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냄새가 밴 사람들 - 제주의 동네 의사가 들려주는 아픔 너머의 이야기
전영웅 지음 / 흠영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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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냄새가밴사람들 #전영웅 #흠영출판사 #도서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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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치 않는 짜증이 삶에 밸 수밖에 없는 사람들과 짜증을 내지 않고 밝은 삶을 살 수 있는 사람들 사이의 차이가, 순간 엄청난 질량으로 나를 짓눌렀다. 같은 시간, 같은 세상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어쨰서 이런 커다란 차이를 안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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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은 고되고 환경은 열악하다. 그러나 그들이 배 위에서 의존할 수 있는 것은 먹거나 바르는 약밖에 없다. 스트레스가 극에 달할 수밖에 없는 환경. 망망한 바다 위에서 배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 갇혀 생존을 위해 싸우는 일은 단단한 땅을 딛고 여기저기를 자유로이 다니며 사는 사람들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피로와 긴장을 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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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고 노령인구 역시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오늘날, 어째서 초고령 할머니가 타인의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도움 없이 홀로 다니고 계신 것일까. 사실 진짜 답답하고 난감한 사람은 내가 아닌 할머니시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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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소개란에 바다와 한라산이 보이는 동네 의원에서 환자를 돌보면서...까지 읽고 우와~멋진 인생이네! 이 에세이는 뭔가 아름다운 제주와 사람들 이야기겠구나 하고 첫장을 펼쳤는데...

아니었다.

첫 꼭지 소제목이 '2023년, 맞고 사는 여성들'이다.이 글을 시작으로 세월호에서 구조된 사람의 이야기, 먹고 사느라 치료받지 못하는 사람들, 자해하는 학생, 코로나19의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그렇다고 책을 읽는 동안 기운이 쭉쭉 빠지기만 하는 건 아니다. 담담히 중립을 지키며 의사로서 살아가면서 한 사회의 시민으로 느꼈던 무력감에 크게 공감했다.

환자를 치료하면서 봤던 다양한 사람들의 삶 이야기가 담겨있어서 어쩌면 우리가 알수 없었던 '그 너머'의 이야기를 생각해 볼수 있는 계기가 되어 주기도 한다.
갈치, 고등어를 먹으면서 어부들의 어려움을 짐작이나 할 수 있을까. 바다에 갈 때 고기배의 불빛이 그저 아름답다고만 생각했던 것이 부끄러웠다.

아플 때 치료 받을 수 있고, 다시 생업을 이어나갈 수 있는 사회적 구조에 많은 사람들이 동의할 수 있는 나라가 되면 좋겠다.
실업급여를 시럽급여라고 하는 그런 비정상적인 이들이 부끄러운 줄 모르고 말하는 세상은 적어도 아니었으면 좋겠다.
부끄러운 것을 부끄러운 줄 아는 사람들이
우리의 대표가 되길 간절히 바란다.

우리가 지금 살아가는 세상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었다.

#독서 #독서일기 #책 #책리뷰 #책소개 #북스타그램 #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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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루돌프 Dear 그림책
김성라 지음 / 사계절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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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루돌프 #김성라 #사계절출판사 #도서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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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만 감으민 멜 떼가 반짝반짝 숨비소리 호이호이,자식들이야 그만허렌 허주만은 그만헤져. 고만 이시민 뭣 헤. 마음이 출렁출렁 허는디.바람 좋고 물 밑이 고우믄 소라 성게,우미, 오분자기 잘 보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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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도이 파랑케 보여도 안에 들어강 보민 달른다. 거멍키도 허고 투명허기도 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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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감고 있는 여름은 잠을 자는 것이 아니구나. 짙어지고 짙어지는 풀 내음을 맡고 있는 거야. 땀을 뻘뻘 흘리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가만히, 그 바람을 맡고 있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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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작은 물방울 하나가 커다란 여름 속으로 뛰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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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리 가방],[귤 사람] 에 이어 [여름의 루돌프]도 제주 방언으로 쓰여진 제주 이야기다.60년 째 제주 해녀로 살아가는 할머니 집에서 맞이하는 여름의 풍경이 애틋하고 뭉클해서 여름제주의 습기까지 다 말려버리는 것 같다.

