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분이 오신다 안전가옥 쇼-트 16
김혜영 지음 / 안전가옥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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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우주적 공포가 결합된 한국형 코즈믹 호러 "

김혜영의< 그분이 오신다 >를 읽고 


 

"그분이 오신다. 그분이 당도하셨다"

-<푸르게 빛나는> 과 원형적으로 연결되는 코즈믹 호러 이야기-

 

전작인 『푸르게 빛나는』에서 김혜영 작가는 인간이 미지의 존재에 대해 느끼는 불안과 공포에 대해 보여주었다.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미지의 존재에서 느끼는 불안과 공포야 말로 우리를 생존의 위협, 심리적인 극한의 위협으로까지 몰고 갈 수 있음을 전작을 통해 충분히 깨달았다. 

 

전작 『푸르게 빛나는』에서 다루었던 코즈믹 호러적 요소가 이 책 『그분이 오신다』에서 등장한다. 전작인  『푸르게 빛나는』에서 첫 번째 수록작인 <열린 문>과 연결이 된다. 타박 타박 계단을 올라오는 발소리가 들리며 조금씩 열린 문을 향해서 다가오고 있는 존재가 무엇이었을까. 그 존재의 비밀이 이 책  『그분이 오신다』에서 밝혀진다. 이처럼 이 두 작품집 『푸르게 빛나는』과 『그분이 오신다』은 서로 배경과 세계관이 연결되어 있으며 각각의 이야기는 그 중 일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래서 전작 『푸르게 빛나는』을 통해 코즈믹 호러를 접해온 독자라면 이 책 『그분이 오신다』에서 구체화되고 더욱 복잡해진 코즈믹 호러를 만나게 되더라고 크게 당황하거나 공포를 느끼지 않을지도 모른다. 작가의 의도대로 『그분이 오신다』의 두 번째 수록작인 <그분이 오신다>는 등장인물인 박종찬의 일상과 코즈믹 호러를 함께 연결시켜 놓았다.

 

박종찬이라는 인물을 통해 작가는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그는 수입이 1억 대에 달하는 이슈 유튜버이지만 학창시절 학교폭력의 피해자이다. 그는 학창 시절 내내 따돌힘과 구타를 당하며 힘든 나날을 보냈다. 그런데 어느 날 자신과 짝이 되기 싫다고 울던 초등학교 동창인 양리나가 아이돌로 데뷔하여 공연하고 있는 모습을 TV를 통해 보게 된다. 그녀의 모습을 본 박종찬은 그가 자신을 왕따 시켰던 가해자라고 저격해서 그녀의 활동을 중단시킨다. 그 결과 그는 주목받고 잘 나가는 유튜버가 된다.  유튜버 광고 수익으로 많은 돈을 번 박종찬은 결혼 정보 회사에서 최고급 서비스를 신청한 후 귀가하던 중 도로 중간에서 괴생명체를 목격하게 된다. 전작인 『푸르게 빛나는』에서도 푸른 빛과 같은 우주 괴생물체가 등장했었는데, 이 책 『그분이 오신다』에서도 거대한 검은 형체가 등장하게 된다. 이 괴생물체의 목격 이후 그의 잘 나가던 삶은 곤두박질치게 된다. 

 

검은 거대한 형체의 등장은 마치 우주 괴생물체나 외계인을 만나는 것과 같았다. 마치 SF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았다. 전반부에는 학교폭력 피해자에서 양리나를 자살로 몰아가는 또 하나의 가해자가 된 박종찬의 모습을 보여주다가 후반부에는 검고 거대한 형체의 진실에 대해 말해준다. 여기서 말하는 '그분'은 누구이실까. 그분의 존재에 대한 진실을 보면 마치 사이비 교주같이 느껴진다. 하지만 인간의 허물을 벗기고 죽음에 이르게 하는 '그분'은 과연 구원자일까. 아니면 인류의 종말을 가져오는 파괴자일까. 

 

"인간은 그분의 발밑에서 이 초라한 정신과 이 별의 허울을 마침내 벗어던지게 되는 겁니다. 여자와 남자에서부터 부자와 거지, 젊음과 늙음, 마름과 비만, 아름다움과 추함, 신체 불구, 편견과 차별, 인종과 국가, 언어와 뉘앙스, 선과 악, 죄와 벌에 이르는 이 모든 것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그분을 맞이하고 그분의 신호에 귀 기울이세요. 머리를 조아리세요. 한낱 미물의 앞에 그분이 오십니다.당도하실 겁니다!"

-p. 122

 

코즈믹 호러 요소와 결합하여 다소 판타지적인 호러 소설처럼 여겨지지만, 이 책 속에는 학교폭력의 폐해,  SNS 악용, 외모지상주의, 각종 편견과 차별 등 여러가지 사회 문제와 차별 이슈들이 담겨 있었다. 그분의 발밑에서는 우리는 한낱 미물에 불과할까. 짧은 이야기지만 우리가 생각해볼 거리가 많은 것 같다. 우리에게도 그분이 오실까. 그분은 어떻게 오실까.

이 책의 마지막 문장 '그분이 오신다. 그분이 당도하셨다.'을 읽으며 우리에게 찾아올 그분이누구일까 생각하며  이 책의 책장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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