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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 버스데이
아오키 가즈오 지음, 홍성민 옮김 / 문학세계사 / 2022년 5월
평점 :
"감동과 힐링을 주는 이야기"
아오키 카즈오의 <해피 버스데이>를 읽고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2/0616/pimg_7526911563448174.jpg)
"넌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어."
-가슴 뭉클한 감동과 힐링을 주는 이야기- -
만약 아이가 부모에게 '넌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어.' 라는 말을 듣는다면 어떨까. 자신의 존재자체도 부정당하면서 절망에 빠질 지 모른다. 무엇보다 아이에게 가장 큰 힘이 되어주는 것은 아이에게 건네는 따뜻한 말과 진심어린 사랑일텐데. 아이는 자신의 부모에게도 사랑받지 못한다면 과연 아이는 어떻게 이 험한 세상을 살아갈 수 있을까.
이 책 『해피 버스데이』는 자신의 열한 번째 생일날 자신의 출생을 부정하는 엄마의 말로 인해 상처를 받아 실어증에 걸린 한 소녀의 성장 스토리이다.
무엇보다 생일날 가장 많이 축하를 받고 탄생의 기쁨을 누려야 하는 날인데, 오히려 자신의 탄생이 저주가 된다면 아이의 마음은 어떨까.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여 성적도 좋고 말도 잘 듣는 그 소녀의 오빠와는 달리 그 소녀는 잘하는 것도 없어서 항상 그녀의 오빠와 비교를 당한다. 기대고 의지하고픈 그 소녀의 엄마는 그 소녀에게 따뜻한 말도 해주지 않고 사랑한다며 손을 잡아주지도 않는다.
-엄마, 나 목소리가 나질 않아.
-난 어떡해야 해?
그렇게 말하고 싶어 아스카는 엄마를 쳐다보았다. 아스카의 시선을 느껴도 엄마는 화난 얼굴로 슬쩍 눈을 피했다. 아스카의 생각을 받아주려 하지 않았다.
-p.17-
그렇게 부모에게조차 사랑을 받지 못한 소녀, 아스카에게는 다행히 그녀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고 아낌없는 사랑을 주시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있다. 요양차 찾아간 시골의 외갓집에서 아스카는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사랑 속에서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하고 닫힌 마음을 조금씩 열게 된다. 자신의 엄마와 달리 아스카를 믿어주고 지켜봐준다. 또한 아스카는 자연이 주는 편안함과 평온에 의해 상처를 치유하고 자연과 함께 하는 삶 속에서 용기를 얻게 된다.그리고 드디어 잃어버린 말도 찾게 된다. 무한한 사랑과 변함없는 믿음과 신뢰가 아스카의 실어증을 치료하고 아스카에게 용기를 준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아스카가 실어증을 극복하고 다시 말을 하게 되는 그 과정이 참 감동적이었다.
"할아버지, 할머니...."
아스카는 할아버지의 품안으로 뛰어들었다.
"고맙습니다."
울먹이는 목소리로 겨우 말했다. 아스카가 오랫동안 할아버지와 할머니에게 말하고 싶었던 단 한마디였다.
많은 말을 하고 싶었지만 아스카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할아버지가 아스카의 등을 부드럽게 두드려 주었다.
p.81
그리고 무엇보다 더 감동적인 것은 자신의 상처를 딛고 일어선 아스카가 다른 사람의 아픔에 공감하고 자신처럼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돕게 되었다는 점이다. 새로 전학 간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고 있는 친구를 따돌림으로부터 구해냈다.
