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 울프, 문장의 기억
양장본 초판 버지니아 사인 인쇄본:
그림자로 물든 버지니아의 13작품 속 문장들
네 챕터로 이루어져 있는 이 책 <버지니아 울프, 문장의 기억 (양장본 초판 버지니아 사인 인쇄본) > 은 고전문학 번역가인 박예진 북큐레이터님이 엮고 편역 하였다.
일단 버지니아 울프에 대해 잘 익숙치 않은 고교생부터도 읽을 수 있는 장점이 있는데, 첫번째로 각 작품에 대해 줄거리를 간단히 설명해주고 있다. 물론 문장들은 작품에서 발췌하고 밑에 바로 번역글이 있다. 게다가 두번째로 괄호치고 해석적인 평론을 요약해서 많이 단다. 이점이 단점일 수도 있는데 영문학도로서 느끼는 점은 고교 문학 주입식 교육방식이기 때문이다.
각 챕터 마지막에는 문장을 독자가 직접 의역/번역 혹은 그대로 필사 해 보는 공간도 마련해 두었다. 참여 활동을 제시해 줘서, 보다 와닿고, 기억에 남기게 되는 문장들을 만들어 주는 기회가 된다. 또, 번역의 미학(번역은 반역이다 등) 그것의 어려움-또다른 창작 작업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되기도 한다.
이거 읽고 있었는데 #미야자와겐지의문장들 도 읽어야겠다
셰익스피어를 공부했지만 조안 셰익스피어가 있었다는 사실은 배우지 못했다(버지니아는 주디스를 상상했지만)
실제로는 (이번에 찾아보니) 누이가 조안이었고 윌리엄의 딸 이름이 주디스 였는데, 사실 오래전부터도 윌리엄 한명의 작품들이 아닐거라는 가설도 있다. (이마 조안과 합작이었으려나)
I find myself saying briefly and prosaically that it is much more important to be oneself than anything else. Do not dream of influencing other people, I would say, if l knew how to make it sound exalted. Think of things in themselves.
파트 1-2에서는 여성으로서의 차별이나 결혼과 인생의 욕망을 의식의 흐름 기법을 사용한 작품들을 만나 볼 수 있었고, 파트 3은 내면의 혼란을 딛고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정 및 초월적인 존재를 사랑하는 것, 4는 생의 유한성과 영속성 등 삶과 죽음에 관한 이여기를 한다. 그리고 작가노트 (writer’s diary) 같은 부분과 유서를 필체 그대로 싣기도 하였다. 아 앞부분에도 초상 사진이라든가 영화 스틸컷 혹은 버지니아 울프의 사진들을 보여준다.
특히 <세월 the years>은 영화 디아워스(the hours)에서의 울프도 떠오르고, 또 영화 올랜도(Olando) 도 보고싶었는데 이 책이 상기시켜 주었다. 버지니아 울프 하면 나중에 에밀리 디킨슨과 실비아 플라스도 자동적으로 떠오른다.
당시 제임스 조이스의 ‘의식의 흐름’ 으로 의도적인 테크닉 활용도 있을 수 있었겠지만, 유서랑 연대기를 보니까.. 30대중후반에 정신의학적 질병이 있은 것이 확연히 보이고, 후에 재발이 두려워 자살로 생을 마감했는데, 어쩌면 조현(당시 정신분열 혹은 조발성치매) 증세가 아니었을까 하는 의심도 들었다. 주요우울증 보다 더더욱 심하고 매우 두려운 정도의 그것은 나중에 자기도 자기가 쓴 글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며, 특히 한 문장에서 드러났기 때문이다.
Everything‘s moving, falling, slipping, vanishing.... There is a vast upheaval of matter.
이 구절을 보자 엘린 R. 색스의 인터뷰가 생각났다.
물론 지금 기준으로 판단할 수는 없지만 내가 공부할땐 그냥 신경쇠약, 정신착란 정도로 알고 있었는데, 임상을 배워보니 ACEs로 PTSD 및 schzo.. 여하튼 울프에 대해 논문을 찾아볼 거리가 생겼다.
한편, 아래 두 문단도 매우 내 생각과 동조했다.
I see you everywhere, in the stars, in the river, to me you‘re everything that exists.
Happiness is in the quiet, ordinary things. A table, a chair, a book with a paper-knife stuck between the pages. And the petal falling from the rose, and the light flickering as we sit silent.
사람들을 요약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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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s not catastrophes, murders, deaths, diseases, that age and kill us; it‘s the way people look and laugh, and run up the
steps of omnibus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