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아파트 10주년 극장판 : 한 번 더, 소환 - 극장판 애니메이션북
서울문화사 편집부 지음 / 서울문화사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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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영화관에서 두 번이나 관람했을 정도로 아이가 좋아하는 [신비아파트 10주년 극장판: 한 번 더, 소환]이 애니매이션북으로 출간되었습니다. 출간 소식을 듣자마자 아이와 함께 설레는 마음으로 읽어보았어요.


아이가 책을 받자마자 단숨에 읽더니, "영화랑 거의 똑같은데 앞부분이 조금 달라요!"라며 신기해하더라고요. 저도 다시 살펴 보니 영화 도입부에서 배경 음악만 흐르며 대사 없이 지나갔던 장면들에 대사가 추가되어 있었어요. 영화에서는 눈빛과 분위기로만 짐작했던 부분들이 구체적인 대사로 표현되어 있어, 캐릭터들의 속마음을 한층 더 깊이 알 수 있었어요. 아이가 이 부분을 찾아내고 보물이라도 발견한 듯 무척 반가워했습니다.  


또 하나 흥미로웠던 점은 극 중 등장하는 세계 각국 도깨비들의 인사말을 텍스트로 명확히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었어요. 영화관의 빠른 전개 속에서는 미처 다 듣지 못했던 말들을 하나하나 따라 읽어보며 다시 한번 영화의 여운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신비아파트 시리즈와 함께 자라온 아이들에게, 대학생이 된 주인공들의 모습은 그 자체로 큰 감동을 줍니다. 언제까지나 초등학생인 줄만 알았던 만화 속 캐릭터들이 훌쩍 자라나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보니, 마치 오랜 친구의 근황을 확인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시리즈를 꾸준히 감상해온 아이들이라면 10주년 극장판 한 번 더, 소환 영화와 애니매이션북을 통해, 캐릭터들의 성장에 함께 감동을 받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마음이 쓰이는 부분은, 책에 '신비아파트의 마지막 이야기가 시작된다'라고 적혀 있는 점이었어요. 정말 이 영화가 신비아파트의 마지막인 것인지, 새로운 TV 시리즈는 언제쯤 다시 만날 수 있을지 궁금해졌어요. 책을 덮고 금비는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을지, 두리는 나중에 하리와 같은 대학교에 다니게 될지 등 아이와 이런저런 상상을 나누는 시간도 즐거웠습니다. 신비아파트의 팬이라면, 영화의 감동을 오래도록 간직할 수 있는 선물 같은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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냥 작가의 기행문 상담소 병아리 도서관 25
즐비 지음, 김창호 그림 / 파란정원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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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교외 체험학습으로 가족 여행을 다녀온 뒤 학교에 제출해야 할 결과 보고서를 아이가 직접 쓰다 보면, 하루 동안 있었던 일을 시간 순서대로 나열하여 쓰고 마지막에 ‘참 재미있었다’로 마무리하더라고요. 아이가 평소 책을 많이 읽는 편이지만, 정작 아이의 눈높이에 맞는 기행문을 제대로 읽은 적이 없어서 이러는 것일까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그래서 ‘아이에게 어떤 기행문을 추천할까?’, ‘기행문은 어떻게 써야 할까?’, ‘재미있다는 말 말고 다른 표현은 어떻게 알려줘야 할까?’ 등의 고민을 하던 중 [냥 작가의 기행문 상담소] 책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가장 먼저, 챕터 사이사이 나오는 '냥 작가의 기행문 상담소' 코너가 정말 알차서 감탄이 나왔습니다. 지루한 이론만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여행 가기 전부터 일정을 미리 정리해 기행문의 소스로 활용하는 법, 기행문의 제목을 재미있게 쓰는 법 등 바로 적용 가능한 설명이 많아 체험학습 결과 보고서 지도용으로 정말 유용했습니다.

