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동 하우스 - 있지만 없었던 오래된 동영상
김경래 지음 / 농담과진담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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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우상 대한 진실 추적"

김경래의<삼성동 하우스>을 읽고 



"소설은 그 시대, 그 사회 우상과 맞서는 일이다."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우상을 극복하는 이야기-

 

2016년 7월 21일, 뉴스타파는 한 동영상에 대한 제보를 바탕으로 한 동영상에 대한 탐사 보도를 했다. 그 동영상은 바로 '이건희 동영상' 이라고 불리며 그 당시 우리를 충격에 휩싸이게 했다. 그런데 너무 충격적인 동영상이었지만, 아무도 그것에 대해 말하지 않았고 마치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우리는 살아왔다. 그 당시 뉴스타파의 심인보 기자와 김경래 기자는 그  동영상에 대한 제보를 받고 그것에 대해 취재하고 기사를 써왔다. '삼성'이라는 거대 그룹과 한국 사회의 우상과도 같은 삼성 이건희 회장의 비윤리적인 행위에 대한 동영상이라 그 진실을 취재하고 기사를 작성 후 보도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텐데 진실 보도를 위해 이렇게 큰 용기를 내준 뉴스타파와 심인보와 김경재 기자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 이젠 이미 고인이 되었지만, 여전히 그 영향력이 남아 있어 이 진실을 밝히는 것도 상당히 용기가 필요한 일임을 우리는 안다. 

 

이 책   『삼성동 하우스』는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거대한 우상과 그로 인해 만연한 공포에 대한 이야기이자, 우상을 극복하고 실재하는 공포에 맞서고자 하는 이야기이다. 이 책에서 그 JS 동영상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대기업 회장님의 동영상임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책인 김경래 작가가  2016년 뉴스타파에서 이건희 동영상에 관한 진실을 파헤치고 취재한 그 용기있는 기자이다. 지금은 기자 생활을 그만두고 소설 속에서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진실을 추적하는 글을 쓰고 있다. 그가 용기를 내서 진실을 밝히고자, 그 우상을 극복하고자 하는 이야기인  『삼성동 하우스』을 집필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공포와 두려움을 느꼈는지, 그것을 굳건히 극복하고 용기있게 이 책을 출간했는지, 그동안의 마음고생과 노고가 이 책을 읽으며 가슴 속 깊이 느껴졌다. 2016년 이후 지금까지 우리 사회는 그 우상과 그 후계자의 철옹성은 무너지지 않고 굳건해보여서 변함이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이런 시도가 '계란으로 바위치기' 같은 어리석고 무모해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책과 같이 진실에 대한 노력이 합쳐진다면 어쩌면 그 철옹성도 무너지고 우상을 실제로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그 길은 쉽지 않겠지만, 김경래 작가와 같은 사람들이 늘어난다면 가능한 일이지 않을까 그런 희망을 가져본다. 

 

책 속 내용은 2016년 '이건희 동영상'에 대한 진실 추적 이야기이다. 한 비범하지도 않은 타락하지도 않고 여전히 정의감에 불타는 기자에게 아주 특별한 제보가 들어온다. 그 제보는 일명 JS 동영상에 대한 내용이며 그것은 기자들에게 '리트머스 시험지' 와 같은 기자로서의 사명을 시험하는 것이기도 했다. 대기업 회장님의 비밀 동영상을 입수했으면서도 "이것을 과연 취재하고 기사를 작성해 보도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먼저 들었다. 충분히 기사를 작성해 진실을 보도할 수 있을만큼 충격적이고 비윤리적인 내용인데, 그 대상이 거대한 우상이기에 진실을 알지만 모두다 입을 다물고 진실을 은폐하기에 급급했다. 이 진실을 보도하기 위해서는 소위 '기자로서 옷 벗을 각오'를 해야 하고 생사를 걱정할만큼 각별한 각오와 결심이 필요한 일이었다. 어느 누가 그런 위험부담을 안고 그 진실 추적에 뛰어들 것인가. 

 

작가는 그 쉽지 않은 일을 소설 속 인물인 이동혜 기자, 고정혜 기자와 제보자이자 인턴기자인 김태훈을 통해 진실 추적을 시작한다. 또한 작가는 애초부터 그 동영상이 어떤 의도로 만들어졌고 어떻게 그 동영상이 촬영되었는지에 대한 추적 과정도 보여준다. 그 동영상을 찍은 일당들과 JS와의 은밀한 거래들과 그들의 거래 후 행적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사건을 보도하려는 언론과 그것을 막으려는 여러 시도들을 보면서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우상의 신화가 얼마나 강하고 그들이 쌓아올린 철옹성이 얼마나 강력하고 견고한지 새삼 느끼게 된다. 3년 동안 떠돌았지만 아무도 그것에 대해 말하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 사건을 조사했던 검찰조차 그 동영상을 찍은 일당들에 대한 사법 판단만 내릴 뿐 정작 그 우상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도 법적 형벌도 내리지 않았다. 소설 속 이야기가 실제와 닮아서 참으로 놀랍다. 소설 속에서도 정의의 판단이 내려지길 바랬지만, 소설 속에서조차 정의는 실현되지 못했다.  물론 그 동영상을 찍어서 협박과 은밀한 거래를 통해 돈을 벌고자 했던 일당들도 잘못을 했지만, 그런 비윤리적인 행위를 하고 그것을 위해 개인이 아닌 그룹까지 개입시킨 그 우상에게도 책임을 물어야하지 않을까. 하지만 지금도 그 철옹성은 지금도 굳건히 서 있으며 여전히 한국의 경제의 최선두 주자로 달리고 세계에서 이름을 떨치고 있다.

그리고 그 철옹성뿐만 아니라 정치 권력이나 정치권 형태에 대해서도 우리는 입을 다물고 아무 말도 못하고 있다. 바른 말을 하고 진실을 파헤치려는 언론의 행보가 어떤지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어쩌면 우리조차도 불의를 보고도 옳은 행동이 아니라고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있지 않은가. 10.29 참사에 대해서 더 말해서 무엇하랴. 

 

하지만 진실은 아무리 은폐하고 외면해도 언젠가는 밝혀질 것이라 믿는다. 그래도 아직은 우리 사회 속에서 진실을 보도하고 바른 말을 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음을 안다. 

아마 이 책 『삼성동 하우스』도 그런 노력의 발로에서 나온 하나의 용기있는 도전이라고 생각한다. 이 이야기가 단순히 소설 속 이야기였으면 좋을 정도로 우리가 대면하고 있는 진실은 너무나 불편하면서도 충격적이고 절망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심인보 기자의 말처럼 기자로서는 바꾸지 못한 세상을 작가로서 상상 속 현실 속에서는 세상을 바꾸기를 희망해본다. 그리고 앞으로 이 책과 같은 진실을 밝히려는 작가의 도전이 계속되길 바래본다. 

 

이 소설은 기사로 바꾸지 못한 세상을 마저 바꾸기 위해 쓰여진 것 같다.
- 심인보 (뉴스타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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