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12월 4주

엘프(2003)

감독-존 파브로

주연-윌 패럴,제임스 칸

각본-데이비드 베렌바움

기획-켄트 알터만,케일 보이터,토비 에머리히,지미 밀러,줄리 윅슨 다모디

제작-토드 코마니키,쇼나 로버트슨,존 버그

촬영-그렉 가디너

음악-존 데브니

 

 

 

 

 

내가 최근에 본 크리스마스 관련 영화 중 가장 재미있고 따뜻했던 영화다. 다른 엘프들과 달리 심하게 커진 자신이 이상하다고 생각한 주인공이 자신의 진짜 정체를 알고 아버지를 찾기 위해 미국으로 와서 펼쳐지는 코믹적이고도 감동적인 이 이야기는 <아이언 맨> 시리즈를 만들기 전 존 파브로의 독특한 연출을 느낄 수 있는 영화다. 윌 패럴의 코미디는 물론이고 영화 후반부 썰매를 달리게 하기 위해 밖으로 나온 여러 사람들이 썰매의 동력이 되는 캐롤을 불러주는 장면은 정말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사실,원래 주연은 윌 패럴이 아닌 짐 캐리였다고 한다. 이 작품을 그가 했다면 <그린치>와 비슷한 영화가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또한 영화에서 각본가 데이비드 베렌바움이 사무실 직원으로,존 파브로 감독이 의사와 고래 목소리로 카메오 출연하는 걸 볼 수 있다. 이 영화는 개봉 당시 <매트릭스 레볼루션>에 이어 2위에 올랐지만,이후 역전에 성공하며 미국 총수입에서도 <매트릭스 레볼루션>을 능가하는 성적을 기록했다.

 

다이하드(1988)

감독-존 맥티어난

주연-브루스 윌리스,알란 릭맨

각본-제브 스튜어트,스티븐 E.드 수자

기획-찰스 고든

제작-조엘 실버,로렌스 고든

촬영-얀 드봉

음악-마이클 케이먼

 

 

 

 

 

크리스마스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액션영화하면 바로 이 <다이하드> 시리즈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크리스마스 때마다 영화 제목처럼 죽도록 고생하는 브루스 윌리스의 활약이 눈부시기 때문이다. 1,2편 모두 좋아하는 영화여서 꼽기 힘들었지만,그래도 개인적으로는 1편을 추천한다. 만약에 더 스펙타클하고 거대한 액션을 원한다면 공항을 배경으로 한 2편을 추천한다. 이 영화는 브루스 윌리스를 TV 스타에서 영화 스타로 떠오르게 한 영화인데,당시 브루스 윌리스의 나이가 우리나라 나이로 34살이었다는 걸 생각한다면 조금 일찍 찍었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다.

LA 나카토미 빌딩을 점령한 테러리스트들과 맞서 존 맥클레인이 빌딩으로 들어가 소탕한다는 내용의 이 영화는 원래 로데릭 도프의 소설 '마지막으로 영원한 건 없다'가 원작이다. 사실,브루스 윌리스는 영화의 첫번째 선택이 아닌 6번째 선택이었다고 한다. 이전에 아놀드 슈왈츠제네거,실베스터 스탤론,버트 레이놀즈,리차드 기어,해리슨 포드,멜 깁슨이 제의를 받았으나 거절했는데,브루스 윌리스에겐 행운이었던 셈이다. 그래서 그런지 영화에서 브루스 윌리스의 연기는 만들어진 게 아닌 진짜처럼 느껴진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서 마지막 장면인 알란 릭맨이 브루스 윌리스의 아내로 나온 보니 베델리아의 손을 잡고 빌딩 유리에 매달리다가 슬로우 모션으로 떨어지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이 장면은 이후 3편에서 다시 나온다.