더 나아가 아스카의 용기있는 행동은 '수업참관'을 통해 반 아이들, 학부모님들과 선생님들이 따돌림의 심각성을 느끼고 따돌림을 멈추게 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따돌림을 당하던 쥰코의 아버지가 말하는 내용 속에서 아스카가 얼마나 성장하고 발전하고 자신의 어려움을 극복했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인생이란 맑은 날도 있고 흐린 날도 있는 거예요. 언제나 맑은 날만 있는 것은 아니죠. 억수같이 비가 쏟아질 때도 있어요. 그때는 비에 젖은 사람을 손가락질하며 웃지 말고 우산을 받쳐주는, 도량이랄까, 그런 따뜻한 마음을 가졌으면 해요. 인간이니까 그런 것이 소중한 게 아닐까 생각해요."
p. 148
또한 특수학교에서 메구미를 만나게 되는데, 아스카는 메구미를 통해 삶의 고귀함을 알게 된다. 메구미는 태어날 때부터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중증 장애아로 살아왔고 얼마 남지 않은 생을 살고 있다. 그런 절망적인 상황인데도 메구미는 삶을 포기하지 않거 최선을 다하는 삶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메구미는 그 누구보다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 힘들도 지친 아스카의 마음을 위로하고 평온함을 준다.
자신을 믿고 사랑해주는 할아버지와 할머니, 자신 곁에 있는 쥰코를 비롯한 좋은 친구들, 자신의 마음을 이해해주고 따뜻함을 주었던 메구미 등에 의해서 아스카는 '자신이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자신을 사랑하며 자신의 감정도 소중히하게 된다. 아스카는할아버지가 말한대로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거나 참지 않고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그러면서 자신의 억눌린 감정을 자유롭게 풀어놓으며 마음의 상처도 치유해 나간다.
그러면서 자신의 상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상처도 치유해주고 그들의 다친 마음도 위로해준다. 그래서 아스카는 갑작스러운 할아버지의 죽음과 사랑하던 메구미의 죽음으로 인한슬픔도 슬기롭게 이겨나간다.
이제 아스카는 그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된 것이다.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당신의 삶 속에서 그 사랑받고 있지요.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당신의 삶 속에서 그 사랑받고 있지요.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노래 가사 중에서-
12번 째 맞는 아스카의 생일, 작년 11번 째 생일은 존재의 이유까지 부정당하면서 힘든 시간을 보냈던 아스카에게 이번 12번째 생일은 어떨까. 아스카의 바램대로 아스카 주변 사람들로부터 생일 축하 인사를 받는다. 특히 아스카의 출생을 부정하던 엄마로부터 진심어린 생일 축하와 엄마의 생일 케이크는 엄마와 아스카의 사이의 거리를 좁히고 엄마의 사랑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어떻게 보면 아스카의 엄마 또한 피해자였는지도 모른다. 심장병에 걸린 언니 때문에 부모의 사랑과 관심도 많지 못한 아스카의 엄마 또한 어찌보면 아스카처럼 힘들고 고통스러운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할 수 있다. 아스카의 엄마에게도 엄마의 사랑을 받고자 갈구하는 '내면아이'가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아스카의 엄마는 욕구 충족에 대한 불만족의 마음이 아스카에게 저주 섞인 말과 함께 퍼부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그들은 아스카가 얼마나 마음이 따뜻하고 그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존재인지를 말이다. 그리고 앞으로 아즈카에게도 그들의 사랑과 관심, 믿음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제는 아즈카에게 마음껏 생일 축하한다고 말해줄 수 있을 것 같다. 왜냐하면 아즈카는 이미 그런 축하를 받을 수 있는 사랑스러운 아이가 되었으니깐 말이다.
"고맙습니다." 라고 아빠가 말했다. 아직 헉헉 숨을 몰아쉬고 있다.
잠시 숨을 고른 후에 아빠는 큰소리로 말했다.
"해피 버스데이! 아스카!"
p.205
이 책을 읽으면서 부모로서 아이를 똑같이 대하고 사랑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알게 되었다. 부모로서의 올바른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보고, 아이를 믿어주고 아이의 말을 들어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마음이 닫혀버리고 감정까지 메마른 아스카의 엄마를 보면서 안타깝기도 하고 나또한 그런 내면아이가 있는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또한 우리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얘들아, 엄마의 아들, 딸로 태어나줘서 고마워." 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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