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어
한지수 지음 / &(앤드)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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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어 #한지수 #넥서스앤드 #도서협찬

​수록된 7편의 소설 중 5편이 어딘가로 떠난 곳에서 펼쳐지는 이야기입니다.

<발리,그 섬에서>는 오랜만에 연락이 닿은 동창과 함께 발리로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입니다. 친구의 드라마틱한 인생 이야기를 들으며 투어를 이어가다 예상을 벗어나는 결말을 마주하게 되는데, 어쩌면 주인공은 여행하는 동안 이미 어느 정도 결말을 예감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게 읽은 작품은 〈야심한 연극반>입니다. 일본에서 보낸 유년 시절, 아버지가 사라진 뒤 어머니와 단둘이 쌓았던 추억, 그리고 한국에서 홀로 자란 주인공에게 어느 날 아버지가 실종되었다는 기묘한 연락이 날아듭니다. 교토로 떠나 마주하게 된 진실. 엄마로 살 수밖에 없었던 아버지의 사랑이 오래 여운을 남겼습니다.

​소설 속 주인공들은 저마다 누군가를 잃은 채 여행을 떠납니다. 죽은 애인을 잊기 위해, 사라진 신랑 없이 홀로 허니문을 향해, 혹은 미투 사건으로 벼랑 끝에 선 엄마를 두고 증언을 피해 도망치듯 떠나기도 합니다.
​인생의 무거운 짐을 캐리어에 꾹꾹 담아 두고 오고 싶었던 여행길. 그렇다면 돌아오는 그들의 캐리어에는 과연 무엇이 담겨 있었을까요?

​단편 하나하나 몰입감이 넘치고 결말 역시 식상하지 않아 정말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문득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지는 여름날, 여행지에서 펼쳐보기 좋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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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매 106동 101호
천유 지음 / 팩토리나인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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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매106동101호 #천유 #팩토리나인 #도서협찬

​밤낮을 가리지 않는 아랫집의 항의에 떠밀려 이사하게 된 채아. 하필 시험관 시술로 몸도 마음도 지친 그에게 새집은 안식처가 되어주지 못합니다. 집안을 감싸는 기이하고 축축한 기운, 그리고 이상하리만치 차갑게 멀어지는 남편과의 관계는 서늘한 의구심을 피워 올립니다.

​사는(Live) 곳이 아닌 사는(Buy) 것이 되어버린 부동산 현실과, 그 속에서 타인의 파멸을 발판 삼아 내 욕망을 채우려는 추악한 집착들이 얽히며 이야기는 예측할 수 없는 반전으로 치닫습니다.
​단순한 귀신 소동이나 공포 미스터리를 기대했다면 서사의 결이 조금 아쉬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책장을 덮고 나면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과 관계에 대한 묵직한 질문이 남습니다.

​기괴한 현상 너머 작가가 궁극적으로 전하고자 한 것은, 결국 사람이 살아가는 공간을 채워야 할 부부간의 신의, 그리고 나를 존중하지 않는 관계로부터 스스로를 지켜내는 진정한 사랑의 온기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서늘한 미스터리 끝에 찾아오는 주인공의 주체적인 선택과 성장을 지켜볼 수 있는 소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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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단백질 - 탄생, 사랑, 변신, 그리고 죽음을 순환하는 생명의 과학
샤히르 S. 리즈크.매기 M. 핑크 지음, 홍지연 옮김 / 흐름출판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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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단백질 #샤히르S리즈크 #매기M핑크 #흐름출판 #도서협찬

우리가 누구인지, 세상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결정하는 존재. 단백질의 진짜 이야기.

​어려운 생물학적 지식만 들은 책이 아닙니다. DNA라는 설계도를 바탕으로 우리 몸과 지구 생태계를 실제로 움직이는 현장의 주인공 단백질에 대해 자신의 어린시절 이야기와 잘 엮은 아주 역동적인 기록입니다.

​처음에는 단백질의 구조나 친수성, 소수성 같은 기초 원리로 차근차근 시작하지만, 뒤로 갈수록 눈을 뗄 수 없는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펼쳐집니다. 상어를 쫓아내는 가자미, 얼지 않는 물고기, 우주 탐사 재료가 되는 거미줄 이야기까지… 단백질의 응용 분야를 보다 보면 인류의 미래 기술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눈앞에 그려지는 듯합니다.

​최근 2024년 노벨 화학상이 AI로 단백질 구조를 예측한 연구자들에게 돌아간 것 아시나요? AI와 생화학의 만남이 인류의 문제를 좀더 빠르게 해결해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장 마음이 머물렀던 페이지는 과학사에서 잊혔던 인물들을 복원한 대목이었습니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연구실 출입을 금지당해 베를린으로 떠나야 했던 모드 멘텐, 천연두의 공포에서 인류를 구하기 위해 예방 의학의 씨앗을 뿌린 레이디 메리 워틀리 몬태규. 그녀들의 열정이 없었다면 지금의 의학은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방대한 과학적 사실을 이토록 흥미로운 서사로 엮어낸 책이라니, 과학이 어렵게만 느껴졌던 분들에게 새로운 지적 즐거움을 선물할 책으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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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안 물고기에게 하늘 안 새에게 숲 안 동물에게 그리고 인간에게 내일의 책
전미화 지음 / 보림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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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시원한 그림과 간결한 글로 깊은 울림을 주는 책입니다. 누구나 읽고 보고 각자의 생각을 가져볼 수 있을 것 같아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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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안 물고기에게 하늘 안 새에게 숲 안 동물에게 그리고 인간에게 내일의 책
전미화 지음 / 보림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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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안물고기에게하늘안새에게숲안동물에게그리고인간에게 #전미화 #보림 #도서협찬

​긴 제목만큼이나 커다란 판형 속에 묵직한 질문을 담아낸 그림책 에세이, <바다 안 물고기에게 하늘 안 새에게 숲 안 동물에게 그리고 인간에게>를 만났습니다. 보림출판사의 50주년 기념작다운 깊은 정성과 공력이 책 곳곳에서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단순하면서도 굵은 먹선, 강렬한 붓터치가 인상적인 그림은 아주 짧은 글과 어우러져 자연과 인간의 공존에 대한 깊은 울림을 전합니다.

특히 물고기와 새, 동물들은 모두 눈이 크게 그려진 반면, 인간에게만 눈이 없는 모습이 강렬하게 다가왔습니다. 어쩌면 가장 중요한 것을 보지 못하고 눈을 감아버린 존재가 바로 우리 인간은 아닐까하는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기후 변화를 온몸으로 체감하는 요즘 같은 여름이어서인지, 책이 전하는 메시지가 더욱 아프고 무겁게 다가옵니다. 더 늦기 전에 우리의 삶과 태도를 근본적으로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깊이 반성하게 됩니다.

​큼직한 판형 덕분에 책을 읽는 내내 거대한 회화 작품 앞에 서 있는 듯한 압도감이 들었습니다. 마지막 장을 덮은 후에도 눈이 없는 인간의 잔상이 한동안 마음을 떠나지 않는, 여운이 참 길게 남는 책입니다.

#물새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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