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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을 지키는 아이
히로시마 레이코 지음, 김정화 옮김 / 꿈꾸다 / 2023년 1월
평점 :
"신과 함께 자유를 갈망하는 소녀의 가슴아프지만
아름다운 이야기 "
히로시마 레이코의< 신을 지키는 아이 >을 읽고

"목숨이 다하지 않는 한 밖으로 나갈 수 없다."
-베스트셀러 <전천당> 시리즈 작가의 판타지 소설-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시리즈를 모르는 아이들은 없을 것이다. 2019년 7월에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1>이 출간된 이후 현재 16권까지 나왔다. 이제 그 <전천당 >시리즈는 초등학교 추천도서로 지정되어 초등학생 자녀를 둔 엄마들은 전천당 시리즈 구하기에 여념이 없을 정도였다. 그렇게 어린이 문학 베스트셀러 작가인 히로시마 레이코가 이번에는 청소년 소설에 도전하였고 인간의 욕망에 대한 판타지 소설인 이 책 『신을 지키는 아이』을 세상에 내놓았다.
이 책 『신을 지키는 아이』는 저주를 퍼붓는 신과 이를 막는 한 소녀의 이야기이다. 인간에게 속아 저주에 걸린 신은 인간에 대한 분노와 증오 밖에 남지 않아 인간에 대한 불신으로 가득차있다. 그래서 저주에 걸린 신은 그 저주를 풀기 위해 사람들에게 또 다른 저주를 퍼붓는다. 온통 살기와 증오로 가득해서 누구도 감당할 수 없었던 신 앞에 한 소녀가 나타난다. 그렇게 저주를 퍼붓는 신인 '아우리코'와 신의 저주를 막을 소녀인 '치요'와의 만남은 그렇게 시작된다.
여덟 살 아이의 모습을 한 아우리코는 실제로는 사람이 아닌 500살이 넘은 여우 혼령이다. 금색이 도는 갈색 피부와 여우털 같은 선명한 황갈색 머리카락, 붉은 기운을 띤 금색 눈의 외모를 가지고 있다. 아우리코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아우리 숲의 아이' 즉, 아우리 숲을 지키는 보호신이었다. 그런데 어떤 이유로 인해 저주를 받아 90년 동안 그 저택의 별채 안에 갇혀 있는 것이다. 그리고 아우리코를 상대하고 그 저주를 막을 소녀는 치요인데, 그 아이는 일부러 이 신을 상대하고 수발을 들기 위해 팔려서 이 아고 가문에 오게 되었다.
처음에는 아우리코와 치요는 서로 적대적인 관계에 있고 자신을 가둔 인간과 같은 종에 속하는 치요에게 쉽게 마음을 열지 못하고 배척한다. 아우리코의 마음은 증오와 분노로 가득하여 그 살기가 그 아고 가문의 사람들을 죽게 만들고 아기들은 태어나자마자 죽었다. 물론 아우리코가 가진 힘 덕분에 부를 쌓아 재력있는 가문이 되었지만, 아우리코의 저주 때문에 자손을 생성하지 못하고 집안 사람들이 병들어 죽게 되었던 것이다.
"아무리 재산을 축적해도 아이가 태어나지 않으면 집안은 망하지. 풍족한 부와 건강한 나날을 보낼 수 없다면 의미가 없어. 아고가 그것을 깨달으면 나를 자유롭게 해줄지도 모른다. 나는 그런 바람을 갖고 아고에게 증오를 계속 퍼부어댔어....그대가 오기 전까지 말이야."
-p.73
아버지가 죽고 어머니마저 세상을 떠나자, 돌봐줄 사람이 없던 치요는 촌장에게 넘겨진다. 비록 부모가 모두 돌아가셔서 고아가 되었지만, 치요는 웬만한 일에는 기가 꺾이지 않는 강인한 의지를 가진 아이였다. 처음에는 감금된 아우리코의 수발을 들고 아우리코에게 술을 먹여 살기를 누그러뜨리는 역할을 맡았다. 그렇게 아고 가문에 의해 고용된 하인같은 신세였지만, 치요는 아우리코가 겪은 억울하고 슬픈 사연을 듣고 난 후, 진심으로 아우리코에게 공감하고 억울하게 갇혀서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아우리코에게 자유를 주고 싶어한다.
그 날 이후, 그들은 적대적인 관계에서 서로 소통하고 믿는 관계로 발전하며 서로가 처해있는 처지와 고통에 마음 아파한다.
어떻게 하면 아우리코에게 자유를 줄 수 있을까. 아우리코를 어떻게 결계 밖으로 보내줄까. 아우리코를 아우리 숲으로 보내주고 싶어하는 치요는 아우리코를 위해 탈출 계획을 세운다. 봉인을 사라지게 하기 위해 그들은 다양한 약초를 사용하여 독약과 해독제를 만든다. 그리고 모든 준비는 끝났고 시행만 남았고, 그 시행 시기를 큰 며느리인 와카사가 아이를 출산하는 날로 맞훈다. 치밀한 준비와 끈질긴 기다림, 자유에 대한 열망으로 그들은 수면제가 든 술을 먹은 사람들이 자고 있는 틈을 타서 탈출에 성공하게 된다. 드디어 아우리코는 그토록 갈망하는 자유를 얻은 것이다. 이 모든 과정 속에 치요의 치밀한 준비와 아우리코를 아끼는 마음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른다.
드디어 자유를 찾은 아우리코와 치요, 그들은 아고 집안으로부터의 탈출에 성공해서 진정한 자유를 누릴 수 있을까. 앞으로 치요와 아우리코는 어떻게 될까.
아우리코와 치요의 결말은 이 책 『신을 지키는 아이』에서 확인하길 바란다.
이 책을 통해 인간의 탐욕과 이기심에 대한 복수와 자유를 향한 갈망을 보게 되었다. 더 많이 가지고, 더 많은 행운을 누리기 위해 신을 가두어버린 사람들의 모습 속에서 인간의 추악한 탐욕과 이기심을 보게 된다. 그리고 신과 인간의 가슴아프지만 아름다운 우정과 사랑도 보게 된다. 비록 신과 인간이라 함께 할 수 없지만, 신과 인간 사이에도 서로에 대한 진심은 통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특히 아우리코에게 자유를 주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치요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져 책을 읽는 동안 치요를 응원하며 그들의 탈출이 성공하길 바랬다. 비록 신이지만, 자신을 돕고 공감해주는 인간에게 감사할 줄 아는 것은 욕심에만 눈이 먼 인간들과 너무나 비교가 된다.
끝까지 결말을 예측할 수 없어 손에 땀을 쥐면서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책을 읽었다. 인간의 탐욕에 대한 복수와 자유 이야기 내용 중 자유를 찾아 아우리코와 치요가 서로 도와 탈출 계획을 세우고 탈출 이후 죽었던 아우리코를 자신의 생명을 나눠주면서까지 아우리코를 살린 치요의 진실한 마음에 감동했다. 역시 '히로시마 레이코' 구나 하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판타지를 좋아하고 <전천당> 시리즈를 최애하는 독자라면 이 책 『신을 지키는 아이』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듯하다. 앞으로 <전천당 시리즈>처럼 히로시마 레이코 작가가 청소년 소설에서도 시리즈물을 창작하길 아울러 바래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