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
조지 오웰 지음, 한기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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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

조지 오웰 저/ 한기찬 역

소담출판사/ 2021년 12월 8일

조지 오웰이 현대 사회에 던지는 경고





1. 들어가며

누군가가 나의 행동을 지켜보고 있다면? 내가 하는 모든 말과 행동들이 감청당하고 감시당하고 있다면? 즉 국가가 언제든 개인을 감시하고 있고 나의 자유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 당신은 그런 사회를 상상이나 할 수 있겠는가? 나의 행동과 말은 CCTV 같은 텔레스크린이 나를 항상 주시하고 있고 그 텔레스크린 너머에는 '빅 브라더'가 있다.

조지 오웰인 이 책 『1984』를 통해 독제 체제의 현실과 미래 예언적 디스토피아 사회를 그리고 있다. 감정을 통제하고, 사고의 범위를 말살함으로써 인간이 가지고 있는 정신까지도 조작하고 제거하는 국가의 독재 권력과 힘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조지 오웰은 빅 브라더에 의해 통제되는 디스토피아 사회의 모습을 통해 현대 사회 속에서 국가가 개인에게 행사하는 독재 권력에 대해 비판하고 개인의 자유와 인간 정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 책 『1984』속 조지 오웰의 디스토피아 사회를 통해 현대 사회 속에서 국가 권력이 독재와 통제가 얼마나 위험하고, 개인의 자유를 포함한 인간의 기본권이 얼마나 중요하고 반드시 존중되어야야만 하는지를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2. 1984 속으로

인간의 기본 욕구를 억제하는 독재 권력 사회에서

부조리함에 항거하는 개인의 최후를 예리하고 강력하게 묘사한 작품

이 책 「1984」은 미래 예언적 디스토피아 소설이다. 당에 의해 개인은 항상 감시를 받는다.사람들이 내는 모든 소리는 도청 당한다. 그들의 모든 행동은 감시당한다. 또한 사람들은 서로 서로가 감시하고, 언제든 상대방이 나를 배신하고 나를 신고할 수 있다. 서로가 서로의 감시자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소한 행동 하나만으로도 매우 위험한 것이다. 이렇게 숨도 마음껏 쉴 수 없고 마음껏 잠을 잘 수 없다. 항상 '빅 브라더가 지켜보고 있다' 라는 생각을 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 독재 정치 기구인 당은 텔레스크린을 통해 24시간 어디에서나 당원들을 감시하고 도청한다. 솔직히 이런 사회를 상상하는 것만으로 너무 답답하고 목을 죄어오는 갑갑한 느낌이다. 어떻게 이런 사회 속에서도 일상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것일까?

그래도 사람들은 그런 감시와 통제 속에서도 지금 우리처럼 살아간다. 우리의 주인공 윈스턴 스미스는 당원이며 '진실부'에서 근무하고 있다. 정부는 진실부, 평화부, 다정부, 복지부 이렇게 네 개의 부처로 나뉘어서 운영되고 있다. 진실부는 뉴스와 오락, 교육, 예술을 다루고, 평화부는 전쟁을 맡고, 다정부는 법과 질서의 유지를, 복지부는 경제를 담당했다.

이름은 '진실부'이지만 진실이라는 이름과 정반대로 진실을 조작하는 일을 하고 있다. 즉 진실부는 당의 이념과 목적에 맞게 신문이나 잡지 등 여러 언론자료를 조작하고 위조하는 역할을 한다.

전쟁은 평화

자유는 구속

무지는 능력

이것이 바로 당의 3대 슬로건이다. 의미를 살펴보면 전혀 이해가 가지 않을 수도 있다. 이렇게 전혀 모순되는 원칙으로 운영되고 있고 실제로 이 슬로건대로 전쟁 상태가 계속되어 평화가 유지되고 있다. 개인은 끊임없이 감시, 도청, 구속 당하면서 그것이 자유라고 생각한다.

또한 당은 가족간의 사랑, 성욕까지 통제하면서 당원들끼리 가족들끼리 서로 의심하고 감시하게 만든다. 자식이 부모를 감시하고 조금이라도 수상하면 당에 고발한다. 그러면 고발당한 사람은 즉시 끌려가 '증발' 한다. 이 '증발'은 말 그대로 그 사람의 흔적이 사라지는 것이다. 존재했던 사람이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은 사람' 이 되는 것이다.