 

크리스마스에 기적을 만날 확률(2003)

감독-곤 사토시

주연-에모리 토루,오카모토 아야

각본-곤 사토시,노부모토 케이코

기획-고바야시 신이치,마키 타로,다키아먀 마사오

제작-마루야마 마사오

촬영-스가이 카츠토시

음악-문라이더스,스즈키 케이치

 

 

 

 

얼마 전 DVD로 본 영화인데,47세라는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난 곤 사토시 감독의 재능이 잘 발휘된 영화 중 하나다. 그는 이 영화 말고도 <파프리카>,<퍼펙트 블루>,<천년여우>와 TV 시리즈 등 단 5편을 연출하고는 세상을 떠났다.

이 영화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세 명의 홈리스가 도쿄 거리에 살다가 쓰레기에 버려진 아기를 발견하고 부모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는데,그 시기에 그들에게 엄청난 기적이 일어나고 있음을 나중에야 알게 된다는 내용이다. 내용만 보더라도 충분히 그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 지 알게 해주는 대목이다. 애니메이션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각본인데,이 영화는 각본은 정말 뛰어나다. 중간중간에 나오는 개그도 좋고,이야기의 유기적 흐름이 정말 뛰어난 영화다.

또한 영화에서 12월 25일과 관련된 것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는데,우선 키 번호에 있고,택시요금,신문광고의 주소,자동차 등록판에서도 볼 수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사치코의 폐허가 된 집에서 파편 안 전자 알람 시계에는 정확하게 12시 25분으로 시간이 멈춰있는 걸 볼 수 있다. 크리스마스를 배경으로 한 애니메이션 중 개인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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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만 루슈디의 <한밤의 아이들1,2> 각 12,600원    

 

 

 

 

 

 

 아직 살만 루슈디 작품을 읽어보진 못했지만 이 작품이 눈길에 쏙 들어왔다. 스토리도 그렇고,이 작품이 작가의 두번째 소설이라는 것도,이 작품이 부커 상을 3번이나 수상했다는 것도 놀라웠다. 꼭 한 번 읽어보고 싶은 소설이다.     

존 업다이크의 <달려라,토끼> 12,150원 

  

 

 

 

 

 

 

이 작품은 내가 모 출판사의 한 권으로 보는 세계명작이라는 작품에서 처음으로 접한 적이 있다. 그 책에는 책의 줄거리와 소개 및 작가 소개,명구절 등에 대한 내용이 적혀 있었는데,제목과는 달리 심상치 않은 내용에 약간 당황한 기억이 난다. 그런 기억을 가진 작품이 이번에 출간되었다고 해서 기대가 되었다. 그 책에 있는 명구 '토끼는 얼어붙은 듯 몸이 굳어져 버렸으며,올가미에 걸려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는 작가의 느낌을 그대로 살린 것이라고 생각한다. 즉,작가가 인생을 덫이라고 느꼈고 거기에 갇혀있는 우리 모두의 정서를 대변한다고 본 것이다. 이 작품 말고도 <돌아온 토끼> 등 다른 시리즈가 나오길 바란다.    

앤절라 카터의 <피로 물든 방> 8,400원

 

 

 

 

 

 

 

최근에 고전 동화나 전설,설화에서 소재를 가져와 다시 현대식으로 재해석한 작품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이 작품도 물론이고 <빨간 모자>를 로맨스로 재해석한 <레드 라이딩 후드> 등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작품은 고전 동화나 전설,설화 등이 사실은 기득권의 이데올로기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알리려 한다. 아직 이 작품을 읽어보지 않아 정확한 건 모르겠지만 이제껏 여성 작가가 쓴 동화는 보지 못한 것 같다. 그림 형제,안데르센 등 사실 우리에겐 남성 동화 작가들만 주로 알려졌는데,이 작품이 어떻게 나왔을 지도 궁금하다.  

