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밀리미터의 싸움 - 세계적 신경외과 의사가 전하는 삶과 죽음의 경계
페터 바이코치 지음, 배진아 옮김, 정연구 감수 / 흐름출판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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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 능선 오가며 고군분투하는 의사들"


페터 바이코치의  <1밀리미터 싸움> 을 읽고 



"죽음의 통계를 벗어나, 가능성을 만드는 의사들"

 

-1밀리리터를 경계로 삶과 죽음의 능선을 오가는 신경외과의 삶-

 

뇌는 우리 몸의 중추 신경계를 담당하며 우리 몸의 움직임과 행동을 관장하고, 신체의 항상성을 유지시키며, 인지, 감정, 기억, 학습 기능을 담당한다. 만약 이처럼 중요한 뇌에서 이상 신호가 들려온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요즘은 뇌졸증, 뇌출혈, 뇌경색, 뇌동맥류, 파킨슨병, 알츠하이머 등 뇌관련 질환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이런 질병이 발생했을 때는 뇌수술 밖에 방법이 없는데, 100% 생명을 보장할 수 없는 아주 위험 부담이 높은 수술이다. 이런 위험한 수술을 담당하는 사람이 바로 '신경외과 의사'이다. 

 

이 책 『1밀리리터의 싸움』의 저자는 세계적인 신경외과 전문의이며 베를린 자선 병원의 신경외과 최연소 과장이기도 하다. 저자는 이 책 속에 그동안 그가 시행했던 12건의 뇌수술 사례들을 들려준다. 한 해에 800여 차례 뇌수술을 책임지고 담당하는 현존하는 의사 중 세계 최고의 뇌과의이지만 그 또한 수술할 때는 삶과 죽음의 경계선을 넘나든다고 한다.

 

"신경외과 의사들은 아직까지도 대부분의 영역이 미지의 세계로 남아있는 중추신경계라는 은하계를 칼로 헤집으며, 단 1밀리리터의 수술적 간극을 통해 환자의 삶과 죽음 사이의 공간을 발라낸다."

-p. 5, <골든아워> 저자 이국종 교수의 추천의 글 중에서

 

이국종 교수의 추천사처럼 이 책은 신경외과 의사들이 어쩐 과제와 도전에 직면해 있는지, 그들이 얼마나 환자들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지 수술 사례들을 통해 깨달을 수 있었다.

12건의 수술 사례 중에서 동맥형 기형 환자인 마리의 수술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수술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오랫 수술 시간을 거쳐 그는 마침내 환자를 살려낸 기적을 연출했다. 수술을 하기 전에 환자에게 먼저 수술의 장점과 단점을 먼저 설명해주고 환자 본인이 감수하고자 하는 위험은 어떤 것인지 알아내려고 노력한다. 

환자가 처해있는 환경을 감안하고 환자를 먼저 고려하는 모습에서 그가 진정 환자를 위하고 살리는 진정한 의사임을 알게 된다.

 

또한 환자를 위한 결단력과 살리고자 하는 강한 의지도 엿볼 수 있다. '해를 입히지 말라'는 히포크라테스 선서에 반할지 모르지만, 비록 환자가 수술을 받아도 나아지는 부분이 없을 것이라 예상하는 상황에서도 그는 기꺼이 수술을 감행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선택 또한 환자에게 해를 입힐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의사들이 의료 사고를 비롯한 여러 법적 문제를 두려워하여 가능성 없는 위험한 수술을 하는 것을 꺼리는 상황 속에서, 오직 환자만을 위하는 그의 결단은 너무나 대단해보인다. 

 

그러나, 모든 수술이 100% 모두 성공할 수는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수술 이후 찾아오는 후유증은 의사 또한 예측하기 어렵다. 저자는 비록 수술 이후, 합병증이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그는 두려워하지 않고 환자들을 존중과 정직함으로 대한다. 물론 의사인 본인 자체도 숨지 말고 자기 자신에게 솔직해져야 한다고 말한다. 

 

한계를 넘어라(push limits)

그 어떤 것도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말라(take nothing for granted)

도전을 받아들여라(accept challenge)

 

수술은 혼자서만 잘해서는 성공할 수 없다. 수술하는 의사뿐만 아니라, 수술 과정 속에서 보조해주는 간호사, 마취과 의사 등 여러 사람들의 협동과 팀워크로 이루어진다. 

저자 또한 수술에 성공한 후에는 이 모든 공로를 환자들의 의지와 수술을 함께 해 준 의료진의 팀정신으로 돌린다. 환자, 의사, 의료진 등 이 삼박자 모두 맞아야 수술은 성공할 수 있는 것이다. 수술 중 죽을 수 있다는 두려움을 이기고 수술을 선택하는 환자의 강한 의지가 있기에 의사들은 환자에게 집중하고 최선의 좋은 결과를 만들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모든 수술이 성공할 수는 없기에 저자 또한 수술의 실패를 경험하였다. 만약 수술 중 환자가 사망하는 경우는 의사 본인 또한 절망하고 좌절하게 된다. 그래서 수술을 하기 전에 의사는 상당한 압박감을 느끼게 되는데, 저자는 이 엄청한 압박감을 벗어나기 위해 어떻게 하는지에 대해서도 말해준다. 

 

1밀리리터의 수술적 간극을 통해, 의사는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 있다. 이 책에 제시된 생생하고 긴박한 수술현장을 통해 그들의 압박감, 책임감, 절실함 등을 느낄 수 있었다. 그들이 얼마나 환자를 살리기 위해 애쓰고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지 새삼 깨닫게 된다. 또한 이 책을 통해 미지의 세계와도 같은 뇌수술을 간접 경험하기도 한다. 

한 인간의 생명이란 얼마나 존엄한가를 이 책을 통해 새삼 깨닫게 된다. 그리고 지금도 환자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세상의 모든 의사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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