인명부에서 이름이 지워지고 그때까지 해 온 모든 일에 관한 기록이 깨끗이 삭제되고 한때 그런 사람이 있었다는 사실이 부정되고 얼마 후에는 아예 잊히고 말았다. 폐지되고 소멸하는 것이다. 대개는 '증발했다'고들 했다.

-p.32-

주인공 윈스턴은 그런 사회 속에서 당의 이념과 반대되는 생각을 가지고 하루하루 두려움과 불안을 느낀 채 살아가고 있다. 그는 그의 생각을 일기장에 적어놓는다.

빅 브라더를 타도하라

빅 브라더를 타도하라

빅 브라더를 타도하라

빅 브라더를 타도하라

빅 브라더를 타도하라

-p.31-

빅 브라더에 의해 통제되고 빅 브라더에 대한 무조건적인 충성과 존경만이 허락되어 있는 사회 속에서 그는 이 문장들을 큼직큼직하고 단정한 대문자로 반복적으로 적어놓은 것이다. 이런 그 행위는 나중에 발각되면 목숨의 위협을 줄 정도로 반역적이지만, 그는 당에 대한 비판과 경멸을 결코 버릴 수 없다.



놈들이 나를 총으로 쏘겠지 아무래도 좋아 목덜미를 쏠 거야

상관없어 빅 브라더를 타도하라 놈들은 언제가 목덜미를 쏘지

아무래도 좋아 빅 브라더를 타도하라....

-p.33-

당에 의해 사랑을 하는 것도 금지되어 있지만, 윈스턴은 당의 눈을 피해 연인 줄리아를 만나고 그 사랑을 아슬아슬하게 지속한다. 그렇게 윈스턴은 줄리아와의 밀애로 사랑의 달콤함에 빠지게도 되지만 그 관계는 영원히 지속할 수는 없다. 그들의 사랑은 육체적인 사랑도 있지만, 서로 당의 이념애 반대하고 당이 인간의 말과 행동을 통제해도 마음만은 절대 통제할 수 없다는 데 서로 의견을 같이 한다.



“놈들은 마음속으로 들어올 수 없어요. 만약 당신이 인간성을 유지하는 일이 가치 있다고 ‘느낄’ 수 있다면,

그것으로 무슨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 해도 그들을 이긴 거예요.” - p.257~258

그렇게 윈스턴과 줄리아는 당의 전복을 꾀하면서 비밀스런 연애도 이어가지만, 그들은 함정에 빠지게 되고 그토록 윈스턴이 두려워하던 일이 현실이 된다. 자신의 편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은 사실은 자신의 행동을 감시했던 사상경찰이었던 것이다. 당에 의해 그의 반역 행위와 금지된 밀애조차 발각되어 그는 온갖 고문과 구타에 시달리게 된다. 인간의 정신도 개조하고 세뇌하여 결국에는 개인이 가진 고유한 정신을 말살해버리는 것이다.



“우리에게 저항하는 한 우리는 절대로 그를 처형하지 않아. 우리는 그를 개조하고 그의 내면을 포착하고, 그를 다시 만드는 거야. 그에게서 모든 사악함과 환상을 불태우는 거야. 우린 그를 우리 쪽으로 끌어들이는 거야. 그저 외관상이 아니고 진심으로, 마음과 영혼을 다해서 그렇게 하도록 하는 거라고. 죽이기 전에 그를 우리 일원으로 만드는 거지. 우리는 이 세상 어디에든 잘못된 생각이 존재한다는 것을 참을 수 없어. 아무리 은밀하고 무력한 것이라 할지라도 말일세. 죽는 그 순간까지도 어떤 일탈도 허용할 수 없단 말이야.”

- p.389~390

인간의 정신을 개조해서 진심으로 자신의 편으로 만드는 것, 마치 그들은 인간의 정신조차도 마음대로 조작하고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어떻게 그것이 가능하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인간은 극심한 육체적 고통으로 생존이 위협받는 상황이 된다면, 인간은 그 존엄성을 읽고 동물처럼 그 본능에 충실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조지 오웰은 윈스톤의 고문과 그의 정신 개조 과정을 통해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자네는 두 번 다시 보통 사람이 느끼는 감정을 갖지 못하게 될 거야. 자네 안의 모든 것이 죽어 버릴 테니까. 자네는 두 번 다시 사랑을 하거나 우정을 맛보거나 삶의 기쁨을 누리거나 웃거나 호기심을 느끼거나 용기를 낸다거나 정직성 같은 것을 갖지 못하게 될 거야. 자넨 텅 빈 인간이 될 거야. 우린 자네를 쥐어짜서 속을 비울 테고, 그런 다음 우리 것으로 자네의 속을 채울 걸세.”