슈테판 츠바이크의 <체스 이야기,낯선 여인의 편지> 7,200원

 

 

 

 

 

 

 

우리에게 슈테판 츠바이크는 전기 작가로 더 잘 알려져 있다. <마리 앙투아네트>가 그녀의 대표적인 전기 소설인데,사실 그녀의 소설 작품은 알려지지 않았다. 그래서 이 작품집에 더 없이 소중할 수 밖에 없다. 두 작품이 궁금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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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더가 우는 밤 - 제1회 살림 청소년 문학상 수상작
선자은 지음 / 살림Friends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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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기 전 먼저 지은이의 나이를 알고 약간 어리둥절했다. 청소년문학상을 받았으니 당연히 10대나 20대 여성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책의 일러스트도 그런 추측을 하게 만들었고,소재도 그 부분에 포함되어 있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저 그런 책이겠거니 하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내용은 그렇지 않다. 저승사자나 귀신,무당이 나오고,또 아빠의 죽음에 뭔가 숨겨진 비밀이 있다는 내용에서 얼핏 추리물 비슷하게 느껴졌지만 사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이 작품은 추리물이 아닌 성장소설로 봐야할 것이다. 여주인공인 은조가 겪는 성장통을 표현해낸 작품이다.

주인공 은조는 열한 살 때 아빠를 잃고 엄마와 단 둘이 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는 집을 팔고 이사갈 준비를 하고,상심이 큰 나머지 은조가 아빠의 유품인 펜더를 팔려하는데,그날 누군가 집으로 찾아온다. 아빠의 후배라고 말하는 그는 아빠의 죽음에 뭔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며 아빠가 만든 밴드를 다시 해보자고 제안한다...

이 작품의 큰 주제는 아빠의 죽음에 대한 원인이 아니다. 위에 적은 그대로 은조의 성장통을 표현해낸 것이다. 이런 표현을 위해 작가는 의도적으로 캐릭터들이 모두 이어지게 만들었는데,그것이 이 작품을 쉽고 재미있게 읽게 하는 원동력을 만들어주었다. 그리고 제한적인 배경임에도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청소년문학에 중요한 것은 장르가 아닌 청소년 문학에 어울리는 소재와 탄탄한 구성력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다만,곁가지로 만든 몇몇 캐릭터들은 작품에서 빠져도 될만큼 그리 큰 역할을 하지 않은 것 같아서 오히려 분량이 짧은 것이 다행이라 할 정도였다. 또 급격하게 마무리되는 결말은 좋은 평가를 가졌던 작품에 약간의 아쉬움을 남겼다. 이것들만 빼고는 읽기에 큰 무리가 없는 작품이다. 오랜만에 청소년소설을 읽었는데,아주 보람있는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201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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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 100년의 기억을 찾아 일본을 걷다 - 생생한 사진으로 만나는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징용 잔혹사
이재갑 글.사진 / 살림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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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TV에서 이 책에 나온 망간 기념관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그 프로그램을 보면서 망간 기념관에 숨겨진 조선인들의 한과,조선 징용인들과 그 당시 같이 일한 일본인 근로자와의 60여 년 만의 어색한 만남을 보면서 지금도 그 한이 다 풀리지 않았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다.

그 일을 계기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에는 프로그램에서 나오지 않은 더 자세한 이야기가 있다. 일본에는 위에 말한 망간 기념관 말고도 곳곳에 조선인의 영혼과 한이 서려있는 장소들이 상당히 많다. 저자가 이 책에서 가본 곳은 단 5곳이었지만,내 생각에는 이보다 더 많을 것이다.

여러 지역은 지금 거의 온전하게 남은 곳이 없다. 그나마 몇 곳은 개발되어 놀이공원이나 대기업 소유의 토지로,아니면 일본 정부가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한다는 어처구니 없는 일로 남아있다. 아직도 일본 정부가 과거를 반성하지 않고 있다는 반증일 것이다. 

