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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니시드
김도윤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2월
평점 :
"리얼리즘 미스터리 스릴러 "
깁도윤의< 배니시드>를 읽고

"연기처럼 사라진 남편, 10년 뒤 사라진 아들
아들 방에서 발견된 피 묻은 칼!"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콘텐츠 & 필름마켓 선정작 -
평범한 일상 생활 속에서도 미스터리는 존재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너무나 평범해보이는 부부이지만 그 부부의 일상 속에서도 미스터리와 스릴러적 요소가 있을 수 있음을 이 책 『배니시드』를 통해 알게 된다. 평상시대로 남편은 출근했지만, 그 남편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렇게 연기처럼 사라진 남편과 남겨진 가족, 그들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그리고 왜 그 남편은 사라진 것일까. 그렇게 이 책 『배니시드』는 시작을 한다.
그날도 여느 날과 같았다. 세안, 식사, 배웅 순으로 진행되는 가족의 아침 의식을 마치고, 남편은 출근했다.
그리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
-p.11, 「프롤로그」중에서
프롤로그에서 남편의 갑작스러운 실종으로 시작을 하면서 작가는 쓰레기 분리수거장에서 마주치는 앞동 여자에 대한 주인공 정하의 불쾌감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60평형 아파트에 사는 앞동 여자와 달리 주인공 정하는 22평형 아파트에 살고 있다 그래서 그녀는 빈부격차에 따른 자격지심 때문에 앞동 여자에 대해 불쾌하다고 느끼는 걸까. 아니면 앞동 여자에게 숨겨진 미스터리가 있는 것일까.
두 아이를 키우는 정하의 일상은 여느 전업주부의 일상과 다름 없다.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들을 돌보랴 챙기랴 여느 전업맘처럼 눈코 뜰새없이 바쁘다. 이렇게 육아에 찌들어사는 정하와 달리 남편은 밤늦게 들어온다. 그런데 어느 날 밤, 남편 원우가 피투성이가 되어 집에 들어온다. 그리고 정하는 다음 날 남편이 남긴 피의 흔적과 증거를 남김없이 인멸한다. 곧이어 뉴스에서 호프집 살인사건 소식이 들려오고 며칠 후 남편은 연기처럼 사라진다.
다음 날, 남편은 평소처럼 출근했다. 그리고 돌아오지 않았다.
-p. 84
왜 그녀의 남편은 연기처럼 갑자기 사라져버린 것일까. 혹시 남편이 호프집 살인사건과 관련있는 것일까. 이런 궁금증을 남기며 여전히 그녀의 남편은 돌아오지 않은 채 정하는 두 아이들을 키우며 힘겹게 매일매일을 버텨나간다. 그러던 중, 평소 불쾌하게 생각했던 앞동 여자가 심장마비로 갑자기 죽게 되고 앞 동 남자 우성과 만나고 서로 위로하면서 친해지게 된다.
서로 배우자를 잃었다는 공통점과 앞 동 남자 우성의 자상함에 정하는 그와 재혼을 하게 된다. 남편의 실종 후 10년이 지난 어느 날 아들 상원이가 갑작스럽게 사라지게 된다. 그리고 아들 방에서 피 묻은 칼이 발견되면서 10년 전 남편의 실종과 함께 그날이 다시 떠오르게 된다.
갑작스런 남편의 실종, 10년 뒤 아들의 실종과 아들 방에서 발견된 피묻은 칼 과연 이들 사이에는 어떤 상관 관계가 있는 것일까. 과연 숨겨진 진실은 무엇일까. 과연 이 모든 것이 우연인 것일까. 아니면 치밀한 계획에 의한 범죄인 것일까.
겉보기에는 서로 관계없이 보이는 일들도 사실은 모두 관련이 없는 없음을 알게 된다. 정말 이 세상에 우연히 일어나는 일은 없는 것 같다. 남편의 갑작스러운 실종도, 10년 뒤 아들의 ㅛ사라짐 또한 모두 예견된 일이며 그 모든 것 이면에는 그것을 가능하게 만든 더 큰 의도와 계획이 숨어있었다니 놀라웠다.
마지막 부분을 읽고 나서야 퍼즐의 한 조각 한 조각들이 비로소 맞아들어갔음을, 이 모든 것이 한 여자를 향한 한 남자의 지고지순한 사랑 때문이었음을 알게 된다. 스릴러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결말은 무슨 러브 스토리같다는 느낌이 든다. 어떻게 보면 모든 사람들이 각자 행복해지는 결말을 작가가 취한 듯 하다.
이 스릴러 사건 속에 숨겨진 빅 피처가 궁금하다면 이 리얼리즘 미스터리가 궁금하다면 이 책 『배니시드』에서 확인하길 바란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존재하는 미스터리이며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라서 더욱더 그 공포와 스릴은 컸던 것 같다.
만약 당신이 소설 속 정하처럼 나중에 그 모든 진실을 알아버렸다면 진실을 밝힐 것인가. 아니면 아무 일도 없이 살 것인가. 소설 속 정하의 마지막 선택과 그 이유를 보면서 나에게 질문해본다. 만약 나라면 어떤 선택을 할까?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해보며 책장을 덮는다.
"테아트럼 문디, 우리는 모두 인생이라는 무대 위의 배우들이니까.
-p. 5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