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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셋 파크
폴 오스터 지음, 송은주 옮김 / 열린책들 / 2013년 3월
평점 :
품절
뉴욕의 선셋 파크.
소설속의 가난한 젊은 이들이 이 곳에서 살고 있다.
주인 없는 집을 차지하고 언제 쫓겨날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버텨내가면서 다음을 위해 살아간다.
뉴욕의 집세가 얼마나 비싼지, 저축할 겨를도 없을까. 그래도 그들은 그 도시에서 산다.
이유는 잘 모르겠다.
주인공인 마일스는 과거로부터 도망가지만 결국 현실을 인식하고 살아가자고 마음을 먹는 결말은 인상이 깊었다.
해피 엔딩, 모호한 결말, 열린 결말로 독자에게 넘겨 버리는 듯한 느낌을 싫어했는데, 선셋 파크에서는 그런게 없어서 좋다.
그리고 그들의 불만이 없어서 좋다. 허세가 없어서 좋다. 충고하려는 듯한 느낌도 없다. 자신들이 무얼 하고 있는지 안다.
주인공과 그 주변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괴로움을 극복해나가는 것이 인생이고,
인생이 길어질 수록 그 괴로움도 많아질 수밖에 없고 아픔은 더 크게 다가온다는 작가의 이야기가 마음에 와 닿았다.
괴로움은 현실이고 그걸 과거로 만들어 도망치는 미래로 만들지 않고,
지금 이순간을 위해 산다는 마지막 결말은 잊혀지지가 않을 것 같다.
"1월 25일 우리는 세월이 흘러갈수록 더 강해지는 것이 아니다. 고통과 슬픔이 누적되어 더 많은 고통과 슬픔을 견디는 능력이 약화된다. 그러나 고통과 슬픔은 피할 수 없기에, 말년에는 아무리 사소한 실수라도 젊은 시절의 큰 비극에 맞먹는 힘으로 울릴 수도 있다. <낙타 등을 부러뜨리는 것은 마지막으로 올린 지푸라기 한 가닥이다.>
- p 285
폴 오스터의 다른 작품을 읽으러 간다.