제주에 겨울에만 가다가 5년 전에 여름에 갔었는데 엄청난 습도에 정말 놀랐다. 지금 날씨는 제주만큼이나 습하지만 그때만해도 동남아도 안 가봤어서 그런 습기는 처음 느껴봤던 것 같다. 강렬하게 기억에 남은 제주여름이었다. 그래도 바다만큼은 정말 끝내줬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그때 그날의 온도, 습도, 기분까지 다 살아나는 것 같았다.
아..늘 가고싶은 제주!

우리 모두에게 여름의 루돌프가 하나씩 있다면 좋겠다!!(스포가 될 수 있는 그림과 문장은 다 뺐다) 여름 휴가 포기하신 분들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이다.

#독서 #여름추천책 #책추천 #신간추천 #독서일기 #책리뷰 #책소개 #그림에세이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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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가 지키는 세계 - 땅을 청소하고, 꽃을 피우며, 생태계를 책임지는 경이로운 곤충 이야기
비키 허드 지음, 신유희 옮김 / 미래의창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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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가지키는세계 #비키허드 #신유희_옮김
#진고로호_그림 #미래의창 #도서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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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와일딩은 작물의 수분에도 크게 도움이 된다. 한 연구에 따르면, 4년간 밭의 남는 공간에 야생화를 심자 더 많은 작물이 열매를 맺었고, 베리의 수확량이 증가했다고 한다. 야생화 덕분에 꽃가루 매개자인 야생벌과 꽃등에가 증가하여 식물의 수분이 활발히 이루어졌을 뿐만 아니라 해충 관리에도 도움이 되어 이전보다 많은 과일과 씨앗이 생산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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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깅의 좋은 점은 누구나, 어디서든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벌이나 박각시나방이 찾아올 수 있도록 작은 녹지를 꾸미는 것도 좋고, 벌레를 대하는 태도나 마음가짐을 바꾸는 것에서부터 시작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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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의 환경 캠페인은 특정 보호구역이나 종을 지키는 데에만 지나치게 집중해왔다. 그것도 물론 좋은 전략이긴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무척추동물의 감소를 초래한 문제의 핵심에 도달 하기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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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일상생활이 조금만 더 벌레와 닮아간다면, 꼭 필요한 것만 소비하고, 재사용하고, 고쳐서 쓰고, 나눠 쓰고, 좀 더 다양한 음식을 먹고, 사회적 군집으로 일한다면, 우리는 거의 아무것도 낭비하지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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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을 별로 안 좋아하는 이유 중에 하나는 벌레였다. 시끄럽게 아침부터 울어대는 매미 소리도 반갑지 않았고, 모기에 물리거나 과일 껍질을 잠깐만 둬도 생기는 날파리는 정말 귀찮기만 한 존재였다. 그런데 밤에도 자꾸 울어대는 매미가 사실은 빛 공해 때문이었다는 것을 알고나니 매미소리가 애처롭게 들리기 시작했다. '너도 인간들 때문에 고생이 많구나!'
'올 여름에도 매미 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다행이구나' 이렇게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다.

이 책에 심지어 바퀴벌레까지 좋은 이미지로 쓰여있는 것을 보면서 얼마나 인간 중심 사고를 했었는지 다시 깨닫게 되었다.

저자는 효과적이고, 지속 가능하고, 회복력 있고 공정한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벌레들이 얼마나 중요한지, 또 자연이 얼마나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지 알려주고 있다.

무척추동물들이 얼마나 똑똑하고 유능하고 소중한 존재들인지 깨달았고 조금은 더 친숙해지는 계기가 된 것 같다. 한 발 더 나아가 먹고, 입고, 버리는 일에 더 각별히 신경써서 고르고 나누고 적게 쓰고 유기농과 못생긴 농산물을 소비하는 일에 적극 나설 수 있을 것 같다.

