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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읽는 시간 - 도슨트 정우철과 거니는 한국의 미술관 7선
정우철 지음 / 쌤앤파커스 / 2022년 11월
평점 :
"도슨트와 함께 하는 한국 미술의 거장들을 만나러
떠나는 여행"
정우철의 < 미술관 읽는 시간>을 읽고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2/1110/pimg_7526911563626841.jpg)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
-도슨트 정우철과 거니는 한국의 미술관 7선-
아마 빈센트 반 고흐. 폴 고갱, 파블로 피카소, 클로드 모네 등, 한 번쯤 이 화가들의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 화가들의 유명한 작품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잘 알고 있어 그림만 보여줘도 누구의 작품인지 알아볼 수 있을 정도이다. 그런데 누군가가 당신에게 "한국을 대표하는 화가는 누구이며, 그 화가의 대표적인 작품은 무엇이 있을까?" 라고 묻는다면 당신은 뭐라고 대답하겠는가.
이 책 『미술관 읽는 시간』을 읽게 되면 아마도 이런 질문에 대해 당신은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을 것이다. 정우철 도슨트는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화가인 박수근, 이중섭을 포함하여 김환기, 장욱진, 김창열, 나혜석, 이응노 화가들의 작품을 이 책 한 권 속에 담아 놓았다. 한국을 대표하는 7명의 화가들과 그들의 이름을 따고 그들의 대표작들을 모아둔 환기미술관, 장욱진미술관, 김창열미술관, 이중섭미술관, 박수근미술관, 나혜석기념홀, 이응노미술관을 소개해준다.
이 도슨트 북 집필을 위해 저자는 직접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7개의 미술관들을 직접 방문해서 미술관 소개, 화가들의 작품, 미술관에 얽힌 모든 이야기들을 친절하고 다정한 목소리로 전해주고 있다. 이 책 한 권으로 저자는 7명의 화가들의 인생과 그들의 작품 세계, 주요 작품들을 모두 살펴볼 수 있게 한다. 마치 정우철 도슨트와 함께 미술관을 거닐면서 그의 다정한 목소리로 친절한 해설을 들으면서 미술관 여행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더군다나 작가들의 작품들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게 특수제작된 것도 이 책의 장점이자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의 말대로 미술관 가기 전에 이 책을 보아도 좋을 것이고, 이 책을 가지고 그 미술관에 가져가서 읽어봐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이 책 속에 소개된 미술관 여행을 하면서 느낀 것은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다."라는 말이 진리를 새삼 느끼게 된다.
"내 그림은 동양 사람의 그림이요, 철두철미 한국 사람의 그림일 수 밖에 없다. 세계적이 되려면 먼저 가장 민족적이어야 하지 않을까..."
라고 말한 김환기 화백처럼 그들은 한국적인 아름다움, 소박한 서민들의 모습,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 청자, 백자, 전통 기물과 같은 한국 문화 등을 소재로 사용하여 동서양을 융합한 작품을 탄생시켰다. 한국적인 소재와 서구의 고전주의 사실주의, 인상주의, 현대적 추상미술 등의 기법을 사용하여 동서양이 융합된 새로운 형태의 독특한 작품을 구상하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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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들이 아무리 뛰어난 재능과 예술적인 열정을 가졌지만, 그들은 시대와 역사의 흐름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들이 활동하던 시기가 1950년대였는데 한국전쟁에 의해 그들은 가족들과도 뿔뿔히 흩어지거나, 피난으로 인한 가난과 굶주림 등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장욱진 미술관에서 만나게 되는 장욱진 화백의 <자화상>은 1951년 한국전쟁 중에 탄생한 작품인데, 그 작품 속에는 가족들과 떨어져서 전쟁의 아픔을 겪고 있는 장욱진 화백의 마음과 하루빨리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은 그의 마음이 반영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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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섭 화백의 <흰 소>, 박수근 화백의 <빨래터>, 나혜석 화백의 <자화상> 등은 그런 시대적인 아픔이 잘 반영된 작품들이라고 할 수 있다. 서양 화가들의 작품들을 보면 화려하고 아름답다고 느끼게 되는데, 한국 화가들의 작품들은 왜 이렇게 서글프고 아픈걸까. 아마 우리나라 작품들 속에는 시대적인 아픔과 고통이 담겨있기 때문일 것이다. 가족들과 오랫동안 떨어져 평생 그리움 속에 살가단 이중섭 화백이나, 봉건주의적 가치관과 윤리에 얽매여 빛을 보지 못한 나혜석 화백의 삶은 정말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그들이 좀더 나은 시대를 타고 났더라면 그들의 예술혼은 빛을 발해서 정말 세기적인 걸작들이 나왔을지도 모를 일이다.특히 나혜석 화백의 작품들이 소실된 점은 정말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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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혜석 화백의 대표작인 <자화상>을 보면 신여성이었고 여성 선각작인 나혜석 화백의 시대적인 아픔과 좌절이 느껴진다. 이 책 속 소개된 6명의 다른 화가들도 힘들고 가난한 삶을 살았지만, 나에게는 나혜석 화백의 삶이 너무 안타깝고 제대로 빛을 발하지 못하고 비참한 죽음을 맞이한 것이 마음이 아팠다. 죽을 때까지 아이들을 끝내 만나지 못하고 아이들을 그리워하면서 결국은 무연고 행려자로 삶을 마감했다는 것에서 같은 여성으로서,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더 마음이 갔다.
7명의 화가들은 시대와 역사의 흐름 속에서도 예술적인 혼을 불태우면서 작품 활동을 했고, 지금까지도 기억되고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작품들을 남겼다. 그리고 그들의 이름을 딴 미술관들이 설립되어 그들의 작품들이 잘 전시되어 있어 우리는 언제든지 그들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물론 그들이 더 좋은 시대를 만났고 좀 더 많은 경제적인 지원들이 있었다면, 좀 더 수월하게 작품 활동을 하면서 좀더 여유롭게 살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운 마음도 들었다.
이 책 덕분에 한국을 대표하는 7명의 한국 화가들의 인생과 작품 세계를 알 수 있었다. 이 책과 함게 미술관 여행을 하면서 일상에 지친 마음을 위로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미술관을 통해서 그들의 작품들을 만나는 시간을 통해 그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서 그들을 만난 느낌이다. 아직 이 책에 소개된 7개의 미술관들을 가보지 못했지만,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정우철 도슨트처럼 나또한 그 미술관들을 거닐면서 그들의 작품을 실제로 보고 싶다. 그 때가 온다면 이 책 『미술관 읽는 시간』을 가지고 가면서 정우철 도슨트의 친절하고 다정한 목소리와 함께 그들의 작품들을 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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