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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할 수 없는 두 사람 ㅣ 아르테 오리지널 13
요시다 에리카 지음, 김은모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3월
평점 :
품절
" 사랑하고 싶지 않은 두 남녀의 유쾌한 동거"
요시다 에리카의 <사랑할 수 없는 두 사람>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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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지로 사랑하고 싶지 않지만, 평생 혼자 살아가기는 싫어."
-연애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두 사람의 유쾌한 동거 생활-
한때 결혼 전 동거가 유행한 적잉 있었다. 티비 모 프로그램에서는 가상결혼생활을 주제로 한 버라이어티 예능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었다. '결혼은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란 말도 있는데 이왕이면 결혼하기 전에 한번 살아보고 결졍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에 결혼을 전제한 양가 어른들의 동의하에 동거가 인정되기도 했었다. 모 드라마에서는 전혀 서로 연애 감정이 없는 남녀 주인공이 계약동거의 의해 결국은 결혼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그런데 만약 연애 감정을 느끼지 않고 사랑하지 않아도 되는 남녀간의 동거 생활은 어떨까. 그들의 동거도 결혼으로 골인활 수 있을까. 이 책 『사랑할 수 없는 두 사람』은 억지로 사랑하고 싶지 않지만, 평생 혼자 살아가기는 싫은 두 남녀의 이야기이다. 누구에게도 로맨틱한 감정과 성적 이끌림을 느끼지 않는 여자와 사랑하지 않아도 괜찮은 남자와의 유쾌한 동거 생활, 그들은 과연 임시 가족에서 진정한 가족이 될 수 있을까.
“저랑 연애 감정 빼고 가족이 되지 않으실래요?”
-p. 56
남녀가 연애 감정 빼고 가족이 될 수 있을까. 연애 감정이 없고 사랑하지 않는 두 남녀의 유쾌한 동거 생활이 시작된다. 로맨틱한 감정과 성적 이끌림을 느끼는 않는 사쿠코는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만난 블로그 글에서 에이로맨틱이자 에이섹슈얼이라는 자신의 성정체성을 발견하게 된다. 즉 자신은 남에게 성적으로 끌리지도 않고 연애 감정을 품지 않는 사람인 것이다. 그리고 그 블로그 주인이 자신의 회사 지점 마트 직원인 다카하시라는 것을 알게 된다. 자신과 비슷한 사람이 존재한다는 기쁨에 사쿠코는 다카하시에게 연애 감정 빼고 임시 가족이 되자고 제안한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만나서 함께 살면서 가족이 되듯이, 사랑하지 않아도 괜찮은 사람들끼리 같이 살면서 가족처럼 사는 것도 좋을 거라는 것이다.
이렇게 사쿠코와 다카하시는 서로의 필요에 의해 유쾌한 동거 생활을 시작한다.그들은 서로가 가족이 될 수 있을 때까지 임시 가족이 되기로 결정한다. 그러나 이렇게 시작한 그들의 동거는 주변 사람들에게 놀라움과 충격을 주게 되면서 각종 파문을 일으키게 된다. 결혼을 재 촉하던 부모는 비정상적이고 평범하지 않은 그들의 관계를 받아들이기 어려워한다.
하지만, 그들은 주위의 반대와 우려에도 소신을 굽히지 않고 그들의 동거를 이어나간다. 과연 그들의 유쾌한 동거는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그들은 임시 가족을 넘어서 진정한 가족이 될 수 있을까.
에이로맨틱이자 에이섹슈얼인 사쿠코와 다카하시의 동거를 보면서 다양한 형태의 사랑방식에 대해 생각해본다. 정말 그들의 말처럼 연애 감정도 없고 성적 이끌림도 없지만, 평생 혼자서는 지내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존재할 수 있다. 동성연애도 사랑의 한 형태로 인정받듯, 이들의 사랑의 방식도 인정받아야하지 않을까. 세상에는 이성간의 사랑 또는 동성간의 사랑만 존재하는 줄 알았는데, 사랑하고 싶지 않은 사랑도 존재하는 줄은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다. 마치 그들이 '연애는 하고 싶지 않지만, 혼자 살고 싶지는 않아!' 라고 외치는 것 같다.
연애 감정을 품지 않는 사람이 있듯이, 혼자 있기를 좋아하고 그게 행복한 사람도 있다. 나처럼 누군가와 함께 지내고 싶은 사람도 있다. 파트너가 동성인 사람도 있고 이성인 사람도 있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인데, 세상에서는 희한한 취급을 받기 십상이다.
하지만 여기서는 어떤 사고방식도 모두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p. 212
이 책 『사랑할 수 없는 두 사람』을 통해 연애와 결혼이 일반적이고 정상적인 것으로 받아들려지는 세상에서 비정상적이고 평범하게 보이지 않는 사랑의 방식을 고수하는 사람들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어떤 사랑의 방식이든, 그들이 편안하고 진정한 행복을 느낀다면 그것 또한 사랑이지 않을까 생각해보며 책장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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