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구의 니쿠코짱!
니시 가나코 지음, 이소담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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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두 모녀 감동 스토리 "

니시 가나코 <항구의 니쿠코짱!>을 읽고 



 

“ 제대로 된 어른은 한 명도 없다. 그래도 모두 살아간다."

-2022년 일본아카데미상 애니메이션작품상 우수상 수상 영화

〈항구의 니쿠코짱!〉 원작 소설-

 

여기 특별한 모녀의 이야기가 있다. 너무나 못 생기고 뚱뚱하고 미련한 모습의 엄마와  그런 엄마와 달리 예쁘고 귀엽고 성숙하여 엄마를 챙겨주는 딸 이렇게 두 모녀가 있다. 정말 엄마와 딸이 어떻게 어울리지 않아도 너무 안 어울려 보인다. 어떻게 보면 누가 엄마이고 딸인지, 서로의 역할이 바뀌어 보인다. 세상에 이런 엄마와 딸의 이야기를 있을 수 있는가.

 

바로 이 책 『항구의 니쿠코짱!』에서 등장하는 엄마인 니쿠코와 딸인 기쿠린의 이야기이다. 이 책에서 작가는 걸걸하고 활달한 엄마인 니쿠코와 그런 엄마를 창피해하고 부끄러워하는 사춘기 초등학생인 딸 기쿠코 사이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책의 시작은 '니쿠코는 우리 엄마다' 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면서 자신의 엄마인 니쿠코에 대해 소개해준다. 원래 이름은 기쿠코인데, 뚱뚱하니까 다들 니쿠코라고 부른다고 한다. 뚱뚱하고 못생긴데다 너무나 한심해보이고 미련한 모습까지 더해서 딸인 기쿠린은 그런 엄마를  창피해하지만, 한편으로 마음 따뜻하고 낙관적인 모습에 그녀는 좋아한다.

아이같이 순진하고 긍정적인 모습의 니쿠코는 그래서 뚱뚱하고 못생긴 모습에도 불구하고 미워할 수 없다. 항구에 사는 마을 사람들조차 그런 니쿠코를 좋아한다.

 

처음에는 어떻게 엄마와 딸이 이렇게 다를 수가 있을까. 누가 엄마이고 딸인지 잘 모르겠다 하면서 의문을 가졌는데, 역시 그 속에는 출생의 비밀이 숨겨져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에 밝혀진 출생의 비밀에서 가슴이 먹먹해진다. 못생기고 뚱뚱하고 생각없이 단순하게 그저 웃기만 하던 니쿠코가 다르게 보였다. 그런 모습 속에 기쿠린을 향한 진정한 사랑과 모성이 느껴졌다. 어른이긴 하지만, 아이처럼 순수한 마음을 가진 니쿠코, 그런 깨끗하고 낙천적인 니쿠코의 모습 속에서 외모는 중요하지 않음을 알게 된다. 또한 니쿠코가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관심과 사랑이 얼마나 큰 것임을 깨닫게 된다. 니쿠코가 가진 따뜻한 마음과 배려심이 그녀의 추하고 뚱뚱한 외모의 모습을 덮고도 남는 것 같다. 너무나 매력적이고 사랑스러운 존재임을 비로소 마지막에 깨닫는다. 

 

그리고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되고 자신이 "아무도 원하지 않았는데 태어났으니깐" 이라고 생각하며 항상 조심하고 눈치만 보면서 폐를 끼치지 않으려고 살아왔다. 마지막에 외치는 기쿠린의 말이 너무나 가슴을 아프게 한다. 자신이 아무도 원하지 않는데 태어난 존재라는 걸, 친엄마에게 버림받았다는 것 이 모든 비밀들을 알고도 기쿠린은 내색하지 않고 오히려 니쿠코에게  걱정 끼치지 않게 하려고, 폐를 끼지지 않게 하려고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지 않은 채 살아온 것이다.  

 

“그러는 이유가 뭐냐? 뭐 말 좀 해보라.”
손을 꼭 쥐었다. 내 손등에도 혈관이 도드라졌으나 삿산의 혈관처럼 굵고 파랗지 않았다.
“……그야.”
“그야, 뭐?”
“나는, 아무도 원하지 않았는데 태어났으니까.”
-p.258~259

 

맹장염으로 배가 아픈데도 불구하고, 아프다는 말도 못하고 고통을 참아온 기쿠린에게 삿산이 말한다. 

“폐를 끼쳐도 괜찮아. 나는 니한테 조심하지 않을 기야. 남이 아니니까. 기쿠, 알아듣겠냐. 피가 연결되지 않았다고 해서 가족이 아닌 건 아이야. 나는 니를 가족으로 여기고 제대로 화를 내련다. 니가 화를 내고 짜증 난다고 난리를 쳐도, 제대로 화를 낼 기라고.”
가족이라는 말이 부끄러워서 나는 역시 삿산을 볼 수 없었다.
“그러니 괜찮다. 니는 쪽팔리지 않으려고, 폐를 끼치지 않으려고 뭐든 앞서 생각할 필요가 읎어.” 나는 목소리조차 내지 못했다. 그래도 그 대신 고개를 열심히 끄덕였다. 

-p.261

 

 바로 이런게 가족이 아닐까. 같은 점 하나 없어도, 서로 닮지 않아도,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가족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니쿠코와 기쿠린의 두 모녀가 보여주는 이야기가 감동과 함께 진정한 가족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그리고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영상 속에서 만나게 될 니쿠코의 모습을 보고 싶다.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번 영상 속에서 니쿠코와 기쿠린 두 모녀를 만나고 싶다.

 


이 글은 소미미디어 출판사로부터 도서지원을 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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