특히 77페이지에 나오는 기행문의 처음-중간-끝 구조 설명이 간결하면서 필수적이라 아이에게 설명하기 좋았습니다. 그리고 책에서 영재가 쓴 기행문 초안과 냥 작가의 조언을 받아 수정한 글을 비교해보며, 아이도 "아, 이렇게 기행문을 쓸 때는 감정이 들어가야 하는구나!" 하고 금방 이해할 수 있었어요. 단순히 글을 이렇게 쓰라고 하는 내용이 아니라, 기행문을 어떻게 고쳐야 하는지, 수정을 통해 어떤 점이 좋아졌는지를 자연스럽게 알게 해준다는 점이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책 속의 배경이 저희 가족이 자주 가는 여행지인 제주도라서 더 반가웠습니다. 제주도의 독특한 거주 문화, 해녀, 설화, 자연환경 등이 자연스럽게 책에 녹아 있어 지식도 쌓고 글쓰기도 배우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어요. 얼마 후 제주도 가족 여행을 계획 중인데요. 여행 전에 이 책을 함께 읽고, 여행 중에는 관찰 포인트를 떠올리고, 여행 후 기행문을 써보는 활동으로 이어가면, 체험학습, 글쓰기, 독후 활동까지 자연스럽게 연결될 것 같습니다.

체험학습 보고서 작성 시 어려움을 느끼는 초등학생은 물론, 아이의 글쓰기를 도와주고 싶은 부모님들께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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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을 만든 사람들 - 아르키메데스부터 괴델까지, 수학자 50인에게서 배우는 수학의 역사와 원리
알프레드 S. 포사멘티어 외 지음, 강영옥 옮김 / 동아엠앤비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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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얼마 전 영국의 천재 수학자 앨런 튜링의 삶을 다룬 연극 튜링머신을 관람했어요. 극 중 튜링의 고뇌와 업적을 보며 문득 이런 궁금증이 생기더라고요. 세상을 바꾼 또 다른 수학자들은 누구일까? 그들의 삶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그 호기심의 끝에 집어 든 책이 바로 [수학을 만든 사람들]입니다.

학창 시절 이른바 수학을 썩 좋아하지 않았기에 다소 두꺼운 수학 역사책을 제대로 이해하고 읽을 수 있을지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기우였습니다. 그림이 적절히 삽입되어 있어 공식을 이해하는데 큰 무리가 없었고, 읽다 보니 학교 다닐 때 배웠던 내용이 서서히 생각이 나더라고요. 그리고 수학자의 삶과 역사를 들여다보며, 우리가 누리는 현대 문명 중 수학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음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결국 우리는 살면서 수학을 완전히 놓을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이 책에는 탈레스, 피타고라스부터 튜링, 에르되시, 미르자하니 등 총 50인의 수학자가 등장합니다. 특히 저에게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피보나치 파트였습니다. 얼마 전 아이가 호주의 토끼 전쟁에 관해 이야기를 하며, 토끼가 얼마나 빨리 번식하기에 나라 전체가 골머리를 앓는지 물어본 적이 있었거든요. 당시엔 대략 표를 그려가며 설명해 주었지만 약간 부족한 느낌이 들었어요.

그런데 이 책에서 피보나치의 토끼 번식 문제 도표를 마주하는 순간 바로 이거다 싶었어요. 시각화된 도표를 이용해 토끼 번식부터 피보나치 수열까지 한 번에 재미있게 설명해 줄 수 있겠더라고요. 수학 공식을 넘어 실생활의 궁금증까지 해결해 주는 수학의 쓸모를 발견한 기분이라 무척 반가웠습니다.


