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을 깨는 아이들
범유진 외 지음 / &(앤드)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름다운 청소년 꿈"

범유진, 이선주, 박하령, 황유미, 탁경은의  

<알을 깨는 아이들> 을 읽고 



"알을 깰 수 있을까?

알을 깨고 나와서 어디로 향하게 될까?"

-다섯 작가의 시선이 닿은 청소년 단편소설집-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에서  "새는 힘들게 싸워 알을 깨로 나온다. 그 알은 세계다."라는 유명한 구절처럼, 청소년기는 아이에서 어른으로 자아가 성장하면서 알을 깨야 하는 시기인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부모으로부터 정신적으로 독립하고 자아의식을 성장하면서 알을 깨고 나오는 것이 필요하다. 그 알을 깰 수 있는 원동력이 되는 것이 바로 '꿈', 즉 장래희망인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요즘 아이들이 자신이 알을 깨고 나와서 어디로 향해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는 '꿈' 이 없는 아이들도 많다.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이 되고 싶은지 모르는 채, 그들은 방황하고 헤매고 있다. 

병아리가 알에서 깨어나기 위해서는 어미 닭이 밖에서 쪼고 병아리가 안에서 쪼며 서로 도와야 알이 순조홉게 완성되는 것을 의미하는 '줄탁동시'라는 말처럼 라는 새가 알을 깨고 나오는 과정 속에 밖에서 알을 깨는 것을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 과연 우리 부모들은 아이들이 스스로 알을 깨고 나오도록 진심으로 돕고 있는지 생각해볼 일이다. 

 

이 책에 수록된 다섯 편의 이야기들은 아이들의 '꿈'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책 속 아이들은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꿈을 찾아가려고 노력한다. 그 꿈이 어느 직업군에 속하는지, 그 직업이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것인지를 따지지 않고, 자신이 하고싶고, 잘하고, 하면 행복한 진짜 '꿈'에 도전한다. 하지만, 부모들은 이런 아이들의 꿈을 응원하지 않는다. 그 꿈이 성공할 가능성이 있는지, 얼마나 돈을 많이 버는지에만 초점을 맞추고, 어른들의 잣대로 그 꿈을 재단하고 평가한다.

 

다양성 모델, 작가, 배우, 메타버스 크리에이터 등은 어른들 시선에선 바람직하지 못한 꿈일지 모른다. 하지만, 아이들은 부모의 반대에도 그 꿈을 향해 나아간다. 

이 책 속에서 '청소년들의 꿈'을 주제로 하여 저마다 알을 깨는 아이들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작품 속에 제시된 첫 번째 이야기인 <런웨이, RUN, WAY!>에서 범유진 작가는 자신의 꿈을 찾아나가는 지수, 나영, 나 이 세 명의 아이들의 꿈을 찾아나가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다.

자신의 꿈이 확고하여 꿈을 향해 나아가는 지수, 모델이 되고 싶어 열심히 모델학원에 다니면서 다이어트를 하는 나영,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도 몰라서 찾고 있는 과정 중인 주인공인 '나' 이렇게 세 명의 아이들을 모습을 보여준다. 아직 아이들에게는 '하고 싶은 것을 알고 찾는 과정'이 힘들기만 하다.

하지만, 아이들은 처음에는 장래에는 무엇이 되고 싶은지 아직 알지 못해서 힘들어하지만 다양성 모델이 되기로 한 나영과 나처럼 그렇게 점차적으로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서서히 알아가게 된다. 그러니 우리 부모들도 아이가 스스로 자신의 꿈을 찾도록 조바심 내지 말고 기다려주고 응원해주면 좋을 것 같다. 

 

“나도 그렇게 궁금한 게 생길까?”
내 밥그릇 위에 닭다리 하나가 놓였다. 엄마가 닭다리를 양보하다니, 정말 드문 일이었다.
“조바심 내지 말고 천천히 가렴. 어쩌면 이미 네 안에 궁금한 게 가득한데, 네가 모르는 것뿐일 수도 있어.”
-p.23

 

 두 번째 이야기인  <실패하겠다는 말>에서 이선주 작가는'작가'라는 꿈을 가지고 있지만, 부모와의 대립으로 힘들어하는 주인공 아름이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처럼 아이들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장래에 무엇이 되고 싶은지 찾았음에도 부모의 반대로 그 길을 향해 나가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주인공인 아름이 또한 작가가 되고 싶지만, 실패한 소설가인 엄마는 아름이가 자신처럼 실패하고 힘들게 살까봐 아름이가 문예창작학과가 있는 예술 고등학교에 가는 것을 반대한다.