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이 위에 쓴 단바 망간 기념관과 인골댐이라 불리는 히로시마 현 야마가타 군에 있는 오도마리 댐이다. 오도마리 댐에서의 추락사고로 조선인이 댐 아래에 떨어졌는데,일본인이 공사 지연을 막기 위해 떨어진 조선인을 구하려던 다른 조선인을 막고 그대로 아래에 흙을 부어서 생매장시켰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 순간,정말 울컥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 책에 글보다 오히려 사진이 더 많은 것은 글로 다 설명할 수 없는 것을 사진을 통해 말하려 하려는 작가의 의도도 숨겨져 있다고 생각한다. 이미 한일강제병합 100년,해방 66년이 지났지만,아직도 우리의 가슴 속에 한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점에서 앞으로 이러한 책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책으로 과거를 잘 모르는 젊은 사람들이 더 많이 알아서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201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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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나리오의 법칙 - 좋은 영화, 그저 그런 영화, 나쁜 영화에서 배우는
톰 스템플 지음, 김병철.이우석 옮김 / 시공아트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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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영화진흥위원회를 간 적이 있었다. 물론 시나리오를 보거나 영화를 보기 위해 간 게 아니라 영화잡지나 영화수치들을 확인하기 위해 간 것이었다. 그때에는 그런 수치들이나 기사,소식들에만 관심이 있어서 그걸로 시간을 많이 허비했었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나니 정작 중요한 것은 영화 시나리오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을 읽고 언제든지 좋은 시나리오를 쓸 수 있는 어느 정도의 작은 지식만큼은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좋은 시나리오와 나쁜 시나리오를 어떻게 구분해야 하는지도 알 수 있었다.

이 책에서 대체적으로 좋은 영화들의 특징을 살펴보면 참신한 캐릭터 설정,원작과 영화 장르의 절묘한 변형,폭력의 비중처리,스크린에 담지 못하는 주제를 어떻게 표현하는 지에 대한 것과 헐리웃 영화에서 표현할 수 없는 독특한 개성을 가진 일명 예술영화나 제3세계 영화들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중에서도 난 장르영화를 좋아하기 때문에 알프레드 히치콕의 <이창>,그 외 좋은 영화들에 나온 <E.T>,<니모를 찾아서>,<용서받지 못한 자> 등의 시나리오에 대한 설명에 빠른 이해가 되었다. 

그저 그런 영화들에서는 스타들의 활용방법,블럭버스터 속편의 더 나은 방향,고전이 되고 싶었지만 실패한 영화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데,이들의 대체적인 원인은 바로 소재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가령,<알렉산더> 같은 경우에는 알렉산더 대왕이 세계를 정복했고 짧은 생애에 세상을 떠났다라는 주제로 압축되는데,과연 그 사이에 만들 수 있는 에피소드가 뭐가 있겠냐는 것이다. 아마 나라도 좋은 소재를 생각해내기 힘들 것이다. 또 <스피드> 같은 액션영화에서는 캐릭터 설명과 그 캐릭터가 왜 그런 행동을 해야 하는 지에 대한 설명이 없다는 게 나오는데,영화를 다시 보고서 제대로 이해가 되었다. 

마지막 나쁜 영화 역시 이와 마찬가지다. 돈을 많이 들여 만든다고 해도 중요한 건 시나리오지 CG나 캐스팅이 아니기 때문이다. 좋은 영화의 우선 조건은 분명히 시나리오일 것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 번 좋은 영화의 첫번째 기준이 시나리오라는 것을 분명하게 느꼈다. 그리고 이후 영화를 볼 때도 시나리오를 우선시 봐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여기에 아직 내가 보지 못한 영화들이 수두룩하는 것은 오히려 내가 이 영화들을 재미로만 보지 않고 제대로 평가하여 보게 만드는 이유가 된 것 같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시나리오를 쓰려 한다면 책의 마지막 장에 있는 질문들을 참조하면 시나리오를 쓰는 데 큰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201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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