#독서 #독서일기 #책리뷰 #책소개 #환경 #책추천 #여름추천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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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마음으로글을씁니다 #오수민 #초록비책공방 #도서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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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를 해야 할 때도 마찬가지 입니다. 싫은 걸 싫다고 말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먼저예요. 싫다는 의사표현을 하지 못하고 가만히 있을 때 아이들은 수동적으로 행동합니다. 자신을 방어할 힘을 잃어버립니다. 좋은 걸 느끼고 받아들일 힘이 약해집니다. 공부가 싫고 글쓰기가 싫다고 충분히 말하게 한 뒤 아이들이 할지 말지 선택하게 놔두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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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쓰지 않아도 좋아할 수 있다'고 아이와 부모 모두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아이가 즐거운 마음으로 글쓰기를 대하고, 꾸준히 쓰는 습관을 기르다 보면 언젠가 잘 쓸 수 있다는 사실을 부모가 믿도록 도와주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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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잘 쓰는 법'을 가르치는 강사가 아니라 '쓰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맡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아이들을 환대하는 글쓰기 공간을 만들어 그곳에서 아이들의 마음을 알아주고 응원하는 것입니다.
글쓰기는 따로 뭔가를 배워야 하는 공부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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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글쓰기를 싫어하는 이유가 뭘까? 그런 고민을 오래 했다. 책은 좋지만 글쓰기는 싫다는 아이들이 많았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어렴풋이 생각했던 이유들이 명확해졌다.

저자는 판을 깔아주고, 칭찬해주고, 진심으로 반응해주되 가르치지 말고 고쳐주지 맗라고 말한다. 진짜 첨삭을 안 해도 된다고? 앞부분을 읽을 때는 의심했다. 그런데 끝까지 읽고나서는 이런 선생님을 만났다는 게 참 감사하고 부럽다. 쓸 마음이 생겨나게 하는 사람! 아이들을 환대해주는 사람! 나도 그런 어른이 되고싶다!!

아이들 글쓰기에 도움을 주려고 읽은 책인데 오히려 내가 더 다독임을 받았다.
매일매일 글을 써내는 아이들을 보니 좋은 판을 깔아주는 것이 어른들이 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 같단 생각이 든다. 그 판에서 아이들은 자유롭게 알아서 잘 놀고 쓰고 읽는다!!아이들을 믿자!!

#독서 #독서일기 #글쓰기방법 #초등글쓰기 #온라인글쓰기 #글쓰기 #책추천 #책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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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밀리 트리
오가와 이토 지음, 권영주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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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밀리트리 #오가와이토 #권영주 #RHK코리아 #도서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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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바다의 목줄을 잡고 있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내가 바다보다 잘났다는 뜻은 아니었다. 나와 바다는 늘 대등했다. 목줄을 통해 우리는 손을 맞잡고 걷는 기분을 맛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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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디는 인간한테 들리지 않는다는 음역을 전부 잘라내지만 레코드판은 아니거든. 들리지는 않지만 느껴진다고 할까. 그래서 기분 좋은 거야.
...바다의 온기가 생각나지 않을 수 없었다. 흡사 바로 곁에서 비틀스가 연주하는 음악을, 바다를 무릎 위에 안고 같이 듣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소리라는 투명한 담요에 푹 싸인 듯한, 지금까지 한 번도 맛본 적이 없는 종류의 평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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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여름마다 시골로 오던 소녀 릴리.
둘은 운명처럼 사랑에 빠지는데 두 사람은 아주 먼 친척관계다. 숲에서 바다라는 강아지를 구조하면서 마음을 나누지만 강아지와도 헤어지게 되는데...
두 사람의 운명은 어떻게 될지, 강아지를 잃은 후로 마음을 닫은 소년은 어떻게 성장할지 지켜보게 된다.

너무 이른 나이에 빠지는 사랑이라서 두 사람이 어른이 된 후에 만나서도 계속 사랑이 유지된다는 점에서는 별로 공감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추억을 공유하고 잃어버린 강아지에 대한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면 누구보다 서로를 아낄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여름 정취가 잘 담겼고 한 사람이 성장해나가는 소설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추천!

#여름소설 #성장소설 #소설 #신간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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