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븐버스 - 낙원에 갇힌 아이들
김윤 지음 / 팩토리나인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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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아이를 잃을 위기에 처한 부모가 선택한 최후의 낙원, 헤븐버스. 현실에서 몸이 아픈 아이들이 의식만을 옮겨 살아가는 메타버스 세계라는 참신한 설정의 이야기, 김윤 작가의 [헤븐버스: 낙원에 갇힌 아이들]을 읽어 보았습니다.


고통받는 아이를 가상 세계에서라도 행복하게 살게 하고 싶은 부모의 마음을 누가 쉽게 비난할 수 있을까요? 그러나 동시에, 현실이 아닌 공간에 기약 없이 머물러야 하는 아이들의 마음은 과연 누가 보살펴 주고 있는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아이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그들이 꿈꾸는 혁명의 끝에는 어떤 결말이 기다리고 있을지 궁금한 마음으로 책장을 넘겼습니다.


이야기는 타인을 구하려다 사고를 당해 의식 불명에 빠진 소년 수호가 헤븐버스에서 눈을 뜨며 시작됩니다. 그곳에서 만난 병준은 헤븐버스의 복잡한 시스템을 설명하며, 자신의 혁명을 위해 수호의 첫 아이템인 퍼스트 코인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초반에는 낯선 용어와 설정이 쏟아져 수호처럼 어리둥절해지기도 했지만, 오히려 그 혼란 덕분에 갑작스럽게 가상 세계에 던져진 주인공의 감정에 자연스럽게 공감할 수 있었어요. 덕분에 이야기의 초입부터 아주 빠르게 몰입하게 되었습니다. 


수호는 기억이 온전히 돌아오지 않은 상태에서도 병준, 예은, 성환과 함께 혁명에 동참합니다. 이 과정에서 흥미로웠던 점은, 수호가 고민한 '나의 혁명의 이유는 무엇인가'였습니다. 수호는 병준처럼 그리운 누군가를 찾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이 친구들과 함께하는 것 자체가 자신이 간직하고 싶은 가장 소중한 가치라는 결론을 내립니다. 현실의 부모님이 면회를 오지 않아 자신이 돌아갈 곳이 없다는 불안감에 휩싸이기도 하지만, 결국 마음을 나눌 친구가 있는 곳이 곧 내가 속할 곳이라는 사실을 깨달으며 안도감을 얻습니다.


여기서 소속감의 본질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인간은 결국 어딘가에 속하고 싶어 하는 사회적 존재이고, 그 소속감은 정교하게 설계된 장소나 제도가 아니라 사람으로부터 비롯된다는 진리를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는 대목이었습니다.


그리고 책의 후반부, 기억을 되찾은 수호가 혁명을 지속할지 고민하는 장면은 이 소설의 주제 의식을 가장 선명하게 드러냅니다.


나는 지금 누구인 거지? 아바타인 건가?

가짜 천국에서 사는 아바타? 

그러면 현실이 지옥이었던 거고?

그럼에도 나는 돌아가고 싶은 걸까?


헤븐버스, p.250


이 질문들은 단순히 가상 세계 속 정체성을 묻는 말이 아니라, 살아 있음의 기준을 되묻는 질문처럼 느껴졌어요. 수호는 헤븐버스가 아무리 안전하고 익숙해진 공간이라 하더라도, 설령 진짜 현실이 아프기만 하고 재미는 더럽게 없더라도 결국 돌아가야 한다고 말합니다. 고통이 제거된 낙원에서는 진정한 성장이 존재할 수 없으니까요. 


결국 헤븐버스는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아이들을 그 안에 가두는 순간 그곳은 감옥이 되고 맙니다. 수호의 질문은 우리에게도 되돌아옵니다. 고통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그곳을 삶이라 부를 수 있는지, 상처받지 않는 대신 아무것도 스스로 선택할 수 없는 세계가 과연 인간다운 공간인지 말입니다.


[헤븐버스]는 흥미로운 SF의 형식을 빌려 자유와 고통, 그리고 실존에 대한 메시지를 묵직하게 전달합니다. 완벽하게 설계된 가짜 낙원보다 비록 아프더라도 진짜 나로 살아가기를 선택하는 아이들의 여정은, 독자들에게 진짜 산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금 정의하게 합니다. 친구들이 각자 어떤 사연으로 혁명에 뛰어들었는지, 그리고 그 선택의 끝에서 헤븐버스가 어떤 모습으로 변할지 책을 통해 직접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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