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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찾아올 그날을 위하여
이토 히데노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4년 7월
평점 :
"예정된 작별과 마주하기 위하여"
이토 히데노리의 <언젠가 찾아올 그날을 위하여>를 읽고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4/0806/pimg_7526911564386203.jpg)
"예정된 이별을 미리 준비할 필요는 없지만, 작별을 마주하는 법을
알아 두자."
-예정된 작별과 마주하기 위한 11가지 이야기-
반려동물 인구 1500만 시대를 맞이하여, 이미 반려동물은 우리 삶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어 버렸다. 출근 길에 반려동물과 아침 산책을 하는 사람들을 자주 본다. 이제는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사람들을 보는 것이 자연스럽고 어느덧 반려동물도 우리 일상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존재가 되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에게 찾아올 그날에 대해 , 반려동물과 예정된 작별과 그로 인한 상실의 고통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준비가 되어 있을까? 하지만, 우리는 아직 언젠가 찾아올 '그날'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정작 '
그날'을 맞이하고 나서야, 정작 아무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개의 평균 수명 14.48세, 고양이의 평균 수명 15.45세 그러기에 15년 이내에 직면하게 될 '펫 로스'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예정된 이별을 미리부터 준비할 필요는 없지만, 작별을 마주하는 법을 알아두어야 하는 것이다.
이 책 『언젠가 찾아올 그날을 위하여』는 언젠가 찾아올 그날을 마주하기 위한 11가지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있다. 특히 저자 또한 반려동물을 키우고 펫 로스를 경험했기에 누구보다도 슬픔과 상실감을 느끼고 있기에 훨씬 더 이 책의 내용에 더 공감하게 되었다. 아마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은 사람은 반려동물을 잃고 난 후 느끼는 슬픔과 상실감을 이해하기 힘들 것이다. 혹자는 "그깟 반려동물 하나 죽었다고..." 말하면서 따갑게 눈총을 주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주인조차 이렇게 슬퍼하고 힘들어하는 자신을 이상하게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저자는 그런 사람들에게 "반려동물을 잃고 슬퍼하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라고 당당하게 말한다. 이를 일컫어 '펫 로스'라고 하는데 이것은 "반려동물을 잃었을 때 주인이 느끼는 깊은 슬픔에서 회복에 이르는 전 과정" 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아직 이 펫 로스에 대해 연구된 것은 많지 않지만, 영국의 정신과 의사 케디는 펫 로스를 반려동물을 잃은 후의 비탄은 소중한 사람을 잃었을 때의 반응과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이 펫 로스 기간이 한 달, 1년, 10년까지 오래도록 지속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처럼 펫 로스 기간이 길어지면 수면 장애, 소화 불량, 우울, 무기력증으로까지 발전될 수 있어서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이 펫 로스를 극복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해 저자는 펫 로스와 관련된 사람들과 진행한 인터뷰와 설문 조사를 통해 그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의 반려동물인 '민트'를 잃은 후 겪은 상실감과 고통에서 시작하여 10년 이상 마음을 멈춰버린 여성, 반려묘가 세상을 떠난 후 섭식 장애를 앓게 된 연애인, 일하다 말고 통곡한 사진작가 등 그들의 펫 로스 경험을 통해 펫 로스를 잘 극복하는 것이 필요함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그들이 키우는 반려동물과 그로 인한 펫 로스로 인한 슬픔은 각각 달랐지만, 그들 모두가 반려동물과의 작별과 상실감에 힘들어하는 것은 공통적이었다. 어쩌면 반려동물을 키우는 순간부터 반려동물과의 작별은 예정되어 있다. 그런데 왜 많은 사람들이 '반려동물이 자신보다 빨리 죽는다' 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펫 로스로 힘들어할 걸 알면서도 그들은 반려동물과 함께하려 하는것일까? 그것은 반려동물이 선사해주는 기쁨이 그 슬픔이나 고통보다 훨씬 더 크다는 것이다. 만약 반려동물과 함께 하지 않았다면 그 기쁨과 행복은 아예 존재하지도, 아예 느껴보지도 못했을 것이다.
그러니 반려동물을 키우는 동안은 반려동물과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그날이 다가오거나, 그날이 오면 반려동물과 마주하며 올바른 이별 의식을 갖춰어 감사와 사랑을 담아 잘 보내주어야 한다. 저자는 마지막 순간까지 병이나 죽음이 아니라, 반려동물과 마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 순간까지 반려동물을 포근히 안아주거나, 함께 그 시간을 보내며 이별의 의식을 수행하는 것 그리고 그동안 함께 한 시간에 대해 감사를 표하는 것 등이 필요하다.
아마도 반려동물과의 시간이 기쁘고 행복했던만큼, 펫 로스의 고통과 상실감은 클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고통과 상실감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고 이상한 것이 아니다. 그러니 충분히 슬퍼하고 추억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펫 로스를 극복하는 방법 중 하나로 펫 로스 문제를 안고 있는 사람과 소통하며 함께 나누는 것 방법도 제안한다. 함께 그 슬픔과 추억을 나누다 보면 위로와 공감을 통해 그 슬픔과 고통이 완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새로운 반려동물과의 만남도 추천할 만하다. 펫 로스로 인한 고통이 너무 커서 다른 반려동물을 키우려는 생각을 하기도 힘들겠지만, 오히려 새로운 반려동물을 키우다보면 위로를 받을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예전에 키우던 반려동물과의 추억이나 그 기쁨이 사라지거나 잊혀지는 것은 아니다.
나는 그런 사람일수록 사정이 허락되는 한 새로운 아이를 맞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아이를 행복하게 하는 과정에서, 펫 로스로 인한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데 큰 도움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세상에는 행복해지기를 위한 '순서'를 기다리는 동물들이 있다.
-p. 213
펫 로스를 극복하기 위한 정해진 방법은 없다. 어쩌면 펫 로스를 극복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날이 오기 전에 그에 대한 준비를 한다면 조금은 그 날을 수월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지 모른다. 그날을 위한 준비를 한다면 더이상 고통과 상실감을 두려워하지 않아도 될 지 모른다. 그러니 언젠가 찾아올 그날을 위해, 이 책을 읽으며 그 준비를 하는 것은 어떨까. 그리고 그날을 위해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순간, 충분히 행복한 추억을 많이 만드는 것도 좋을 것이다.
반려동물을 잃은 아픔과 슬픔을 알고 있는 사람의 언어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모든 사람에게 언젠가 찾아올 ‘그날’을 위한 준비가 될 것이다.
- 본문 중에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