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라는이름으로 #주홍사과 #샘터 #도서협찬"이 책에서만큼은, 둘째가 주인공입니다."책장을 넘기기 전 만난 이 한 문장에 시작부터 마음이 뭉클해졌어요. 저 역시 둘째라서 그런지 더 특별하게 다가왔나 봐요.주인공 두리는 뭐든 너무 잘하는 언니를 둔 둘째예요. 철봉 매달리기도 늘 언니에게 져서 콘 아이스크림도 아빠가 안 사줘요.언니만큼 눈에 띄게 잘하는 게 없다 보니 기대도, 칭찬도 조금은 덜 받으며 자라요. 언니의 관심을 받고 싶으면서도 이기고 싶고, 아프다고 말해도 어쩐지 관심과 보호가 느슨한... 그런 서럽고도 애틋한 포지션이죠.책 속 병원 에피소드를 읽을 때는 저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돌았어요. 제 어린 시절과 너무 닮아 있어서였을까요. "아니기만 해봐"라며 화를 내는 엄마 앞에서, 분명 몸은 아픈데 '진짜 안 아픈 거면 어쩌지?' 하고 걱정하며 병원으로 향했던 기억이 떠올랐거든요.작은 두리는 "엄마도 실수할 때가 있다"며 속 깊게 이해해 주지만, 어릴 적 저는 '언니가 아팠어도 엄마가 이랬을까?' 상상하며 참 많이 서운해했었답니다.귀여운 만화 속 에피소드들을 따라가며 언니를 사랑하고, 또 티격태격 성장해 나가는 두리를 보았어요. 두리는 분명 누구보다 독립적이고 멋진 어른이 될 거라는 확신이 들더라고요.더불어 어릴 적 서러운 기억이 많았던 저 자신에게도 슬며시 말을 건네게 되었습니다. 그 서러움을 딛고 일어선 덕분에, 지금 이만큼 단단하고 제대로 된 어른이 될 수 있어서 참 다행이다 하고요.세상의 모든 둘째들에게, 그리고 마음속에 서운함을 품고 자란 모든 어른이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책입니다.#책추천
#질투를마주할용기 #기시미이치로 #알에이치코리아 #도서협찬<미움받을 용기>로 우리에게 아들러의 지혜를 전해주었던 기시미 이치로의 신작, <질투를 마주할 용기>를 읽었습니다. 이번 책은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마주하는 질투와 시기심이라는 감정의 뿌리를 들여다보고, 그 감정이 우리의 삶과 행동을 어떻게 흔들어놓는지 담담하게 돌아보게 만듭니다.왜 우리는 질투에서 자유롭지 못할까요?결국 내 삶이 아닌 타인에게 포커스를 맞추고 끝없이 비교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그런 질투심에 사로잡힌 채 흔들리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나만의 개성 있는 삶을 스스로 디자인해 나가야 합니다.작가는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나 중심의 삶을 살기 위해서는 나만의 개성을 발견하고 획득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그리고 세상이 말하는 모든 양적인 기준에 얽매이지 말라고 꼬집어 말해요.숫자로 측정할 수 없는 고유한 가치, 그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고 흉내 낼 수도 없는 것을 내 삶의 중심에 두는 것. 책을 읽다 보면 그 고유함이 무엇인지 자연스럽게 마음에 스며들게 됩니다.무해하고 평온함을 삶의 지향점으로 두고 살아가는 저에게는 유독 깊은 울림을주는 책이었습니다. 타인의 속도에 조급해지거나 나도 모르게 비교하는 마음이 찾아올 때, 읽어보시길 권해요.
