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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난한 날들 ㅣ 안전가옥 오리지널 20
윤이안 지음 / 안전가옥 / 2022년 7월
평점 :
"기후 미스터리 사건 속에 담긴 음모와 진실"
윤이안의 <온난한 날들 >을 읽고

" 쓸데없는 오지랖은 죽음을 부르는 거다."
-4편의 기후 미스터리 사건 속에 담긴 음모와 진실-
폭우가 퍼부었던 오늘 같은 날, 기후 미스터리 소설인 이 책 『온난한 날들』을 읽으니 지금 현재의 기후 위기를 새삼 느끼게 되었다. 지난 주에 물폭탄이 쏟아져고 물난리를 겪은 이후, 지금 내리는 비 또한 또 다른 피해를 줄까 걱정이 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 속에서 말하는 기후위기와 각종 환경보호 정책들이 머지 않아 우리에게도 닥쳐올 문제라고 생각하니, 소설 속 이야기들이 단순히 허구로만 느껴지지 않는다.
이 책 『온난한 날들』 은 윤이안 작가가 쓴 탐정 소설, 추리 소설, 미스터리 소설, 기후 소설이자 성장 소설이기도 하다. 현재 우리가 겪는 기후 위기와 사이비 종교와 같은 현대 사회문제들을 접목하고 미스터리한 사건을 추적해나가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그리고 이 책 속에 담긴 4편의 이야기들이 겉으로 보아서는 독립적이고 서로 관련이 없어 보이지만, 4편의 이야기들을 다 읽고 나면 하나로 연결되어 있음을 알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은 연작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미스터리한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두 주인공 박화음과 이해준은 실종된 의뢰인들의 가족들을 각각 찾는 과정 속에서 우연히 서로 만나고 함께 사건을 해결해나간다. 배경은 평택의 에코시티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평택은 신소재 플라스틱 시범 사용 도시이자 에코시티로 지정 된 도시이다. 평택호 인근 지역이 에코시티로 지정된 이후 시티 내에서는 사용하는 플라스틱 양에 제한이 없어졌다. 신소재 플라스틱을 사용하는 만큼 탄소 배출도 타 지역보다 20퍼센트까지 더 가능해진 것이다. 이런 에코 도시에서 '영천교'라고 하는 날씨에 중점을 둔 종교가 성행하는데 기후 위기가 심각해지면서 새롭게 떠오르게 된 신흥 사이비 종교인 것이다.
이 사이비 종교에 빠져버린 의뢰인의 딸과 실종된 모녀를 찾는 사건에 박희음과 이해준이 뛰어든다. 박희음은 에코시티에 위치한 커피숍에서 바리스타로 근무하는 직원이다. 그는 탐정도 아니고, 의뢰인과는 직접적인 관련도 없다. 하지만 그녀는 '오지랖이 넓어서' 그만 이 사건에 연루되고 만다. 그녀의 아버지가 항상 하던 말, "화음아, 쓸데없는 오지랖은 죽음을 부르는 거다." 그러니 남 일에 함부로 끼어들지 마라. 라는 충고를 듣지 않은 채, 자신이 그 모녀를 되찾아주고 싶다는 마음에 사건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한다. 그리고 그녀에게는 특별한 능력이 있다. 그것은 바로 그녀는 식물에 남은 사념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것, 즉 식물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식물에서 들은 단서들을 사용하여 사건 해결을 해결하게 된다.
또한 사건 해결을 하는 데 또 한명의 일등공신은 이해준이라고 하는 탐정이다. 그는 탐정사무소를 차려서 의뢰받은 사건을 해결하는 일을 한다. 원래는 법의학 연구소를 설립하고 싶었지만, 경제적인 사정으로 인해 탐정 일 또한 병행하여 탐정 역할도 하고 있는 것이다. 화분학자이기도 한 그는 식물의 종류와 서식지 등을 식물의 꽃가루나 미세 세포를 통해 알아내는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다. 박희음의 식물의 소리를 듣는 능력과 이해준의 화분학자로서의 식물 분석 능력이 결합하여 그들은 멋진 콤비가 되어 첫 번째 사건을 멋지게 해결한다. 화장한 애완묘의 납골함의 위치를 찾아달라는 두 번째 사건, 사라진 독버섯과 이와 연관된 죽음의 미스터리를 풀어달라는 세 번째 사건 등 이 책 속에서 제시된 4가지 사건들을 미스터리하고 궁금증을 유발한다. 그래서 마치 추리 소설을 읽는 것과 같이 느껴져 나도 두 주인공들과 함께 사건을 추리하며 책을 읽어나갔다.
기후 소설이자, 탐정 소설, 성장 소설이기도 한 이 책은 개인의 모서리를 속속들이 더듬어 가는 모험과 그것을 마모시키지 않는 우정에 관한 이야기다. 현재의 기후 위기와 관련해서 이 책을 읽어보면서 좋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