또한, 현대 수학계의 전설적인 괴짜 에르되시의 이야기도 매우 재미있었어요. 평생 집도 없이 배낭 하나만 메고 전 세계 수학자들을 찾아다니며 공동 연구를 했다니 정말 독특한 분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특히 흥미로웠던 건 그와 함께 논문을 쓴 사람들에게 부여되는 에르되시 수 개념이었습니다. 에르되시 본인은 0, 그와 직접 논문을 쓴 학자는 1, 다시 그 학자와 협업한 사람은 2가 되는 방식인데요. 마치 현대의 인맥 네트워크를 수학적으로 증명하는 게임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용이 궁금해 더 찾아보니 뛰어난 업적을 남긴 수학자일수록 에르되시 수가 작은 경향이 있다고 하네요. 그래서 장난처럼 얼마나 뛰어난 수학자인지를 나타내는 척도로 사용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대목에서 미국의 케빈 베이컨 게임이 생각이 났어요. 헐리우드 배우들이 6단계 이내에 케빈 베이컨과 연결된다는 베이컨 넘버처럼, 수학계에도 에르되시를 중심으로 촘촘한 지적 네트워크가 형성되어 있구나 싶었어요. 천재 아인슈타인조차 에르되시 수 2를 가졌을 정도라고 하니, 에르되시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 지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어렵고 딱딱하게만 느껴졌던 수학자들이 이런 위트 있는 방식으로 서로의 유대감을 확인하며 학문을 발전시켜 왔다는 점이 무척 신선했어요.

이 책에는 수많은 공식이 등장하지만, 모든 수식을 완벽히 이해하려고 애쓸 필요는 없습니다. 대신 위대한 수학자들의 삶과 그들의 업적이 현대 문명에 어떤 발자취를 남겼는지를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것 같아요. 그리고 책을 읽다가 유독 마음이 가는 수학자나 흥미로운 공식을 발견한다면, 그 지점부터 가지를 뻗어 나가듯 추가 정보를 찾아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렇게 하나씩 알아가는 과정이 바로 수학사에 관심을 두게 되는 가장 즐거운 방법이 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말씀드린 수학자들 말고 다른 수학자들의 이야기도 읽어 보시면서 수학의 매력을 발견해보시기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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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별에서 시작되었다 - 천문학자가 바라본 우주와 인류의 발자취
조앤 베이커 지음, 고유경 옮김 / 북플레저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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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얼마 전 제주 서귀포천문과학관에서 태양의 흑점을 관측했습니다. 지구보다 거대한 검은 점을 보며, 수백 년 전 망원경으로 달과 태양을 바라본 과학자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지 상상해 보았어요. 그 호기심은 저를 조앤 베이커의 [모든 것은 별에서 시작되었다]로 이끌었습니다. 


이 책은 천문학의 발전사를 연대기처럼 나열하지 않습니다. 인간이 별을 바라보며 품어온 호기심, 두려움, 상상력으로 독자를 이끌어요. 솔직히 처음엔 조금 어려울까 봐 걱정했지만, 걱정과 달리 저자의 차분한 설명과 물 흐르듯 이어지는 서사 덕분에 천문학의 발전사, 인류의 역사를 편안하게 살펴볼 수 있었어요. 요 근래 읽은 책 중 가장 몰입감이 높고 재미있었습니다. 


책은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존재인 달과 태양의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각 나라의 달, 태양과 관련된 신화부터 천문학이 정치와 어떻게 결합하여 발전해 왔는지, 그리고 달을 향한 인류의 수천 년에 걸친 탐구 등 다양한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서술됩니다.


특히 1부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1800년대 영국에서 활동한 공학자 제임스 네이스미스의 이야기였습니다. 그가 정교하게 그려낸 달 그림은 만국박람회에서 상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당시 빅토리아 여왕과 앨버트 공의 마음까지 사로잡았어요. 빅토리아 여왕은 그림을 보고 "과학이 인간의 마음에 얼마나 넓은 세계를 열어주는지!" 라는 메시지를 남겼다고 합니다. 


