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토끼 하무라 아키라 시리즈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문승준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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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곰 서점 사건 파일 시리즈'로 유명한 저자 와카타케 나나미의 책을 처음 접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 책  『나쁜 토끼』를 통해 매력적인 여성 탐정인 하무라 아키라에 대해 알게 되었다. 그녀는 추리소설 전문서점 한 켠에 탐정 사무소를 차리고 서점 아르바이트와 수사를 병행했고, 이 책은 그녀가 살인곰 서점 일하기 전, 프리랜서 탐정 시절의 활약을 다룬 초기 걸작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 책은 일본 출간 20년 만에 국내에 출간되었고, 그 덕분에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만약에 이 책을 만나지 못했다면 여자 홈즈 같은 '하무라 아키라' 의 존재를 모르고 그녀의 눈부신 활약상을 알지 못했을 것이다. 솔직히 말하면, 이 책을 통해 하무라 아키라의 팬이 되어버렸고, 앞으로  하무라 아키라 시리즈의 다른 책들도 읽어보고 싶다.  

 

이 책은 6개의 부분으로 나누어 한 여성 탐정이 경험한 9일 동안 겪은 사건을 말해준다. 전초전, 초반전, 전반전, 중반전, 후반전, 종반전으로 각각 나누어지면서 사건이 발생하고, 발전하고 종결되는 전 과정을 보여주는 것 같다.

전초전에서 겪은 프리랜서 탐정 하루마 아키라가 겪은 사건 또한 결코 가볍지 않게 느껴진다. 처음에는 단순히 가출한 17살 소녀를 찾아서 집으로 데려오라는 임무였지만, 그 사건이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나가게 된다.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쉬운 사건 해결과 짭짤한 건수가 아닌 옆구리 창상과 발등 골절이라는 부상이었다. 그렇게 사건은 끝나는 듯 했다. 하지만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니..앞으로 그녀가 이보다 더 힘든 최악의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그 사건으로 인해 그녀는 죽을 고비를 여러 번 넘기게 된다. 그 모든 일들이 9일 동안 겪은 일이라니... 그 짧은 시간 동안 그 모든 일들이 일어난 것이 믿기지 않는다. 

 

이때 이미 모든 일이 시작되어버렸다는 사실을, 휘말려버린 내가 이윽고 최악의 9일간을 보내게 되리라는 사실을 당연히 이때의 나는 전혀 알지 못했다.

-p. 35

 

17살 가출소녀 미치루의 친구 미와의 실종 사건으로 시작된 사건은 그녀 주변 친구의 실종과 살해 등으로 이어지면서 사건은 미궁 속으로 빠져든다. 각각의 사건은 따로따로 떨어져있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그러나 그 연결고리를 찾지 못해 하무라 탐정은 힘든 시간을 보내지만, 특유의 냉철한 판단력과 용기있는 행동과 끈기로 따로따로 떨어진 퍼즐 조각들을 하나씩 맞추기 시작한다. 때로는 넘어지고, 깨지고, 다치고, 얻어맞고, 감금 당하면서도 사건에 맞서는 끈기와 인내로 그녀는 조금씩 사건의 중심으로 다가간다. 

전반전이 지나고 중반전이 지날 때까지 이야기는 그렇게 진전이 되지 못한다. 도대체 범인이 누구지? 미와는 지금 어디에 있는 것이지? 살아있을까?  등등 여러 가지 궁금증을 가지며 하무라 탐정이 안내하는 사건과 추리 과정에 함께 했다. 서로 관계없어 보이는 사실들이 큰 퍼즐 속의 작은 조각들처럼 하나하나 모여서 하나의 큰 그림들을 완성해간다. 그리고 그 퍼즐조각들이 완성한 그림은 너무나 충격적인 사실과 결과로 이어졌다. 과연 그런 일이 가능한지, 어떻게 인간이 그럴 수가 있는지...너무나 충격적이고 놀라울 따름이다.

 

인간의 욕망은 어디까지일까? 모든 것을 다 가지고 세상의 쾌락을 추구할 수 있는 사람들이 색다른 즐거움을 원한 것일까. 동물은 자신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사냥을 하는데, 인간은 단순히 즐거움과 쾌락만을 위해서 사냥을 하는 것일까. 정말 그들은 하무라의 말대로 엘리트 의식 속에 젖어버린 채 모든 사람들에게 칭송받고 싶었던 '불쌍한 아이'였기 때문이었을까. 

인간의 욕망과 쾌락이 만들어 낸 비극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나쁜 토끼는 바로 그렇게 자신의 이익만을 쫒고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지 않는 그들을 말하는 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인간의 욕망과 쾌락의 끝은 어디까지일까. 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바로 '인간'이라는 말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

하무라 탐정의 활약이 없었다면 아마 그들의 토끼 사냥은 계속되었을 지도 모른다. 누가 누구를 쫒고 쫒길 수 있는지 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또한 이 책을 읽으면서  사건들의 퍼즐 조각들은 인내심을 가지고, 생명의 위험을 무릎쓰고 완성한 하무라 탐정의 능력에  감탄하게 되었다. 이 책은 '살인곰 사점의 사건 파일 시리즈 중 하나라고 하는데 다른 책들 속에서 하무라 탐정의 활약도 너무 궁금하다. 앞으로 그녀가 보여줄 활약과 사건 해결이 너무나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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