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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바다 ㅣ 원전으로 읽는 움라우트 세계문학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이정서 옮김 / 새움 / 2022년 2월
평점 :

거대한 물고기와의 사투는 끝이 나지 않을 것 같다. 마치 물고기나 노인이나 포기할 생각이 없는 듯, 그들의 힘 겨루기는 팽행선을 유지하는 듯 보인다. 그렇게 노인은 물고기가 힘이 빠져서 배를 선회할 때까지 기다리지만, 물고기는 도저히 항복할 뜻이 없어 보인다.
그렇게 물고기와 노인은 며칠 동안 힘겨루기를 하며 팽팽히 맞서다가 지쳐간다. 노인은 피로와 아픔, 고통, 배고픔 등을 참아가며 물고기와 사투를 벌인 끝에 드디어 거대한 물고기를 잡는다. 정말 노인의 생각대로 엄청난 크기의 물고기였다. 처음에는 그 물고기를 잡으면 모든 일이 다 끝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물고기를 잡아서 목표는 이루었지만, 그 이후부터가 문제라는 걸 몰랐다.
노인이 물고기와 벌이는 사투의 과정이 너무나 긴박하게 펼쳐져서 그 이후에 더 큰 위험이 가디라고 있을 거라는 것을 나도 예상하지 못했다. 그 문제는 바로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였다. 지금까지 죽을 힘을 다해 버텨서 겨우 물고기와 싸움에서 승리했는데, 그것은 전반전에 불과했던 것이다. 더 위험하고 힘든 후반전이 남아 있었던 것이다. 그것은 상어와의 사투였는데, 낚싯줄에 매달린 거대 물고기하고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목숨을 담보로 하는 싸움이었다. 그래서 노인은 불굴의 의지로 그 사투에서도 살아남았다. 몇 번이나 죽음의 위협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결국은 살아남았지만, 그에게 남은 건 뼈만 남은 물고기였다.
노인은 결국 물고기와의 싸움에서도, 상어와의 사투에서도 승리한 것일까? 이 싸움에서 진정한 승리는 누구일까? 어쩌면 저자인 헤밍웨이는 이 싸움에서는 승자도 패자도 없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인간의 인생과 삶의 투쟁도 이런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