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한 당신을 위하여
김다윤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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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한 당신을 위한 이야기"

 

김다윤의 <불행한 당신을 위하여>를 읽고 


"누군가를 불행하게 한 사람은 벌받아야 하잖아."

- 2022 STORYUM×NOVEL 스토리움 소설 공모전 당선작-
 

 

"당신은 불행한가요 아니면 행복한가요? 만약 당신이 피해를 당해 불행하다면 가해자를 처벌하고 싶나요?" 라고 누군가가 나에게 묻는다면, 나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까. 우리는 우리가 당한 피해에 대해 보상을 받고 그 가해자를 처벌하고 싶은 마음을 가지게 된다.

"누군가를 불행하게 한 사람은 벌받아야 하잖아" 라는 이 책 『불행한 당신을 위하여』에 등장하는 다온이의 말처럼 말이다. 가해자는 당연히 처벌을 받아야 하겠지만, 과연 처벌만이 최선의 방법일까. 마치"눈에는 눈, 이에는 이" 처럼 내가 피해를 당했으니 너도 처벌을 받아야 하는 것일까. 이런 의문에 대해 이 책   『불행한 당신을 위하여』을 통해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

 

평범한 대학생 다온이에게 도착한 붉은 색깔의 <불행한 이들을 위하여> 라는 제목의 책, 과연 이 책은 무슨 책일까. 처음에 다온은 이 책이 다른 여느 책들과 비슷한 평범한 책이라고 생각하지만, 곧 그 책을 이용하면 끔찍한 사건이 벌어졌던 현장으로 가서 가해자를 처벌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 책은 사람들을 불행하게 만드는 이들을 처벌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이 책을 사용하는 방법은 숫자가 적힌 페이지에 손바닥을 올리는 것입니다. 그곳에서 당신은 사람들을 불행하게 하는 이들이 받을 벌을 정해주시면 됩니다. 이러한 당신의 헌신에 대해 마땅한 보상이 주어질 것입니다.
-p.7


이 책은 마치 심판관처럼 사람들을 불행하게 만드는 이들을 처벌할 수 있다고 한다. 숫자가 적힌 페이지에 손을 올리면 가해자가 피해자를 괴롭히는 현장으로 이동할 수 있다. 그 현장으로 이동한 다온은 파란 빛이 나는 피해자와 붉은 빛이 나는 가해자의 모습을 보게 된다. 거기서  가해자는 피해자를 때리거나 괴롭히고 있다. 택배 기사에 의해 무참히 살해당한 20대 여성의 살인 현장을 목격하게 된 다온은 이 책을 통해 얻은 정보를 통해 마침내 살인자를 검거하고 그 죄에 합당한 벌을 내리게 된다. 이렇게 이 붉은 책을 통해 피해자에게 폭력을 행하는 사람들에게 벌을 내리게 된다.

 

그러나 그 가해자 속에는 그녀 자신도 포함이 되어 있었다. 시간은  8년 전 그 때로 돌아간다. 8년 전 그 때, 가정폭력을 일삼던 아빠가 저지른 방화에 의해 다온의 엄마가 죽게 된다. 다온은 자신의 엄마가 죽은 것이  폭력적인 아빠를 신고하지 못하게 말린 연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 사건 이후로 연우는 다온에게 마음의 빚을 지고 다온이 해달라는 대로 해주게 된다. 당연히 자신은 피해자이고 연우가 가해자인 줄 알았던 연우는 이 붉은 책을 통해 자신이 연우에게 가해자임을 알고 충격에 빠진다. 사실은 자신이 연우가혹하게 괴롭히고 있고 힘들게 하고 있음을 말이다. 여전히 죄책감과 우울함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연우는 다온이의 붉은 책을 통해 조금씩 서로가 피해자였음을 알게 되면서 그동안 자신들을 구속해왔던 죄책감에서 조금씩 벗어나게 된다. 그들의 관계가 조금씩 개선되면서 8년 전 멈추었던 시간은 다시 흐르게 된다.

 

붉은 책이 불행하게 만든 자들을 처벌하는 책이라면 푸른 책은 행복할 자들에게 축복을 내려주는 책인 것이다. 붉은 책의 세 번째 피해자인 해준은 불행한 자를 처벌하는 다온과는 달리 행복해야 할 사람들에게 축복을 준다. <행복한 이들을 위하여>란 책 제목또한 붉은 책의 <불행한 이들을 위하여>과 대조적이다. 

마치 착한 일을 하면 상을 주고, 나쁜 일을 하면 벌을 받는 것처럼, 다른 사람들을 불행하게 만드는 자는 처벌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사람에겐 축복을 내리는 것이다. 다온과 해준은 각자 자신들이 가진 붉은 책과 푸른 책을 통해 그들 주변의 사람들의 삶을 살펴보고, 그들에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인생의 모든 일들도 이렇게 선과 악의 판단이 명확하면 얼마나 좋을까. 그리고 이 세상에 잘못을 저지르고 다른 사람들을 불행하게 만드는 사람들이 처벌을 받으면 얼마나 좋을까. 정작 잘못을 저지르고도 전혀 그 잘못에 합당한 처벌을 받지 않고 없던 일로 넘어가거나 어영부영 흘러가버린 적이 얼마나 많은가. 아니면 다온과 해준처럼 착한 일을 하면 축복을 주고 나쁜 일을 하면 처벌을 하는 존재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과연 우리가 살고 있는 이 현실 속에서 그런 정의가 잘 이루어지고 있나 생각해보게 된다.

 

또한 잘못에 대한 처벌이 능사가 아님을 다온과 연우의 관계를 통해 보게 된다. 가장 최고의 처벌은 상대방의 잘못을 진심으로 용서하는 것이 아닐까. 이 책  『불행한 당신을 위하여』을 통해 내 주변 사람들을 돌이보게 되었고, 혹시 내가 다온이 연우에게 가해자였던 것처럼 알지 못하는 사이에 그들에게 상처를 주고 있지 않을까. 우리 또한 그들의 잘못을 용서해주고 도움의 손길을 내밀줄 아는 사람이 되어주는 것은 어떨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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