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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반 애들 모두가 망했으면 좋겠어 - 제12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ㅣ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100
이도해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12월
평점 :
"소심한 사람들의 복수 프로젝트 "
이도해의< 우리 반 애들 모두가 망했으면 좋겠어>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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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그애 들 모두에게 공부를 시킬 거예요."
-제 12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수상작품-
누군가를 죽도록 미워한 적이 있나요? 그 누군가를 죽도록 미워해서 복수를 하고 싶어 한 적은 있나요? 매일 밤 꿈 속에서 그 사람에게 복수하는 악몽을 꾼 적이 있나요? 이런 질문을 한다면 당신은 무엇이라고 대답하겠는가.
어른들의 세계에서도 갑질하는 사람과 당하는 사람이 있듯이, 우리 아이들의 세계에서도 갑과 을, 가해자와 피해자, 괴롭히는 자와 괴롭힘을 당하는 자는 항상 존재해왔다. 그리고 그런 학교폭력의 폐해로 인해 많은 아이들이 학업을 포기하거나 심지어는 자신의 생명까지도 포기하는 상황까지 간다. 학교폭력의 폐해와 그 아이들의 고통을 보면서도 효율적인 해결책이 없어서 안타깝다. 그래도 요즘은 학교폭력의원회가 있고 학교폭력신고를 할 수 있어서 도움을 받고 처벌할 수 있겠지만, 아직도 많은 학교폭력의 피해자들이 방치된 채 여전히 혼자서 그 아픔과 고통을 감내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 책 『우리 반 애들 모두가 망했으면 좋겠어』에서도 학교폭력의 피해자인 한 소녀가 등장한다. 체육복에 구멍을 내고, 머리를 강제로 자르고, 금품을 갈취하고 등 그 소녀는 아무런 대항도 하지 못하고 그 괴롭힘을 당한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문제집에 잘못 표기된 정답으로 인해 시험문제를 틀리게 되자 너무 화가 난 나머지 '미미 책방'으로 달려가 문제집에 빨간 줄을 그어 분풀이를 한다. 그녀는 반에서 1등을 하고 전교 2등을 하는 우등생이었다. 그녀에게 좋은 성적은 악몽 같았던 과거의 악연을 끊어내고 아이돌 오빠가 있는 가족으로부터 독립할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였던 것이다.
미미 책방 주인은 미미 할머니를 통해 그 곳에서 저마다 사연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그들과 함께 세상을 향한 소심한 복수를 하기로 결정한다. 그 소녀는 그들과 함께 모임을 하나 만들게 되는데 이름하여 AA(Anonymous Avengers)인 것이다. 그들은 자신들을 괴롭히는 것들에 대해 복수를 하기로 결정해서 저마다 독립적으로 복수를 실행하는 장기 프로젝트를 계획했고 매주 토요일 오후 2시에 미미 책방에서 만나서 이야기하기로 한다.
그들은 저마다 자신들을 괴롭히는 대상들로부터 상처와 고통을 받았고 그래서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그들에게 복수하기로 한다. 치과의사인 망치는 사람들이 무료 샘플을 받는 것이 싫어서 불량무료샘플을 나눠주는 계획을 세우고, 쿠키는 자신의 빵집에 와서 온갖 불평 불만을 하면서 빵을 사가는 김교수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입냄새 나게 하는 과자를 나눠주기로 한다. 그리고 반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나'는 가장 잘하는 '공부'를 이용해 그들에게 복수하기로 한다. 어떻게 보면 그들의 복수는 복수라고 할 것도 없이 너무 작고 소심해보인다.
하지만 지금까지 계속 괴롭힘을 당해오면서도 제대로 대항조차 하지 못했던 그들에게 그 복수야말로 최고의 용기있는 행동이자, 복수인 것이다. "더이상 겁쟁이로 살지 않겠다." "그들에게 더이상 당하고 살지는 않겠다'는 그들의 다짐과 결심이야말로 세상을 향한 복수의 시작인 것이다. 아마 누군가는 그 복수가 쓸모없고 그 가해자들에게 그 어떤 해악도 끼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들은 포기하지 않고 그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그들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AA 모임을 통해 소심한 복수 프로젝트 계획자인 8명은 서로 의지하고 격려하고 도와가며 그 복수 프로젝트 완성을 위해 노력한다.
과연 그들의 복수를 성공할 수 있을까. 자신을 괴롭히는 반 애들을 모두 망하게하고 싶다는 '나'의 복수는 성공할 수 있을까. 그들은 무사히 자신들의 복수 장기 프로젝트를 완료할 수 있을까.
세상에서 가장 소심한 그들의 작지만 용기있는 복수를 보면서 우리 사회 속에서 아직도 괴롭힘을 당하며 힘든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이들처럼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고 소심하지만 용기있는 행동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본다. 특히 아직도 많은 아이들이 학교폭력으로 인해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이제는 그들이 용기를 내서 그들에게 자신들의 목소리를 냈으면 좋겠다.
그들 스스로가 그 가해자들에게 '학교폭력은 이제 그만' 이라고 용기있고 말하고 그들에게 소심하지만 이런 복수를 하며 그들 스스로가 대응하는 힘을 길렀으면 좋겠다.
“나는 결심했다. 앞으로 걷지 않으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p.220)
는 말처럼 용기를 내서 앞으로 한 발짝 디디는 것이 필요하다.
이 책 『우리 반 애들 모두가 망했으면 좋겠어』의 주인공들이 용기있는 한 발을 내디뎠듯이, 우리 모두가 용기와 희망을 얻어 가슴을 쫙 펴고 내일을 향한 힘찬 발걸음을 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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