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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브랜든 1~2 세트 - 전2권 ㅣ 사람 3부작
d몬 지음 / 푸른숲 / 2022년 2월
평점 :
"사람에 대한 정의를 뒤흔들다"
d몬의 <브랜든 1~2권 세트>를 읽고

네가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하니?
사람에 대한 정의가 완전히 뒤집혔을 때
우리 존재를 어떻게 증명해야 할까?
사람이란 무엇일까? 사람에 대해서 어떻게 정의를 내릴 수 있을까? 우리가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했던 사람에 대한 정의가 완전히 뒤바뀌어진다면, 그래서 사람이 아닌 존재가 자신을 사람이라고 주장한다면 어떻게 할까? 우리 인간보다 더 고등한 존재가 나타나서 자신들이 '사람'이라고 주장한다면 어떤 일은 벌어질까? 어쩌면 우리는 우리의 존재와 위치를 잃어버리고 이 책 속 등장하는 '벌레' 와 같은 존재로 전락할지도 모른다. 상상력과 공상이 가미된 가정이지만 AI(인공지능)의 발달로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일지 모른다.
2020년 저자는 d몬은 네이버웹툰에서 <데이빗> 연재를 시작하여 <에리타>, <브랜든> 연재를 마무리하기까지 1년 6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저자는 사람에 대한 정의 탐구를 시작으로 사람 3부작 시리즈를 연재했고 그 마지막 연재가 <브랜든>인 것이다. 단순히 웹툰이라고 생각했지만, 그 속에 담긴 내용은 심오하고 철학적이기도 했다. 그리고 '사람이란 무엇인가' 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기회를 주었다.
<브랜든>은 지구 밖의 또 다른 세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우연히 열린 차원의 문을 통해 다른 공간으로 이동하게 된 브랜든은 거기서 '올미어' 라는 새로운 존재를 만난다. 그리고 그 올미어는 자신이 '사람'이다라고 주장한다.

사람이란 무엇일까? 올미어는 자신이 감정의 연결을 통해 서로의 의사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사람'이라고 주장한다. 감정을 완전 통제할 수 있어서 감정을 전혀 느끼지 않는다. 감정도 없고 상대방의 의사를 조종할 수 있는 능력! 이것이 사람이 가진 능력일까? 어떻게 보면 올미어는 오늘날 인공지능 로봇같이 보인다. 이들의 능력은 전지전능해 보이기도 해서 2권에 등장하는 라키모아에겐 올미어를 '신'으로 생각한다.
1권에서는 주로 무엇이 사람인가에 대한 올미어와 브랜드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올미어가 사는 세상은 언어를 사용해서 대화하지 않고, 스스로 감정도 조절할 수 잇어 외로움, 슬픔 등을 느끼지 않는다. 올미어는 데이터 복제의 형식으로 자신의 존재와 같은 개체를 만들어 '계승'한다. 이렇게 자신이 '사람' 이라고 주장하는 올미어에 대항하여 브랜든도 자신이 '사람'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에 대해 올미어는 브랜든을 오히려 '벌레' 취급한다. 하긴 너무나 전지전능한 능력을 가진 올미어에겐 브랜든이 하찮고 무력한 '벌레' 같은 존재로 보일 수 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올미어의 주장과 반대로 '감정조절을 스스로 할 수 없고, 감정에 동요하되고, 상대방의 의사를 조종하지 못하는 존재가 '사람' 이다 라고 말하는 듯하다. 어쩌면 감정조절이 안 되어 툭하면 욱하고 폭력적이고 과격한 브랜든 같은 존재를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브랜든은 올미어에 맞서 자신이 '사람' 이라는 것을 증명해야 할 위협에 직면하게 된다.
브랜든은 어떻게 자신의 존재를 증명할 수 있을까. 이런 의문과 궁금함을 남긴 채 1권이 끝나고 2권으로 이야기는 이어진다. 그리고 차원의 문을 통해 지구 안의 다른 세상으로 가게 되는데, 그곳은 또 다른 인간인 라키모아가 사는 세상이다. 그곳에선 브랜든은 신의 대리자로서 신에 버금가는 대우를 받게 된다. 그들도 또 다른 인간 존재이지만, 그들의 존재에 비해 브랜든은 그들보다 월등한 능력을 가진 존재처럼 보인다. 올미어에게 사람 취급도 못 받고 오히려 벌레같은 존재로 무시 당했는데 무엇이 그를 신과 같은 대우를 받게 만든 것일까.
이 물음과 함께 저자는 '신이란 존재하는가?" 라는 종교적이고 원론적인 질문을 던진다. 자신을 신의 대리인으로 떠받들여지고 올미어를 '신'으로 숭배하는 라키모아들, 그들 눈에는 분명 그들보다 더 뛰어난 존재인 올미어가 신과 같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과연, 올미어, 브랜든, 라키모아 그들은 어떻게 될 것인가? 누가 진정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우리는 우리 자신이 당연히 '사람' 이라고 생각해왔지만, 진정 우리가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사람으로서 가지고 있어야 할 능력을 모두 가지고 있고, 사람이 사람을 존중하며 서로 협력하고 살고 있는 것일까. 브랜든 1~2권 세트를 다 읽고 책을 덮으며 생각해본다.

정말 사람이란 무엇일까? 사람에 대해 우리는 어떻게 정의를 내릴 수 있을까. 사람에 정의에 대해 의문점을 제기하고 일반적인 사람에 대한 정의를 뒤흔든 웹툰 <브랜든> 이제, 사람 3부작이 완성되었다. 이 시리즈를 통해 우리는 사람에 대한 정의를 내리고, 사람에 대한 근원적인 연구도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여전히 모르겠다 '사람이란 무엇인지' 말이다. 어쩌면 한 마디로 정의할 수 없을 지 모른다. , 올미어처럼 완벽하진 않지만, 다른 사람과 관계 속에서 의사소통하고 감정을 느끼는 존재, 라티모아처럼 공동체의식과 가족애가 있는 존재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 책 <브랜드 1~2세트>는 웹툰 형식이라 어렵고 철학적인 내용도 만화를 통해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그래서 시간가는 줄 모를 정도로 재미있게 읽었다 만화 형식이긴 하지만, 오히려 우리 어른들을 위한 만화책인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