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파는 상점 (10주년 한정특별판) - 제1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김선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3월
평점 :
절판



"세상에서 가치있는 시간 '지금'에 대한 이야기 "

 

김선영의 <시간을 파는 상점>을 읽고



 

시간이 기다려주지 않는다면, 우리가 그 시간을 먼저 손에 쥐면 된다!

김선영의 『시간을 파는 상점』 출간 10주년 기념 특별판

 

 

 

시간은 단순히 흐르고 지나가는 거라고 생각했다. '지금' 이 순간도 시간이 흐르고 나면 과거의 일이 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시간을 사고 팔 수 있을까. 흘러가는 시간이라고만 생각했던 시간 개념을 깨고 좀더 적극적이고 새롭게 시간을 정의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났다. 시간이 가진 추상적인 개념에서 시간에 물리적 가치를 도입하여 시간을 물건처럼 사고 팔 수 있다고 저자는 생각했던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시간을 파는 상점』에서 인터넷 상에서 시간을 파는 상점을 열고 의뢰를 받기 시작한다. 의뢰받은 사건을 멋지게 해결한 주인공은 세상에서 가치있는 시간인 바로 '지금'의 가치에 대해 깨닫게 된다. 

 

이 책 『시간을 파는 상점』은 이번에 10주년 기념 특별판으로 출간되었다. 10년 동안 이 책은 국내 청소년문학의 오랜 스터디셀러로 자리잡아오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꾸준히 인기를 받아왔다. 하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도 출간 당시 이 책에 담겨있는 시간의 가치와 중요성은 변하지 않고 담아 놓았다. 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시간을 파는 상점' 이야기는 우리들에게 깊은 감동과 울림을 주는 것 같다. 핑크색의 이 쁜 표지의 양장 책이 앙증맞으면서도 너무 이뻐서 책장에 고이 꽂아두면 좋을 것 같다.

 

 

주인공 온조는 '시간을 파는 상점' 이라는 인터넷 카페를 개설해서 운영한다. 시간이 정지되어 있다는 개념에서 탈피하여 시간 또한 물건처럼 사고 팔 수 있는 재화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시간을 파는 상점이라는 이름으로 온라인 카페를 만든 것이다. 어떻게 보면 내 시간을 들여서 다른 사람의 사건을 해결해주거나 대신 어떤 일을 해주는 심부름 같은 일같이 느껴진다. 카페를 개설하자마자 첫 번째 사건 의뢰가 들어온다. 그 사건은 도난당한 물건을 원래 주인에게 되돌려주는 것! 그것도 그 주인 몰래 가져다 놓아야 하는 것이다. 자신 반의 친구가 PMP를 훔치는 것을 의뢰인이 보았는데, 친구가 훔친 물건을 돌려놓고 싶은데, 자신이 하기에는 곤란하고 힘들기에 시간을 파는 상점에 사건을 의뢰한 것이다. 이 사건을 의뢰받은 온조는 고심끝에 무사히 훔친 PMP를 원래 주인의 책상 서랍에 넣는 것에 성공한다.

이 도난 사건은 첫 번째 사건이긴 하지만, 이 사건의 의뢰인과의 인연이 이어지면서 마지막에는 자살 결심을 한 그 친구의 마음까지도 돌려놓는 뜻깊은 일로 이어진다. 

 

도난 사건 외에도 주인공 온조는 손자와 할아버지의 갈등을 해결해주고, 그들을 화해시키는 데도 성공한다. 전직 소방관이었고 사고로 죽은 아버지를 닮아 상대방을 배려하고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기꺼이 도와주려는 따뜻한 심성 덕분에 온조는 얼어붙은 손자와 할아버지 관계를 그녀의 심성과 진심어린 마음으로 녹여서 원만한 관계로 만들어준다. 항상 남을 돕고,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도와주라고 한 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온조는 비밀리에 이렇게 '시간을 파는 상점'을 통해서 남몰래 그들의 고민을 해결해주고 있는 것이다. 의뢰인으로부터 사건 해결 비용을 받는다는 점에서 조금은 상업적인 측면도 있지만, 온조의 말대로 정당하고 건전한 일만 의뢰받는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만약 나쁜 목적으로 이 상점이 이용된다면 문제가 되고 위험질 것 같긴 하다. 다행히 의뢰인들의 사건은 순수하고 정당성이 있어서 온조는 사건을 해결하고 나면 뿌듯함이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의뢰인들이 온조 주변 친구들이라 나중에는 그들조차 온조의 조력자가 된다.  

 

온조가 해결한  사건들 중 도난 사건과 할아버지와 손자 사건이 기억에 남는다. 도난 사건은 한 사람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결국 그 한 사람을 온전하게 살아있고, 자신의 삶을 사랑하면서 살도록 이끌었다. 또한 할아버지 손자 사건은 할아버지와 손자의 얼어붙은 관계를 녹임으로써 가족간의 화해와 행복을 가져오게 되면 읽는 내내 마음이 뭉클했고 가슴이 따뜻해졌다. 

 

바쁘게 돌아가는 시간 속에서, 오히려 자기 자신만 챙기게 되고 각박해지는 요즘, 자신의 시간을 들여 상대방의 어려움과 고민을 해결해주는 것은 분명 뜻깊고 보람있는 일일 것이다. 또한 이 책을 통해 시간의 가치와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흘러가는 시간에 안타까워하지 말고, 지금 이 순간을 더욱 소중히해야 하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시간은 '지금'을 어디로 데려갈지 모른다. 분명한 것은 지금의 이 순간을 또 다른 어딘가로 안내해준다는 것이다. 

스스로가 그 시간을 놓지 않는다면"

-p. 235-23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