책에 그의 그림이 첨부되어 있지 않아 직접 그의 그림을 찾아보았어요. 1849년에 그려진 2m 사이즈의 이 작품은 당시로서는 상상할 수 없었던 정교함을 보여줍니다. 미지의 세계를 이해하려는 인간의 집념이 얼마나 위대한지, 그리고 과학이 어떻게 감동이 될 수 있는지를 다시 느끼게 했습니다. 그리고 이 작품이 빅토리아 여왕으로 하여금 과학이 여는 새로운 세계를 보게 한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의 2부는 화성과 태양계입니다. 저자는 인류가 수많은 행성 중 왜 유독 화성에 가고 싶어 하는지에 대해 질문을 던졌는데요. 저자는 화성이 가진 강렬한 붉은빛과 하늘을 가로지르는 기묘한 움직임이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했다고 말합니다. 화성은 단순한 행성이 아니라, 인류가 우주로 나아가게 만든 상징적 존재였던 셈입니다.


2부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인물은 앨프리드 러셀 월리스였습니다. 그는 1903년 저서 '우주 속 인간의 위치'를 통해 흥미로운 결론을 내립니다. 그는 확률적으로 볼 때 우주에서 인간이 차지하는 위치는 '특별하며, 아마도 유일무이할 것'이라고 주장했는데요. 설령 다른 행성에 우리와 신체적으로 유사한 존재가 존재할지라도, 그들의 지적 능력이나 도덕적 본성은 우리와 판이할 것이라고 단언합니다. 또한 지구의 인간과 같은 존재가 우주 어딘가에 또 나타나는 것은 본질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보았죠.


월리스의 '그들의 지적 능력과 도덕적 본성이 우리 다를 것'이라는 메시지는 개인적으로 꽤 충격적이었습니다. 이 대목을 읽으며 세계적인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이 생전에 왜 우주로 인류의 메시지를 송출하는 것을 반대했는지 다시 한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들의 과학 기술이 우리보다 앞서 있을지 몰라도, 그들이 가진 선의, 윤리 의식이 우리와 같을 것이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기 때문입니다. 우주를 향한 희망 뒤에 숨겨진 서늘한 현실적 감각을 일깨워 준 부분이었습니다. 


책의 마지막인 3부 우주와 인간에서는 우주의 종말에 관한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열역학 제2법칙에 따라 우주는 결국 엔트로피가 최대인 정지 상태 즉 종말을 맞이할 것이란 이야기가 널리 알려져 있는데요. 하지만 저자는 절망이 아닌 가능성을 말합니다. 과학의 역사가 그래왔듯, 새로운 발견은 언제든 기존의 정론을 뒤집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세기에 우리가 우주에 대해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면, 우주의 운명에 관한 다른 답을 찾게 될지도 모릅니다. 우주는 여전히 우리가 모르는 비밀을 품고 있고, 과학은 그 비밀을 풀어가는 과정이니까요.


저자는 우리 모두를 Starwatchers, 별을 관찰하는 존재라고 말하며 글을 맺습니다. 선조들이 그러했듯 우주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고, 우리가 발 딛고 선 특별한 행성 지구를 소중히 여기는 것. 그것이 별에서 시작된 우리 인간이 우주에 답하는 가장 아름다운 방식이 아닐까 합니다. 


천문학, 우주 과학의 기초를 인문학적 감성으로 접하고 싶은 중, 고등학생부터 천문학의 역사와 인류의 철학적 사유를 함께 즐기고 싶은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합니다. 참고로 이 책은 텍스트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어 삽화가 없습니다. 따라서 책을 읽으며 관련 이미지나 자료를 함께 찾아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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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븐버스 - 낙원에 갇힌 아이들
김윤 지음 / 팩토리나인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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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아이를 잃을 위기에 처한 부모가 선택한 최후의 낙원, 헤븐버스. 현실에서 몸이 아픈 아이들이 의식만을 옮겨 살아가는 메타버스 세계라는 참신한 설정의 이야기, 김윤 작가의 [헤븐버스: 낙원에 갇힌 아이들]을 읽어 보았습니다.