#걸리버여행기 #조너선스위프트 #저녁달출판사 #김경일교수어릴 적 가벼운 동화로만 기억하던 <걸리버 여행기>를 드디어 완독했습니다. 거대한 스케일 뒤에 숨겨진 서늘하고 날카로운 비판이 보였습니다.소인국에서는 계란 깨는 법, 구두 굽 높이로 싸우는 소인들을 통해 인간들의 쩨쩨한 권력투쟁과 당파 싸움을 풍자합니다.대인국에서는 거인들 앞에서 영국의 문명을 자랑하던 걸리버가 도리어 벌레 취급을 받으며 인간의 오만함을 폭로합니다.라퓨타는 실생활엔 아무 쓸모 없는 황당한 연구에만 집착하는 학자들을 통해, 현실과 동떨어진 관념주의를 꼬집습니다.후이늠은 이성적인 말과 탐욕스러운 인간 생명체를 대조하며, 인간의 추악한 본성에 던지는 날카로운 질문을 담았습니다.방대한 이야기 속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중심을 잡아준 건 김경일 교수님의 해제였습니다. 특히 마지막 4부, 후이늠의 세계를 현실과 비교해 주신 대목에서 깊은 울림을 받았습니다.우리는 흔히 완벽한 도덕과 이성만을 좇지만, 완벽한 이성의 이상화는 인간적인 것들을 절멸의 대상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을 꼬집어주셨을 때 마음속으로 깊이 감탄했습니다. 나와 다른 존재, 혹은 인간의 불완전함을 전혀 용납하지 못하는 사회가 얼마나 위태로운지도 다시금 생각할 수 있었어요.걸리버의 긴 여정은 결국 지금의 나에게 묻습니다."당신은 지금 어떤 눈으로 세상을, 그리고 인간을 바라보고 있나요?"인간의 불완전함을 혐오하거나 외면하는 대신, 그 불완전함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부터가 세상을 바로 보는 첫걸음이 아닐까 싶습니다.시간은 오래 걸렸지만 날카로운 질문들을 던져준 멋진 완독이었습니다.#도서제공
#코끼리를목욕시키는여자 #화바이룽 #서사원 #도서협찬구치소 접견실에서 시작되는 흡인력 있는 프롤로그부터 마지막 장까지, 화바이룽 작가의 <코끼리를 목욕시키는 여자>는 주인공의 심리에 완전히 동화되게 만드는 힘이 있는 소설이었습니다.경제적으로 풍족해 돈 걱정은 없는 집이었지만, 속사정은 전혀 달랐습니다. 철저한 워커홀릭에 아내를 무시하던 남편의 일방적인 이혼 요구. 결국 아이들을 위해 요일을 나누어 집에서 아이를 돌보자고 합의하지만, 이 합의는 아내에게 또 다른 소외의 시작이었습니다.목금토, 남편이 집에 오는 날이면 여자는 집을 나와야 하는데 갈 곳이 없었습니다. 작업실이 있고 시가가 가까워 아이를 맡기기 쉬운 남편과 달리, 경단녀인 아내는 결국 홀로 캠핑을 하다 비를 피해 차 안에서 잠을 청합니다. 돈이 있어도 갈 곳이 없는 그 처지가, 그 고립감이 너무나 서글프게 와닿았어요.결말에서 드러난 남편의 비밀과, 마지막 순간까지도 가족이나 아내를 향한 최소한의 배려나 미안함조차 없는 비인간적인 태도 앞에서는 깊은 분노와 허탈함이 밀려왔습니다.예측할 수 없는 불행이라는 돌부리에 걸려 넘어진 자리, 갈 곳 없는 차 차가운 차 안에서 홀로 비를 피해야 했던 여자의 마음에 오래도록 발이 묶이는 밤이었습니다.#신간추천#소설리뷰 #독서노트 #북스타그램 #책추천 #소설공감 #문학소통 #새벽독서 #여운이남는책
"늙었다는 것은 다른 이들보다 더 오랫동안 젊었었다는 것이다.”강렬한 문장으로 시작되는 발레리 페랭의 신작, 《일요일에 잊힌 사람들》. 가제본이라 정보가 전혀 없는 상태로 펼쳤기에, 이 책이 선사하는 전개는 그야말로 예측 불허였다.스물한 살의 쥐스틴이 요양원 할머니 엘렌의 삶을 파란 노트에 기록하며 시작되는 이야기. 그 안에는 부모님의 교통사고와 할아버지, 할머니의 숨겨진 사연 그리고 요양원에서 일요일마다 걸려오는 의문의 전화가 교차하며 묘한 긴장감을 유지한다.결국 이 모든 건 ‘사랑’에 관한 기록이었다. 엇갈리고, 포기하고, 그럼에도 끝내 찾아내고 기억하는 수많은 사랑들. 중후반부의 충격적인 전개에 숨 가쁘게 페이지를 넘겼지만, 마지막 장을 덮을 땐 사람이라는 한 권의 책을 깊게 읽어 내려간 기분이 든다.#독서기록 #프랑스소설 #독서일기 #책리뷰 #서평단 #책추천 #신간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