일한 존재였다네. 내가 참아 왔듯 자네도 이 삶을 참고 견뎌야 하네. 그리고 쓸데없는 슬픔으로 단 하루라고 허비하지 말고, 그들을 사랑하고 그녀와 같이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사람을 만나고 사랑했다가 마침내는 잃어버린 것까지도 신에게 감사하도록 하게나."-p. 165-166
순수하고 감성적인 언어로 울리는 사랑에 관한 깊은 울림이 세기를 거슬러 가슴 속 깊이 전해져 온다. 단어 하나하나, 문장 하나 하나를 다듬고 가다듬은 작가의 열정과 진심이 느껴진다. 정결하고 고결한 단어들로 이루어진 문장들을 천천히 읽다보면 그 문장들 하나 하나 속에 숨겨진 아름다움과 깊은 의미를 깨닫게 된다. 언어학의 대가인 막스 밀러가 집필한 단 한 편의 순수 문학 작품인 이 책 『독일인의 사랑』! 그렇기에,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현재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순수하고 아름다운 사랑의 언어에 깊은 울림과 감동을 느끼는 것이겠지. 사랑을 아는 사람이라면 사랑에는 척도가 없다는 것, 사랑에는 많고 적음이 있을 수 없다는 것, 사랑을 할 때는 온 마음과 영혼을 다 바치고 온 정열과 정성을 다해야 한다는 사실을 안다.
-p. 22-23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