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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가 울다
박현주 지음 / 씨엘비북스(CLB BOOKS) / 2023년 3월
평점 :
"죽음과 삶 속에서 작가가 건네는 따뜻한 위로"
박현주의< 까미귀가 울다>를 읽고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3/0323/pimg_7526911563794464.jpg)
"그가 5년 전 자살을 막았던 소년의 눈에 그가 다시 보이기 시작한다."
-죽음과 삶, 절망과 희망 속에서 작가가 건네는 따뜻한 위로-
주변 지인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통해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그리고 요즘 늘어가는 자살을 보면서 왜 그들은 삶을 포기해야만 했을까 하며 그들의 삶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만약 누군가가 자살하는 사람들에게 따뜻하게 손을 내밀며 힘껏 그들의 손을 잡아주었다면 그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그들의 안타까운 죽음에 마음이 아프다.
이 책 『까마귀가 울다』에 등장하는 저승자사 '현'은 죽음을 선고하는 사자가 아닌 죽음을 선고받지 않은 이들을 살리는 사자인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에게 '저승사자'의 이미지는 무섭고 공포감을 주는 존재이지만, 이 책 속에 등장하는 저승사자들은 우리처럼 밥을 먹고 느끼고 행동하는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줘서 친숙한 존재로 다가왔다.
'사람을 살려서 자살을 예방하는 저승사자' 라는 이미지가 일반적인 저승사자 이미지와는 거리가 있지만 저승사자를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고 생각할 수 있어서 인상적이었다.
저승사자 '현'은 자살 예정자를 살리는 일을 하며 죽음을 선고받지 않은 이들을 살린다. 그런데 5년 전 저승사자 현은 자살을 결심한 열다섯 살 소년인 '이정운'을 만나게 된다. 그 만남 후 시간이 지나 저승사자 현은 스무 살이 된 이정운을 다시 만나게 된다. 저승사자는 자살을 결심한 사람에게만 보이는데, 왜 이정운의 눈에 저승사자 현의 모습이 보이는 것일까.
"설마....내가 보이는 거냐?"
놀라서 터진 혼잣말에 남자는 무언가 포착한 듯 미간을 찌푸렸다. 진짜 내가 보이는 건가? 나는 옆으로 걸음을 옮겼다. 죽음이 먼 자가 사자를 알아보려면 사자가 있는 장소를 인지하고 오랫동안 쳐다봐야 한다. 하지만 저 남자는 처음부터 알아봤다. 그렇다면 저자는..."
-p. 21
5년 전, 자살하던 이정운의 모습을 떠올리며, 저승사자 현 앞에 나타난 이정운, 그는 정말로 자살을 하기로 결심한 자살 예정자인가. 이정운의 모습이 다시 자신의 눈에 보이게 되자, 저승사자 현은 혼란에 빠지게 된다. 그때 겨우 죽음에서 삶으로, 절망에서 희망으로 나아가도록 방향을 바꾸었는데, 또다시 그는 자살하려고 하는 것일까. 5년 사이에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정말로 그가 저승사자 눈에 보이는 이유가 자살 때문인가. 아니면 다른 숨겨진 이유가 있는 것일까. 이제부터 자살을 막으려는 저승자사 '현'과 자살을 하려는 이정운과의 고군분투가 시작된다.
이 책 『까마귀가 울다』을 통해 삶과 죽음, 절망과 희망, 불행과 기적이 공존하는 이야기들을 만나보았다. 사람을 죽여서 죽음을 선고하는 저승사자가 아닌, 사람을 살려서 삶의 희망을 가지게 하는 저승사자 이야기가 삶에 지치고 절망하지만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준다.
"자살에 실패했다는 말은, 삶에 성공했다는 말과 동일하지 않다.
그래서 나는, 매일 인간을 살리기 위해 노력한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3/0323/pimg_7526911563794469.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