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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의 말차 카페 ㅣ 마블 카페 이야기
아오야마 미치코 지음, 권남희 옮김 / 문예춘추사 / 2022년 11월
평점 :
"마음이 따뜻해지는 열 두편의 이야기들 "
아오야마 미치코의< 월요일의 말차 카페 >를 읽고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2/1118/pimg_7526911563636523.jpg)
"우리는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의 등을 토닥이고 있다"
-한 잔의 말차에서 시작되는 열 두가지의 따스한 이야기들-
전작인 『목요일에는 코코아를』에서 등장한 '마블 카페'가 이 책 『월요일의 말차 카페』에서도 등장한다. 벚꽃길이 끝나는 곳에 위치한 아담하고 예쁜 카페인 마블 카페가 이번에는 월요일에만 '말차'를 판매하는 '말차 카페'로 새롭게 탄생한다. 전작인 『목요일에는 코코아를』에서도 그 카페를 배경으로 카페 속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전개되었듯이, 이 책 『월요일의 말차 카페』에서도 이 카페를 인연으로 한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전작에서도 12편의 이야기들이 담겨 있었는데, 이 책에서도 1년 12달을 기본 컨셉으로 해서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열 두가지의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다.
첫 번째 이야기이자 표제작인 <월요일의 말차 카페>에서는 하루 일진이 좋지 않아 오늘 하루가 재수가 없다고 생각하던 한 여자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녀는 하루의 우울한 기분을 달래려 우연히 월요일 하루만 이벤트 형식으로 오픈한 '말차 카페'를 방문한다. 하는 일마다 잘 되지 않아서 우울해하고 있었는데 그 곳에서 서빙하는 남자를 만나게 되고 그와 좋은 인연을 맺게 된다. 그 인연으로 그녀의 하루의 불운은 다 보상이 되는 느낌이다.
"오늘이 근무하는 날이라고 착각하지 않았더라면 이곳에 오지 않았다. 멍청한 내가 나를 말차 카페에 데려와준 것이다. 나 엄청나게 재수가 좋은 거잖아. 이곳에 오면 또 만날 수 있으려나.
-p. 25
두 번째 이야기인 <편지 쓸게>에서는 서로 기억하는 부분이 달라서 서로 서운함을 느끼는 한 노부부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들은 각자 서로가 기억하고 싶은 부분만 기억하고 있어서 상대방이 기억하는 부분에 대해 기억하지 못해서 서로 오해가 쌓인다. 처음에는 그런 상대방의 무심한 모습에 서운함을 느꼈지만, 그것조차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도 사랑임을 깨닫게 된다.
우리는 잊어버린다. 잊고 싶지만 잊히지 않는다고 생각한 인들도 어쩌면 생각했던 장소보다 훨씬 비켜나서 엉뚱한 곳에 핀이 꽂혀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자기가 기억하고 싶은 대로 기억하고 있을 뿐이다.
-p. 39
세 번째 이야기인 <초봄의 제비>에서는 속옷 가게를 하는 한 여성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녀는 사람들이 편안하게 착용할 수 있는 속옷을 만들고 싶어서 핸드메이드 속옷 가게를 시작한다. 처음에는 그런 순수한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나서 가게를 확장하게 되면서 초심의 마음을 잃고 어떻게 하면 사람들의 관심을 끌까, 어떻게 하면 더 잘 팔 수 있을까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그러다 가게를 방문한 한 여성이 자신의 작품을 알아봐주면서 다시금 잊고 있었던 초심의 마음을 되찾고 새로운 결의를 하게 된다. 그리고 그 속옷을 방문한 여성은 다음 이야기인 <천창에서 내리는 비>에서도 등장한다. 남자친구가 있는 캐나다에 가서 그와 결혼도 하고 행복한 삶을 살기로 결정했던 한 여성은 문득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 자신이 마음에 드는 속옷을 입고 기분이 좋은 것처럼,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사는 삶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인 것을 말이다.
그리고 탕에서 나와 몸을 닦고 내 마음에 쏙 드는 브래지어를 하고 옷을 입고 신발을 신자. 나는 이제 당당히 가슴을 펴고 걸을 수 있다. 이 비가 그치면 분명히.
-p. 71
이렇듯, 각각의 이야기에서 나오는 등장 인물들이 다음 이야기에 등장하면서 그들이 주인공이 되어 그들의 일상 이야기를 들려준다. 한 잔의 말차와 따뜻함이 느껴지는 말차 카페에서의 인연이 열 두편의 이야기들을 끌어내고, 마지막 이야기인 <길일>에서는 다시 처음의 말차 카페 에피소드로 돌아와서 그리워하던 남녀가 서로 재회하게 된다. 그 재회를 통해 그들은 인연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인연이란 사실 아주 여린 거예요. 어느 쪽인가가 한 번이라도 거칠게 다루면 어이없이 찢어질 정도로. 나누는 말 한마디 한마디와 잠깐이라도 얼굴을 마주하는 시간과 상대에 대한 배려와……마음을 전하는 일을 계속해가야 하는 거죠. 이렇게 멀리 떨어진, 국적도 모국어도 다른 우리를 오랜 세월 이어준 것은 이 한 장 한 장 쌓인 편지라고 생각해요.”
-p.192-193
말차 카페로 시작된 이야기가 시간이 흘러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 느낌이다. 이처럼 우리의 인연이란 것도 처음에는 우연에서 시작하지만, 나중에 그 만남과 우연들이 모여 필연이 되고 인연이 되는 것이다. 한 사람에서 시작된 인연이 다른 사람과의 인연으로 이어지고, 그 사람은다른 인연을 맺고 이런 식으로 우리의 인연의 고리는 끊어지지 않고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전작인 『목요일에는 코코아를』에서도 이야기가 서로 연결되어 있는 느낌을 받았는데 이번 책에서도 인연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이어져서 인상깊었다.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일상 속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인연에 대해 생각해보고 그들과의 인연을 소중함을 깨닫게 되었다.
추운 날씨에 마음까지 쓸쓸해지는 이 겨울, 이 책을 통해 느껴지는 따뜻함으로 추운 겨울을 든든하게 보낼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