- p.392

그리고 그가 당의 이념에 반대하고 당을 비판하는 생각을 키워온 7년 동안 그의 모든 생각과 행동은 감시당하고 있었음을 비로소 깨닫게 되었다. 그 모든 것들을 다 감시하고 통제하고 있었음을 말이다.

그는 항복했던 것이다. 그것은 합의 사항이었다. 사실상 자신이 항복하기로 결심하기 훨씬 전에 이미 항복할 태세가 돼 있었음을 이제야 비로소 깨달았다. 다정부 안으로 끌려온 그 순간부터, 그리고 그렇다. 그와 줄리아가 무력하게 서서 텔레스크린에서 나오는 쇳소리 섞인 명령을 들었던 바로 그 순간에도 그는 당의 권력에 맞서겠다는 자신의 시도가 얼마나 경솔하고 얄팍했던 것인지를 알고 있었다. 이제 그는 7년 동안 사상경찰이 마치 확대경 아래 놓인 딱정벌레처럼 자신을 주시했다는 것을 알았다. 그가 한 모든 물리적 행동, 입 밖에 낸 모든 말 중에서 그들이 알아차리지 못한 것은 없었고, 생각의 흐름조차 그들이 추측하고 있었다.

- p.423

그리고 윈스턴은 비로소 깨닫게 된다.

왜 자유가 구속이며 그가 어떻게 빅 브라더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는지를 말이다.

총알이 그의 머릿속을 뚫고 들어오는 그 순간에 말이다.



오래도록 바라던 총알이 그의 머릿속을 뚫고 들어오고 있었다.

그는 거대한 얼굴을 올려다보았다. 검은 콧수염 아래 숨겨진 미소가 어떤 것인지를 아는 데

40년이 걸렸다. 아, 모질고도 부질없는 오해였다! 아, 저 애정 어린 품속을 벗어나 고집스럽고 아집에 찬 유형의 삶을 살았다니! 하지만 괜찮았다. 만사가 다 괜찮았다. 이제 투쟁의 시간은 끝났다.

그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했다. 그는 빅 브라더를 사랑했다.

- p.457

3. 나가며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내버려 둬서는 안 된다.

그것은 바로 여러분들의 책임이다."

-조지 오웰이 죽기 전 병상에서 가진 BBC와의 인터뷰 영상 속에서 조지 오웰이 한 말-

세기적 대공황과 히틀러의 나치즘, 무솔리니의 파시즘이 세계를 뒤흔들었던 그 당시, 조지 오웰은 전체주의를 경계하고 부패한 사회주의를 비판했던 민주적 사회주의자였다. 우리는 나치즘과 파시즘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임을 당하고 고통을 당했는지 지난 역사를 통해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지금 현대 사회는 그 때와 비교해서 더 나아졌는가? 우리는 지금 민주주의 사회 속에서 살고 있지만, 우리는 개인의 자유를 마음껏 누리고 있는가? 과거 우리나라 박정희의 군사독재시대, 전두환, 노태우에 이어진 군부 정치 시대를 생각해 볼때, 이야기 속 빅 브라더의 독재 정치와 달라진 점이 무엇인가? 또한 개인의 자유를 존중하고 볼호해준다고 하지만, 국가 권력에 의해 자행되는 폭력과 불평등은 또 어떻게 해야 하는가?

지금은 코로나로 인한 팬데믹 상황과 대선을 위한 정치권의 싸움 등 너무나 혼란스러운 느낌이다. 2년째 장기간 지속되고 갈수록 악화되는 코로나 시국과 그로 인해 빼앗긴 우리의 일상, 정치권의 비리와 음모 비방 등 너무나도 복잡한 문제가 많다. 그런 상황 속에서 이 책 「1984」는 지금 우리의 모습과 현대 사회 속에서 국가가 개인에게 행사하는 권력과 힘에 대해 생각해보게 했다.

조지 오웰은 경고하고 있다. "이런 일이 일어나도록 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우리의 책임' 이라고 말한다. 조지 오웰의 경고가 유난히 뼈아프게 들리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더이상은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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