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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카레니나 1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이은연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1월
평점 :
" 불후의 명작
-안나 카레니나의 사랑-"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 1>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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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후의 명작- 『안나 카레니나』 1권 '운명적 만남과 사랑의 시작'
『안나 카레니나』 전체 3권 중에서 이 모든 사랑과 비극의 시작을 제시하고 있는 부분이 1권인 것 같다. 총 8부에 걸친 안나의 삶, 사랑, 비극의 이야기 속에서 모든 이야기의 시작은 1부와 2부 속에 있었다. 시간이 갈수록 점점 파국으로 치닫게 되는 안나의 사랑과 삶을 볼 때 1권 내용이 안나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사실 안나가 브론스키와 사랑에 빠지게 된 것은 정말 우연이었을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안나는 오빠 스테판 아르카디치 부부 사이의 불화를 중재하고 그들을 화해시키기 위해 모스크바로 온 것이다. 브론스키 또한 키티와 사랑에 빠졌고, 그래서 그녀와 결혼할 생각까지 했으니 말이다. 그렇게 안나와 브론스키는 그들 곁에 각자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고, 그들은 서로 모르는 존재였다. 하지만 안나가 기차역에서, 무도회에서 브론스키와 운명적으로 만나게 되고 안나는 브론스키에게 빠져드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누가 예상했으랴. 안나가 브론스키와 사랑에 빠지게 될 줄은... 안나가 그 사랑을 선택하기에는 그녀가 잃을 것이 너무나 많았다. 페테르부르크의 고위 관리의 아내라는 높은 사회적 지위와 사랑스런 아들의 어머니라는 역할도 세상의 비난과 경멸 등 그녀에게는 브론스키 그 사람외에는 아무 것도 남지 않게 된다.
하지만 브론스키를 만나 사랑하게 된 후 안나는 깨닫게 된다. '그동안 자신이 진정으로 행복하지 않았다는 것'을 말이다. 브론스키의 말대로 안나가 그토록 싫어하면서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사랑' 이라는 말에는 정말로 많은 의미가 담겨 있는 것 같다. 그 사랑 속에는 앞으로 오게 될 안나의 운명까지도 담겨 있는 듯 느껴진다.
'과연 이렇게 행복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안나는 운명적 사랑과 그 행복에 만끽한다. 하지만 여전히 시대적 상황과 안나가 속한 귀족 사회, 종교적 신념 속에서 안나는 자유롭지 못하다. 그 당시에는 결혼은 중매를 통해서 하는 것이 당연하고 일반적이었기 때문에 안나같은 사랑을 통해서는 결혼을 하지 않았다. 더군다나 안나는 이미 결혼한 몸이기에 안나의 사랑은 순수보다는 타락하고 퇴폐적인 불륜으로밖에 보일 수밖에 없었다.
'불륜'일까? '사랑'일까? 라는 문제에 있어서 일반적인 사회적 통념 상으로 봤을 때는, 제 3자가 볼 때는 충분히 불륜으로 보일 수 있고, 그 때문에 사람들 입에 오르내릴 수 있는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당사자인 안나와 브론스키에게는 순수한 사랑, 운명적인 사랑일지 모른다. 그래서 나는, 그들의 사랑을 그 자체로 보고 싶다. 그 사랑에 대해 옳다 그르다 평가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어떨까.
그러니 누가 안나에게 돌을 던질 수 있을까. 안나가 그 사랑에 행복해하고, 진정으로 '사랑'의 의미를 알게 되었다고 하는 말을 통해 그녀 또한 사랑을 하고 사랑을 받고 싶은 한낱 여인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어찌 사랑을 빠지지 않을 수 있었을까. 안나에게 찾아온 사랑은 운명이었고 어쩌면 거스를 수 없는 사랑이었을지도 모른다. 물론 안나의 연인인 브론스키에게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사랑받는 것이 과거나 지금이나 인간의 자연스러운 욕망이고 감정일지 모른다. 그 사랑을 조절할 수도 막을 수도 없는 것이다.
안나 아르카디예브나는 작은 손으로 재빨리 모피 코트의 호크에 걸린 소매의 레이스를 풀고는 고개를 숙인 채 자신을 배웅하러 나온 브론스키의 말을 황홀하게 듣고 있었다.
