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구미호 식당 3 : 약속 식당 ㅣ 특서 청소년문학 25
박현숙 지음 / 특별한서재 / 2022년 1월
평점 :
"죽어서도 지키고 싶었던 약속"
박현숙의 <구미호 식당 3: 약속 식당>을 읽고

‘죽어서도 지키고 싶은 약속이 있었다.’
죽어서도 지키고 싶은 약속은 무엇일까? 어떤 약속이길래 죽어서라도 그 약속을 지키고 싶은 것일까? 그리고 현재에서 지키고 못한 약속은 저 세상에 가면 지킬 수 있는 것일까.
이 책 「구미호 식당 3: 약속식당」은 베스트셀러 「구미호 식당」 박현숙 작가의 또 다른 이승과 저승 이야기이다. 천 년 묵은 여우 '만호'와 거래를 하게 된 주인공 '채우' 그가 사람으로 태어날 새로운 생을 걸고서 지키고 싶은 약속은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그 약속은 지킬 수 있을까 그럼 궁금증으로 이 책의 책장을 펼쳤다.
'설이'를 지키려 싸우다가 죽게 된 '채우'는 저 세상에서 천 년 묵은 여우 '만호'를 만나서 거래를 하게 된다. 사람으로 태어날 생을 바치고 최대 100일 동안 채우는 설이가 있는 세상으로 돌아가게 된다. 설이를 만나서 설이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말이다.
하지만 나는 수십 년이 아니라 천년만년이라도 바꿀 수 있었다. 어머무시하게 멋진 삶도 미련 없이 포기할 수 있었다. 나는 설이를 만나야 한다. 설이와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
- p.11, 「넓은 이층집으로」 중에서
이렇게 채우는 설이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다음 생까지 포기하면서 설이를 만나러 간다. 설이를 만날 수 있을지, 전생의 기억을 잃어버린 설이가 채우를 기억할 지 확실하지 않은 상황 속에서 채우는 100일 간 이승에서 지내게 된다. 그가 도착한 곳은 한 단독주택 2층집, 거기서 채우는 '약속식당'을 열게 된다. 미완성 요리인 '파감로맨스'를 만들어주기 위해서 말이다. 과연 채우는 설이를 만날 수 있을까. 채우는 미완성 요리인 파감로맨스를 완성해서 설이와의 약속을 지킬 수 있을까.
설이를 만나기 위해 채우는 약속식당을 열었다. 약속 식당의 메뉴는 3가지!
비밀병기, 살랑말랑, 미완성 요리인 파감로맨스였다. 왜 채우는 파감로맨스를 완성시키고 싶어 하는 것일까? 궁금했다. 채우가 지켜야 하는 약속은 설이를 만나서 함께 파감로맨스를 완성시키는 것이다. 채우가 파감로맨스를 완성시켜야 하는 이유는 설이에게 파를 만남 감자를 먹어도 불행이 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려주고, 설이로 하여금 그 불행과 징크스에 벗어나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채우는 설이를 찾기 위한 노력을 한다. 손님들에게 주문을 받아 음식을 팔면서도 '게 알레르기' 가 있는 지 꼭 물어본다. 그리고 지금 채우가 약속 식당을 하는 장소가 '귀신' 이 나온다는 소문이 있어서 사람들이 꺼리고 오는 곳을 무서워하는 곳이었다. 사람들 말로는 이 집에서 살은 일가족이 한꺼번에 사라졌다고 하는데 그것은 무슨 말일까.
이미 전생의 기억을 잃어버렸고 새롭게 태어난 설이를 무슨 수로 찾을 수 있을까. 채우 또한 중년의 식당 아줌마로 모습이 변해버렸는데. 설이는 어떤 모습으로 채우 앞에 나타날까. 설이를 찾지 못한 채 손바닥의 도장 자국이 자쭈 희미해져가는 것에 채우는 조바심을 느낀다.
설이는 과연 누구일까. 식당에 자주 오고 반말을 주로 하는 황부장 아줌마일까. 식당에 자주 찾아오는 구동찬 이란 아이일까. 미용실을 운영하는 미용실 원장일까.
설이를 찾기 위한 가장 결정적인 증거는 바로 게살 알레르기인데, 황부장 아줌마나 구동찬이나 미용실 왕원장은 채우가 만든 게살 넣은 파감로맨스를 너무나 잘 먹었으니 아니지 않을까. 이런 식으로 내 나름대로 추리를 하며 나도 채우와 함께 설이를 찾기 위한 여정에 동참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드디어 설이일지도 모르는 사람이 나타났다. 약속식당의 메뉴 중 게살이 들어갈 파감로맨스를 먹고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킨 사람이 있었다. 그것도 무려 한 명이 아니고 2명이었다.
전혀 예상밖의 인물이 설이일 수도 있을 것 같다. 둘 중에서 누가 설이일까.
나 또한 채우만큼 설이가 누구인지 궁금하다.
그리고 비가 오는 날이면 무언가를 끄는 소리가 나는데 그 소리의 정체는 무엇일까.
이층에 살던 학생의 가족들은 왜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버린 것일까. 아니면 경찰 쇼수사대로 그 집을 떠난 것일까? 아니면 이미 죽어서 귀신이 나오는 것일까?
채우는 미용실 원장인 왕 원장도 또한 그와 같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 세상에 온 거라는 것을 안다. 그리고 비오는 날마다 이층에서 나는 소리의 미스터리도 풀게 되었다. 그리고 왕 원장이 죽어서도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이 예상 밖의 인물이었고, 이미 그 사람은 그를 잊은지 오래이며 기억조차 못한다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채우는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 그가 그토록 찾아헤맸던 설이를 만나게 된다. 설이 또한 뜻밖의 인물이었고, 미완성이던 파감로맨스의 비밀 레시피도 알게 되지만,
그 모든 것을 확인하지 못하고 그는 떠난다. 그는 결국 설이와의 약속을 지킨 것일까. 아니면 파감로맨스를 완성하지 못했으니깐 못 지킨 것일까.
아마 채우는 깨닫게 되었을 것이다. 약속이란 죽어서 지키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삶 속에서 지켜야하는 것을 말이다. 현재에서 지킬 수 없는 약속은 죽어서도 지킬 수 없는 약속일테니 말이다. 자금 살고 있는 삶에 최선을 다하고, 약속 또한 주어진 시간 내에서 지켜야한다는 것을 저자는 상상력이 가미된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통해 우리에게 전해준다. 내 욕심으로는 채우가 설이와 극적인 조우를 통해 파감로맨스 요리를 완성하길 바랬다. 물론 죽어서라도 지키고 싶은 약속은 결코 지킬 수 없다는 메시지를 주기 위한 작가의 의도적인 설정이었다고 하지만 말이다.
당신에게도 죽어서라도 지키고 싶은 약속이 있는가? 만약 그런 약속이 있다면 지금 이 세상에서,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해서 지키는 것은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