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의 작별
치넨 미키토 지음, 민경욱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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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손에 깃든 형과의 특별한 우정"

 

 치넨 마키토의 <두 번의 작별>을 읽고 



“내 왼손에는 '형' 이 있다. 내가 죽인 쌍둥이 형이..."

-치넨 마키토의 이제껏 본 적 없는 새로운 미스터리 소설-

 

전작인 『가면병동』, 『유리탑의 살인』으로 많은 독자들을 미스터리 스릴러 세계로 초대한 치넨 마키토가 이번에는 전혀 예상할 수도 없고, 이제껏 본 적 없는 새로운 미스러티의 소설로 우리 곁에 찾아왔다. 그동안 의학 미스터리를 포함한 감동 판타지로 우리에게 재미와 감동을 준 작가가 이 책  『두 번의 작별』에서 '에일리언 핸드 신드롬' 우리말로 '외계인 손 증후군이라는 병을 소재로 하여 독특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에일리언 핸드 신드롬'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는가? 우리말로 옮기면 외계인 손 증후군이라고 하는데 이 병의 증상은 한쪽 팔이 자기 의사와 관계없이 움직이는 것이다. 더군다나 주인공 다케시는 왼손이 의도하지 않게 마음대로 움직이고 그 손에서 목소리까지 들린다. 그 목소리는 바로 자신이 죽인 쌍둥이 형인 가이토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그 목소리는 다케시에게만 들리고 가족을 포함한 다른 사람들은 들을 수가 없다. 그래서 가족을 포함한 주변 사람들은 그를 정신병원에 입원시켜려 한다. 나도 맨 처음에는 다케시가 '형'이라고 불러서 진짜 형과 대화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그 형의 존재가 왼손에 깃들었고 자신의 몸의 일부에서 사는 형과 대화를 하다니 정말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다. 사실 에일리언 핸드 신드롬이라는 것이 처음 듣는 병명이고 책 속에서 끊임없이 형과 대화하는 다케시의 모습 또한 정상적으로 받아들이가 힘들었다. 

 

그래서 이런 에일리언 핸드 신드롬을 가진 다케시를 주인공으로 삼았고, 그런 병을 앓고 있는 다케시를 정상적으로 받아들이게 한 작가의 필력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마치 다중인격을 가진 '지킬과 하이드'를 보는 것 같았다. 책을 읽으면서 가이토는 다케시에게 어떤 존재일까. 왜 가이토가 다케시의 손에 깃든 것일까.  그 이유는 아마도 4달 전 가이토가 사고로 죽은 사건에서 찾을 수 있다. 가이토는 오토바이 사고로 인해 죽었는데 다케시는 형의 죽음이 자신 때문이고 그래서 자신이 형을 죽였다라고 생각했다. 그때부터 형이 자신의 왼손에 깃들게 되었고, 그 손에서 가이토의 목소리가 들렸다. 내 생각으로는 아마도 형을 죽인 죄책감으로 형의 존재를 의식하고 환각으로 형의 목소리를 듣는 것은 아닐까. 

 

지킬박사와 하이드와의 관계는 서로 적대적인 반면 다케시와 가이토의 관계는 서로 협동적이고 상호의존적이다. 다케시는 정신병원을 보내려는 가족들을 피해 왼손에 깃든 형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도쿄로 향한다. 그런데 강변에서 노숙하다가 살해당해 피투성이가 된 남성의 시체를 발견하게 된다. 의도하지 않게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몰리게 된 다케시는  왼손에 깃든 형과 도피행을 시작한다. 이 살인사건에는 에메랄드빛의 치명적인 약물인 '샤파이어'와 관련있다. 다케시를 유혹하는 사파이어, 형제에게 접근하는 여성, 샤파이어 판매책인 어둠의 조직 스네이크 등 작품의 재미와 미스터리를 높이는 요소들이 많다.

 

정말 '형제는 용감했다'는 말처럼 다케시는 왼손에 깃든 형인 가이토와 함께 사건의 진범을 찾기 시작한다. 과연 다케시는 살인사건의 용의자의 누명을 벗고 사건의 진실을 밝힐 수 있을까. 그리고 진짜 왼손에 깃든 가이토의 진정한 목적은 무엇일까. 다케시는 마지막엔 가이토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을 벗고 가이토의 지배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마지막까지 반전이 이어져서 도대체 진실은 무엇일까 끝까지 생각해보게 한다. 왼손에 깃든 형과의 특별한 유대 이야기가 비현실적이게 느껴지면서도 그 속에 담긴 두 형제의 특별환 형제애에 감동하게도 한다. 너무나 소중한 형이었기에, 형의 죽음을 받아들이기가 어려웠기에 왼손에 형의 존재가 깃들었다고, 그 형은 실존하는 인물이 아닌 다케시의 의식이 만들어낸 존재가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아울러 '사퍄이어'와 같은 약물 중독으로 인한 사회적 문제를 다룬 점도 인상적이었다. 특히 요즘 증가하고 있는 청소년의 약물 중독과 그로 인한 우울증이나 범죄같은 사회문제의 심각성을 작품 속에 반영하여 책을 읽으며 그 심각성을 인지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소중한 사람을 잃는다는 건 괴롭죠. 정말 괴로워요. 심장이 뭉개지는 것처럼."

"하지만 남은 사람은 그 사실을 받아들여야 해요. 받아들이고 앞으로 걸어가야 해요. 그게 세상을 떠난 소중한 사람을 위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에요."

-p. 521



이 글은 소미미디어로부터 도서를 무료로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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