고통받는 아이를 가상 세계에서라도 행복하게 살게 하고 싶은 부모의 마음을 누가 쉽게 비난할 수 있을까요? 그러나 동시에, 현실이 아닌 공간에 기약 없이 머물러야 하는 아이들의 마음은 과연 누가 보살펴 주고 있는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아이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그들이 꿈꾸는 혁명의 끝에는 어떤 결말이 기다리고 있을지 궁금한 마음으로 책장을 넘겼습니다.


이야기는 타인을 구하려다 사고를 당해 의식 불명에 빠진 소년 수호가 헤븐버스에서 눈을 뜨며 시작됩니다. 그곳에서 만난 병준은 헤븐버스의 복잡한 시스템을 설명하며, 자신의 혁명을 위해 수호의 첫 아이템인 퍼스트 코인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초반에는 낯선 용어와 설정이 쏟아져 수호처럼 어리둥절해지기도 했지만, 오히려 그 혼란 덕분에 갑작스럽게 가상 세계에 던져진 주인공의 감정에 자연스럽게 공감할 수 있었어요. 덕분에 이야기의 초입부터 아주 빠르게 몰입하게 되었습니다. 


수호는 기억이 온전히 돌아오지 않은 상태에서도 병준, 예은, 성환과 함께 혁명에 동참합니다. 이 과정에서 흥미로웠던 점은, 수호가 고민한 '나의 혁명의 이유는 무엇인가'였습니다. 수호는 병준처럼 그리운 누군가를 찾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이 친구들과 함께하는 것 자체가 자신이 간직하고 싶은 가장 소중한 가치라는 결론을 내립니다. 현실의 부모님이 면회를 오지 않아 자신이 돌아갈 곳이 없다는 불안감에 휩싸이기도 하지만, 결국 마음을 나눌 친구가 있는 곳이 곧 내가 속할 곳이라는 사실을 깨달으며 안도감을 얻습니다.


여기서 소속감의 본질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인간은 결국 어딘가에 속하고 싶어 하는 사회적 존재이고, 그 소속감은 정교하게 설계된 장소나 제도가 아니라 사람으로부터 비롯된다는 진리를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는 대목이었습니다.


그리고 책의 후반부, 기억을 되찾은 수호가 혁명을 지속할지 고민하는 장면은 이 소설의 주제 의식을 가장 선명하게 드러냅니다.


나는 지금 누구인 거지? 아바타인 건가?

가짜 천국에서 사는 아바타? 

그러면 현실이 지옥이었던 거고?

그럼에도 나는 돌아가고 싶은 걸까?


헤븐버스, p.250


이 질문들은 단순히 가상 세계 속 정체성을 묻는 말이 아니라, 살아 있음의 기준을 되묻는 질문처럼 느껴졌어요. 수호는 헤븐버스가 아무리 안전하고 익숙해진 공간이라 하더라도, 설령 진짜 현실이 아프기만 하고 재미는 더럽게 없더라도 결국 돌아가야 한다고 말합니다. 고통이 제거된 낙원에서는 진정한 성장이 존재할 수 없으니까요. 


결국 헤븐버스는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아이들을 그 안에 가두는 순간 그곳은 감옥이 되고 맙니다. 수호의 질문은 우리에게도 되돌아옵니다. 고통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그곳을 삶이라 부를 수 있는지, 상처받지 않는 대신 아무것도 스스로 선택할 수 없는 세계가 과연 인간다운 공간인지 말입니다.


[헤븐버스]는 흥미로운 SF의 형식을 빌려 자유와 고통, 그리고 실존에 대한 메시지를 묵직하게 전달합니다. 완벽하게 설계된 가짜 낙원보다 비록 아프더라도 진짜 나로 살아가기를 선택하는 아이들의 여정은, 독자들에게 진짜 산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금 정의하게 합니다. 친구들이 각자 어떤 사연으로 혁명에 뛰어들었는지, 그리고 그 선택의 끝에서 헤븐버스가 어떤 모습으로 변할지 책을 통해 직접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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