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뉴욕
E. B. 화이트 지음, 권상미 옮김 / 숲속여우비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뉴욕은 예술과 상업, 스포츠, 경제와 엔터테인먼트의 응축체로 인종의 용광로라 불리우는 도시다. 그만큼 다양성이 공존하는 도시라는 말이다. 가족이 뉴욕에 살기에 시간이 날 때마다 뉴욕을 방문하곤 하는 데, 갈 때마다 도시가 주는 느낌은 매번 새롭다. 가장 좋은 것은 지도 한장만으로 도시를 여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영어가 능숙하지 않아도 뉴욕을 여행하는 데는 무리가 없다. 지하철만 보더라고 한글표지판이 있는 우리나라보다 뉴욕 지하철이 환승이나 출구 찾기가 더 쉽다. 복잡해보이지만 도시 곳곳에 미술관과 도서관, 작은 가게들이 여행자의 시선을 사로잡는 뉴욕의 매력은 어떤 것일까, 현지인이 아닌 이방인의 눈에 비친 뉴욕이 궁금하다. 

이 책은 「샬롯의 거미줄」의 작가인 E. B. 화이트가 뉴욕에 가서 묵으면서 뉴욕에 대해 쓴 책이다. 책이 씌여진 때가 1948년이니 68년전이니 분명 지금의 뉴욕과는 많이 다른 모습일 때지만, 도시자체는 그때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뉴욕을 '속도와 속성'이 재능인 도시, 뉴욕(p68)이라고 정의한다. 속도와 속성에 재능을 가진 도시라. 도시 자체가 살아있다는 역동성이 느껴진다. 

뉴욕하면 도시가 가진 여러 모습과 함께 뉴요커가 떠오른다. 뉴욕을 다룬 여행서적을 보면 뉴요커 되기~라는 제목들을 많이 보는데. 파리지앵와 뉴요커~그 도시에 사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단어를 가진다는 것은 참 멋진 일이 아닌가. 저자는 뉴욕의 풍경을 만드는 사람들을 세 가지로 분류한다. 뉴욕 토박이들, 타지에서 뉴욕으로 이주 한 정착민들, 그리고 뉴욕 근교에서 출되근하는 사람들이 그들로, 토박이들은 도시에 경고함과 연속성을 주고, 정착민들은 도시에 열정을 붙어넣는다고 한다. 

'다들 첫 사랑의 강렬한 흥분으로 뉴욕을 포용하고, 모험가의 생기있는 눈으로 뉴욕을 흡수하며, 컨솔러데이티드 에디슨이 작아 보일 만큼의 열과 빛을 발산한다.' (P29) 
마음에 드는 문장이다. 어느 건축가는 이런 말을 했다. 도시의 이미지는 이상한 건물 하나 지어놓는 것이 아니라 도시에 사람들이 모이고 시간이 지나면서 문화가 녹아들 때 비로서 완성되는 것이라고. 그런 의미에서 저자의 말은 어떤 건물이나 명소보다 뉴욕을 잘 정의하는 말이다. 

책은 얇은 분량에도 뉴욕에 대한 저자의 느낌이 잘 담겨져 있다. 저자가 밝고 온 도시의 풍경은 많이 달라졌겠지만, 뉴욕이 주는 '느낌' 그 자체는 변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토박이와 정착민, 여행자가 함께 어우려져도 전혀 어색함이 없는 도시, 그 도시로 다시 떠나보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책이다. 
이번에는 어떤 모습을 보고, 어떤 추억을 쌓게 될까~ 벌써부터 마음이 설레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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