“당신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거예요. 나 또한 당신에게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을 겁니다.” 그가 말했다. “하지만 내게 필요한 건 우정이 아니란 걸 당신도 알고 있습니다. 내 삶에서 단 하나의 행복은 당신이 그토록 싫어하시는 한 마디 말……, 그래요, 바로 사랑입니다.”
“사랑…….” 그녀는 속으로 천천히 반복했다. 그러고는 갑자기 레이스를 풀면서 덧붙였다. “내가 그 말을 싫어하는 이유는, 그 말은 나에게 너무나 많은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에요.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의미를 가지고 있어요.” 그녀는 그의 얼굴을 주의 깊게 바라보았다. “안녕히 가세요!
-[1권] p.320-
안나와 브론스키의 이미 시작된 사랑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 버린다. 그 사랑을 누가 막을 수 있으랴. 거부할 수 없는 그들의 운명적인 사랑은 결국 사교계에 알려지고 커다란 파장을 불러 일으킨다. 그리고 안나는 결국 그 사실을 남편에게 말하고 만다. 그러나 안나가 남편에게 한 말을 통해 보면 안나의 태도는 너무나 당당하고 자신이 있어보인다. 그만큼 그녀는 자신의 사랑을 확신하고 그 사랑을 지키고자 하는 마음이 엿보인다.
“잘못 생각하지 않았어요. 나는 절망스러웠어요. 절망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난 당신의 말을 들으면서 그를 생각했어요. 난 그를 사랑하고 있어요. 난 그의 연인이에요. 난 당신을 견딜 수 없어요. 당신이 두렵고, 당신을 증오해요....당신이 원하는 대로 하세요."
-[1권] p.480-
안나는 남편과 자신의 연인 중에서 기꺼이 연인과의 사랑을 택한다. 그러나 그 선택은 그녀가 가진 모든 것을 잃어버리는 것과 다름이 없다. 그녀가 그토록 사랑하는 그녀의 아들까지도 떠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설상가상으로 브론스키의 아이까지 가지게 되는 안나, 이 가여운 생명은 또 어찌할까. 안나는 과연 그녀의 사랑과 선택에 책임을 질 수 있을까. 2권에 이어지는 안나의 사랑이 어떤 결말을 맞을 지, 어떤 어려움이 생길지 궁금하다.
안나의 불꽃같은 사랑과 대조적으로 지고지순하고 일관성 있고 변함없는 레빈과 키티의 사랑이 있다. 1권에서는 레빈은 키티를 사랑하지만, 그녀에게 청혼을 거절당하고 상심한 나머지 시골로 내려가 농촌 경영, 경작 등에 전념한다. 키티 또한 브론스키와의 사랑에 빠져서 레빈의 진심어린 청혼을 거절하고, 결국 브론스키에게도 배신 당하고 너무 상심한 나머지 가족들과 함께 외국으로 여행을 떠나 버린다. 서로 이렇게 멀어져 버린 레빈과 키티가 그들의 사랑을 깨닫고 결혼까지 할 수 있을지는 2권을 읽어보면 알 것 같다. 2권에는 레빈과 키티의 사랑이 어떻게 발전해서 결실을 이룰지 궁금하다.
1권에서는 물론 안나의 사랑 이야기가 중심이긴 하지만, 톨스토이는 러시아 귀족 사회의 위선적이고 타락한 모습, 당시 러시아 사회 속에 존재했던 부조리, 각종 사회 문제, 귀족과 농민의 계급과 소득 불균등 문제 등 그 당시 러시아 사회 모습을 이야기 속에 반영하였다. 인간의 욕망과 인간 본연의 모습, 사회 부조리 등을 이 책 『안나 카레니나』속에 담아 놓았다. 그런 점에서 정말 이 책은 불후의 명작이며 10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이유일 것이다.
소담출판사 덕분에 너무나 좋은 책을, 잊혀져버렸던 불후의 명작을 만날 수 있어서 너무나 행복하고 감사한 시간을 보냈다. 어서 빨리 2권의 책장을 펼쳐서 안나를 만나러 가야겠다.
#이 글은 소담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료로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