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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널목의 유령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박춘상 옮김 / 황금가지 / 2023년 7월
평점 :
"건널목의 유령 속에 숨겨진 진실"
다카노 가즈아키의 <건널목의 유령> 을 읽고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3/0819/pimg_7526911563984688.jpg)
"건널목의 유령의 정체는?"
- 일본 사회파 미스터리의 거장 다카노 가즈아키의 최신작-
『제노사이드』와 『13계단』 등 사회파 소설 작품으로 유명한 작가 다카노 가즈아키가 11년 만에 신간 『건널목의 유령』과 함께 귀환했다. 제목에서 암시하는 것처럼 이 책은 진짜 유령이 등장하는 심령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대량학살이나 사형 제도 등 사회 문제를 고발해온 작가는 이번 책에서는 실제 유령을 등장시킨 심령 서스펜스를 보여주면서 또 한번 독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동안 전작과 비교해볼 때 이번 책에서 저자는 한 열차 건널목에서 촬영된 심령 사진을 바탕으로 그 유령의 신원을 추리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처음에는 건널목에 나타나는 의문의 긴 머리 여성과 사진 속 심령 사진을 보면서 '설마, 유령이겠어.' 라며 유령이 아닐 거라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진지하게 사회 문제를 고발하고 지적 유희를 보여준 작가의 전작들에 비해 괴담 심령 소설은 왠지 어울리지 않은 것 같았다.
하지만 작가는 이번에는 유령의 사진을 바탕으로 취재를 이어가는 전국 일간지 사회부 기자들의 취재 과정을 보여주면서 그 유령의 정체를 밝히고 있다. 어쩌면 유령이냐, 유령이 아니냐 하는 여부보다는 왜 그 여성이 억울하게 죽임을 당했는지, 왜 유령이 되어서까지 그 건널목에 나타나는 것인지 한 여성의 죽음의 진상을 밝히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여전히 작가는 사회파 미스터리 거장이라는 이름에 맞게 대단한 필력을 보여준다. 유령 사진 속 여성의 죽음의 진상 추적을 통해 여성을 착취하는 유흥가와 조직 폭력단의 실체, 부패 정치인의 실상, 건설사와 정치인과의 유착과 뇌물 등의 실체와 폐해를 고발하고 있다.
건널목의 유령 사진을 통해 비로소 유흥가에서 매춘 행위를 하며 억지 웃음을 지으며 힘겹게 삶을 살아야만 했던 한 여성의 억울한 죽음에 숨겨진 진실을 알게 된다.
인간의 혼이란 마치 한 편의 이야기나 음악, 혹은 살아있는 인간의 의식처럼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관념 속에서만 발현되는 무언가라고 정의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말을 주고받지 않아도 타인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듯 영혼과 교감할 수 있지 않을까?
-p. 121
만약 건널목의 유령이 아니었다면, 그녀의 억울한 죽음의 진실은 밝혀지지 않았을지 모른다. 어쩌면 진실 규명을 위한 유령의 계획이었는지도 모른다.
죽음의 순간에도 건널목까지 가서 죽은 그 여성의 마음을 어떻게 이해할까. 그 진심을 알게 되니 너무나 가슴이 먹먹해진다. 유령의 이야기라고 하면 무서울거라고 생각했는데 왜 이미 가슴이 아프고 슬픈지...
사회파 미스터리로 항상 우리에게 재미와 감동을 주는 다카노 가즈아키가 이번 책 『건널목의 유령』에서는 유령을 통해 사회문제를 고발한다. 정말 다음 책에서는 어떤 소재를 사용하여 사회 문제를 고발하면서 재미와 감동을 줄지 너무나 기대가 된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3/0819/pimg_7526911563984692.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