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다른 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강미 지음 / &(앤드)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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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생은 망했다는 청소년들에게 외치는 뜨거운 응원"
 
 
강미의 <
키 다른 나무들이  이루고> 를 읽고




"실패도 특권이야. 실패 면허증 발급해 줄 텐데 뭐가 걱정이야?"

 

-서로 의지하고 위하며 함께 성장해 나아가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


다양한 이유로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떠나는 아이들이 증가하고 있다. 출생률이 줄어 학교에 들어가는 아이들도 줄고, 학생 뿐만 아니라, 이제는 교사까지 학교를 떠나고 있다. 배움과 가르침이 만나는 즐거운 공간이어야 할 학교가 어느덧, 두렵고 무섭고 불편한 공간이 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학교 폭력의 피해 학생이나 가해 학생은 제대로 된 심리 치료와 재발 방지에 대한 해결책 없이, 학교에 더이상 적응하지 못하고 학교를 떠나고 있다. 그렇게 이번 생은 망했어 라고 '이생망'을 외치며 자포자기 하고 힘들어하는 아이들에게 
 이 책  『키 다른 나무들이 숲을 이루고』이 아이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공감을 주는 듯하다.

이 책에는 모두 각자의 다른 이유로 학교에 부적응한 아이들이 등장한다. 주인공인 '현'은 학교 폭력 피해 학생이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당한 학교 폭력은 중학교에 이어 고등학교까지 이어진다. 초등학교 때 아무 이유 없이 당한 학교 폭력은 그에게 트라우마로 남아 학교 교복만 봐도 손에 땀이 차오를 정도로 두려워했다.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 같이 느껴져서 이럴바에 차라리 자퇴를 하는 게 낫겠다는 결정을 하기까지 이른 상황 속에서 현은 위클래스 선생님을 통해 '청소년북돋음학교 부설 센터'를 소개 받게 된다. 그리고 현은 그 곳에서 자신처럼 학교에 부적응하게 된 '민철'과 '진목'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 곳에는 다섯 명의 수상한 멘토들도 있다. 호박벌, 아까시, 문문, 수달 그리고 같은 고등학생인 하쿠까지 그들이 과연 어떤 기준으로 선정되었는지, 그들이 멘토 역할을 잘할지 의심이 되는 상황 속에서 새로운 '555 나나숲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수상한 멘토들과의 50번의 만남, 500시간 몸 쓰기를 채워야 하는 수상한 미션들로 가득한 555 나나숲 프로젝트는 성공리에 끝마쳐질 수 있을까? 현, 진목 그리고 민철은 과연 그 프로젝트를 무사히 마칠 수 있을까?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동안, 수상한 멘토들과의 잦은 만남을 통해 아이들은 조금씩 자신의 상처 받은 마음을 인식하고, 치유하고, 새로운 기회를 얻게 된다. '이번 생은 망했어' 라고 생각하며 자포자기 심정으로 될대로 되라는 식으로 살았던 아이들은 점점 변하기 시작한다. 

인마, 어리니까 실패하는 거야. 내 나이쯤 되면 실패 없어. 왜? 시도하는 게 없으니까. 그러니까 실패도 특권이야. 그러니 면허증도 있는 거다....하쿠도 지금 입사 서류 넣는 곳마다 떨어지고 있대. 너만큼 다들 실패하고 있다고.(p. 93)


실패도 특권이라고 말하며 실패 면허증은 아무나 발급해주는 게 아니라며, 실패해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멘토의 말에 아이들은 내일을 향한 희망과 다시 한번 시도해보자는 용기를 얻게 된다. 비록 아이들이 잘못을 저지르고 실패도 했지만, 아이들에게 다시 한번 해보자! 우리 함께 가자! 라고 외치며 뜨겁게 응원해주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

호박벌, 아까시, 문문, 수달, 하쿠 또한 인생에서 성공한 사람들이 아니며, 각자 아픔과 실패를 겪으며 살아간다.
 사고로 18살 아들을 잃고 힘든 나날을 보내며 충무김밥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전직 교사 호박벌, 호박벌과 인연을 맺어 숲체원에서 숲해설가로 근무하는 아까시, 자립청소년 나이가 되어 보육원을 나와서 편의점 알바를 하며 생계를 이어가는 수달, 마이스터고를 다니며 회사 취업을 준비하는 하쿠, 시각장애인으로서 안마원을 운영하고 있는 문문까지 이 다섯 명의 멘토들은 겉보기에는 멘토의 자질이 없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은 무엇보다도 아이들의 아픔을 이해하고, 인간적인 만남과 교류를 통해 그들에게 꿈과 희망 그리고 용기를 준다. 단순한 말이 아닌 그들의 행동과 진심을 보여주면서 말이다. 

저기 저 나무들은 키가 다르고 덩치도 다르면서 숲을 이루었네요. 누군가 나서서 키 낮춰라, 줄 맞추자 얘기했더라면 숲은 병들었겠지요. 우리도 나와 또 다른 나, 수많은 내가 숲으로 만나는 중입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색을 유지하며 아름다운 숲을 이루는 나무로 성장하길 빕니다. (p. 216)


나무들의 키가 저마다 다르듯이, 우리 아이들의 모습과 꿈과 희망도 각기 다르다. 그런데 우리 교육은 키가 다르고 덩치도 다른 아이들을 똑같은 모양과 크기대로 맞추고 있는지도 모른다. 줄에 맞지 않는 아이들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그렇게 학교를 떠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런 아이들에게 실패 면허증을 주면서 '실패해도 괜찮아!", "힘들면 우리 함께 가자!" 라고 따뜻한 위로와 뜨거운 응원을 보내고 싶다. 또한 이 책과 같은 555 나나숲 프로젝트와 같은 상처를 치유하고 용기와 희망을 얻을 수 있는 대안학교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이 책이 학생과 선생님, 어른과 아이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함께 읽어보면서 우리 아이들이 처해있는 어려움과 고민들에 대해 생각해보고 학교를 떠나는 아이들을 위한 대안들을 마련해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을 듯하다.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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