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셰이커 ㅣ 래빗홀 YA
이희영 지음 / 래빗홀 / 2024년 5월
평점 :
"우정과 사랑을 위한 시간 여행"
이희영의 <셰이커> 읽고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4/0820/pimg_7526911564401730.jpg)
"셰이커를 흔들면 그 여름 너에게로 가는 문이 열린다."
-이희영 작가의 첫 번째 타임슬립 판타지-
마법의 약을 마시면 자신이 원하는 시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만약 그 시간이 어떤 사람의 인생을 180도 바꿀 수 있다면 대전환의 시기라면, 그 시간 이전과 이후로 인생이 바뀐다면 아마도 다시 그 때로 돌아가고 싶어할지도 모른다. 마치 지우개로 지우고 인생을 다시 쓰고 싶을 정도로 말이다. 더군다나 그 시간이 사랑하는 사람과 연관되어 있다면 말이다.
전작인 『페인트』로 40만 독자의 뜨거운 사랑을 받은 이희영 작가가 이번에는 타임슬립 판타지인 『셰이커』로 우리 곁에 돌아왔다. 그동안 청소년의 시선에서 가족의 의미를 찾아온 작가가 이번에는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막기 위해 시간 여행을 하는 이야기를 통해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해야 한다는 인생의 깨달음을 준다.
우리는 흔히 지나간 과거에 대해 '그 때로 다시 돌아가면 더 잘할 수 있을텐데.'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그렇게 살지 않을텐데' 라며 과거에 대한 후회와 자책을 한다. 정말로 다시 돌아가게 되면 더 잘할 수 있을까? 지금보다 더 나은 현재와 더 밝은 미래를 만들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해 작가는 주인공 나우가 다섯 번의 타임슬립하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해답을 제시한다. 32살의 나우는 13년 전, 비극적인 사로고 절친한 친구 이내를 잃게 된다. 친구의 죽음으로부터 1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친구를 그리워하고 친구의 상실로 인해 힘든 삶을 살아간다. 더군다나 죽은 친구의 연인인 하제가 친구의 죽음으로 슬퍼하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너무나 힘들다. 그녀를 나우 또한 지난 13년 간 사랑해왔고, 이제는 짝사랑이 아닌 진짜 사랑으로 만들려고 그녀에게 프로포즈를 하려고 한다.
친구의 연인인 하제는 13년 전 친구와 우연한 기회로 만나게 되었고, 그때부터 사랑이 시작되었다. 자기 대신 심부름을 하게 된 친구 이내는 그 일로 인해 하제를 만나게 되고 그 인연으로 인해 이내와 하제는 연인이 된다. 만약 그 때 친구를 보내지 않고 자신이 직접 나갔다면, 그래서 하제를 만났다면, 이내 대신 자신이 하제와 연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하제가 자신과 사랑하고 있지 않을까 ?
그런 과거에 대한 후회와 자책을 하고 있는 나우 앞에 과거로 여행할 수 있는 초대장이 놓이게 된다. 32살의 나우는 우연히 마주친 고양이를 따라갔다가 한 칵테일 바를 발견하게 되고, 그 곳에서 신비한 색의 음료가 담긴 칵테일을 마시게 된다. 그리고 그 후 눈을 떠보니 자신이 가장 고통스러운 시간이었던 열아홉 세계에 도착하였음을 알게 되었다. 그 시간은 친구인 이내가 비극적인 사고로 죽게 되는 바로 그 때인 것이다. 사고가 일어난 그 시간으로 돌아가면 친구의 죽음을 막을 수 있을까? 친구의 사고를 막아 친구를 살려내서 비극적인 미래를 바꿀 수 있을까? 아니면 사랑을 이루기 위해 하제와 이내의 사랑이 시작되었던, 세 사람의 운명의 단추가 잘못 꿰어진 15살 그 시간으로 돌아가야 하는 것일까? 어느 시간으로 돌아가야, 운명의 시간을 되돌릴 수 있을까? 비극적인 운명을 바꿀 수 있는 것일까?
과거를 고칠 수 있는 또 한번의 기회를 얻은 나우는 15살 하제와 이내의 만남이 시작되었던 그 때로 돌아간다. 이제 약속 장소에 나가는 사람은 이내가 아닌 나우가 되었고, 이내 대신 나우가 하제와 만나게 되었다. 과연 나우와 하제는 이내처럼 연인이 될 수 있을까. 얽히고 설킨 세 사람의 운명의 실타래를 이제는 풀 수 있을까?
다섯 번의 시간 여행을 하게 된 나우, 과연 나우에게 남은 것은 무엇일까? 과거의 다시 그 때로 돌아가면 미래 또한 바꿀 수 있을까? 하지만, 사랑과 우정을 위해 시간 여행을 한 나우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한 가지 결론을 얻게 된다.
그것은 바로 이 순간의 소중함, 이 순간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을 보라색이라고 가정해 보자. 그 안에는 과거인 붉은색과 미래인 푸른색이 적절하게 섞여 있다. 우리는 오롯이 현재만을 살아간다고 믿지만, 그럴 수 없는 게 또 인간의 삶이다. 이미 지나가 버린, 더는 어쩔 수 없는 과거와 아직 오지 않아, 완벽히 대비할 수도 없는 미래에 때론 우리의 소중한 현재가 저당 잡힌다.
-p. 266
어제의 오늘이 모여서 현재가 되고 현재의 오늘이 모여서 미래가 되는 법이다. 지나가버린 과거를 아쉬워하고 후회하거나, 아직도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해 불안해하거나 걱정하기 보다는 지금 현재의 삶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을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말해준다.
"당신은 미래의 나에게 미안해하지 않을 정도로 그 순간을 살고 있는가?
"당신은 지금 이 순간의 삶에 최선을 다하고 충실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