그러나 실패할지 성공할지 그것은 아무도 알 수 없다. 그 길을 끝까지 가지 않는 한 말이다. 그러니 부모가 지레 짐작으로 해보기 전에 아이들에게 그들의 꿈을 포기하라고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그 꿈이 무엇이든지, 그 꿈의 끝에 무엇이 있는지, 끝까지 가봐야 알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꿈을 갖는다는 건 성공하겠다는 말과 같은 말이 아니라 실패하겠다는 말과 같은 말일까. 나는 그제야 엄마가 왜 그렇게 작가의 길을 반대했는지 알 것 같았다. 실패는 사랑이다. 실패할 것을 알면서도 놓지 못하는 것, 그게 사랑이라면 엄마는 더 이상 글쓰기를 사랑하지 않는다. 한때는 열렬히 사랑했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나는 글쓰기를 사랑하는가? 실패할 것을 알면서도 나는 계속 글을 쓸 수 있을까?

오직 글을 쓰는 순간을 통해서 위로받을 수 있을까.

사랑이 식은 후에도 엄마처럼 되지 않을 수 있을까.

내가 대답해야 할 차례였다.

-p. 79

 

 세 번째 이야기인  <토끼지 않습니다>에서 박하령 작가는 부모의 뜻대로 지금까지 앞만 보고 달려온 다현이의 모습을 보여준다.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하고 싶은 일을 찾기보다는 주변에서 좋다고 하는 일, 돈 많이 벌 수 있는 일 등 그렇게 세상의 잣대대로 살아오고 있는 아이들을 떠올려본다. 주인공 다현이의 모습을 통해 아직도 명문대 진학을 위해, 좁은 대학 관문으로 들어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생각해보게 된다. 다현이의 말처럼 우리 아이들이 주변 사람들의 기대에 밀려 토끼처럼 도망치듯 뛰지 말고 자기 페이스대로, 하고 싶은 일을 향해 따박따박 단정하게 뛰는 토끼가 되길 바래본다. 
 

그렇다면 내가 행복해져야 한다. 허세 부리다 떨어져 죽는 토끼 말고 내가 가고 싶고 하고 싶은 일을 향해 따박따박 단정하게 뛰는 토끼가 되어야 한다.

-p.119

 

네 번째 이야기인 황유미 작가의 <꿈의 등급>을 통해 꿈에도 등급을 매길 수 있을까? 만약 꿈에도 등급이 잇다면, 그 등급은 어떤 기준에 의해 매겨지는 것일까를 생각하게 했다. 

‘좋아…… 하나? 내가, 지금 이 일을 좋아하는 건가? 나는 사실 쓸모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돈 버는 데만 집착했던 게 아닐까?’
-p.156

 

 

마지막 이야기인 탁경은 작가의 <아무리 밥벌이가 중하다지만>을 통해 그동안 우리가 아이들의 꿈을 돈벌이, 밥벌이 수단으로만 바라보고 평가해온 것은 아닌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밥벌이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하고 싶은 일이 있고 그 꿈을 향해 나아가고 그 일을 시도해보는 것이 더 중요함을 이 이야기를 읽으며 깨닫게 된다.

 

남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돈을 잘 벌지 못해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충분히 밥벌이를 한다면 그것도 성공한 삶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할 때 가장 설레고 행복한지 빠삭하게 아는 친구들이 많아지기를 소망한다

- 「탁경은 작가의 말」 중에서

 

 

이 책 『알을 깨는 아이들』을 통해 아이들의 꿈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아이들에게 "너의 꿈은 뭐니?" "넌 커서 무엇이 되고 싶니?" 라고 질문하면 "저는 꿈이 없어요." "되고 싶은 게 없는데요." 라고 대답하는 아이들을 만나게 된다. 왜 너는 꿈이 없니를 탓하기 전에, 우리가 과연 아이들이 꿈을 찾을 수 있도록 얼마나 격려하고 지지해왔는지에 대해 생각해 볼 일이다.

이 책을 읽으며 꿈을 찾았지만, 그 꿈이 세상의 잣대로 평가되어 찢겨지고 망가져버린 것은 아닌지, 아이들로 하여금 밥벌이할 수 있는 꿈만 추구하라고 강요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