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리버여행기 #조너선스위프트 #저녁달출판사 #김경일교수어릴 적 가벼운 동화로만 기억하던 <걸리버 여행기>를 드디어 완독했습니다. 거대한 스케일 뒤에 숨겨진 서늘하고 날카로운 비판이 보였습니다.소인국에서는 계란 깨는 법, 구두 굽 높이로 싸우는 소인들을 통해 인간들의 쩨쩨한 권력투쟁과 당파 싸움을 풍자합니다.대인국에서는 거인들 앞에서 영국의 문명을 자랑하던 걸리버가 도리어 벌레 취급을 받으며 인간의 오만함을 폭로합니다.라퓨타는 실생활엔 아무 쓸모 없는 황당한 연구에만 집착하는 학자들을 통해, 현실과 동떨어진 관념주의를 꼬집습니다.후이늠은 이성적인 말과 탐욕스러운 인간 생명체를 대조하며, 인간의 추악한 본성에 던지는 날카로운 질문을 담았습니다.방대한 이야기 속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중심을 잡아준 건 김경일 교수님의 해제였습니다. 특히 마지막 4부, 후이늠의 세계를 현실과 비교해 주신 대목에서 깊은 울림을 받았습니다.우리는 흔히 완벽한 도덕과 이성만을 좇지만, 완벽한 이성의 이상화는 인간적인 것들을 절멸의 대상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을 꼬집어주셨을 때 마음속으로 깊이 감탄했습니다. 나와 다른 존재, 혹은 인간의 불완전함을 전혀 용납하지 못하는 사회가 얼마나 위태로운지도 다시금 생각할 수 있었어요.걸리버의 긴 여정은 결국 지금의 나에게 묻습니다."당신은 지금 어떤 눈으로 세상을, 그리고 인간을 바라보고 있나요?"인간의 불완전함을 혐오하거나 외면하는 대신, 그 불완전함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부터가 세상을 바로 보는 첫걸음이 아닐까 싶습니다.시간은 오래 걸렸지만 날카로운 질문들을 던져준 멋진 완독이었습니다.#도서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